[도서 증정] <사물의 표면 아래>를 함께 읽어요.

D-29
<원주민을 대신할 새로운 단어> ‘원시’와 ‘야만’이라는 단어에 비하면 ‘원주민’이라는 단어는 조금 낫지만 저도 이 단어를 쓸때면…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 있었어요. 다른 글에서는 ‘원주민’ 대신 ‘선주민’이라고 쓰는 것도 보았구요. 왜 불편한 느낌이 들었는지 이 단어에 무엇이 문제인지 이번 글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낡은 식민주의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원주민’이라는 단어를 ‘산업민’이라는 억지스러운 단어와 비교하여 보여주는 것도 무척 인상 깊었어요. ‘원주민’이라는 단어 대신 여러 민족 또는 종족을 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 무척 동의합니다! “언어가 군단을 갖춘 방언에 지나지 않는다면 분명 국가는 외교 논쟁과 권력 행사로 고정된 지명에 지나지 않는다”(p203) 이 글을 읽으면서 제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라는 단어에 대한 얄팍한 이해를 조금 더 두텁게 할 수 있었어요.
이토록 눈부신 문화적 다양성 앞에서, 너무 포괄적이라 무용할 정도인 원주민이라는 단어는 모든 의미와 목적을 잃는다. 의도는 좋았던 이 편리한 수사는 정체성을 지우려 한 역사 속에서 여러 시도를 연장하고 강화할 뿐이다. 영어의 탈식민화를 열망하는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이 단어는 사라져야 한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204 <원주민을 대신할 새로운 단어>,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저희가 아는 인도는 어쩌면 영국이 만들어낸 인도의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네요 종교도 인종도 언어도 다른 지역주민들을 억지로 하나의 나라로 묶었다가 임의로 쪼개는 영국에겐 절말 제것 아닌 다른 렌즈로 세상을 보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대공황이 초래한 비참한 현실에서, 어마어마한 비용을 잡아먹는 산악 원정은 그럭저럭 경제적 형편이 괜찮았던 이들이 보기에도 정당성이 의심스러웠다. 원정은 갈수록 오락으로 비쳤고, 결과도 번번이 실패였다. 에베레스트 등정은 한때 제국의 위신 회복을 상징했으나 여섯 번의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는 기록은 나라의 무능만 일깨웠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160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북극점 도달은 발견을 위한 여정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영달과 명성을 얻는 것이 목표인 원정이었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165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라스무센은 최장기 기록을 염두에 두고 이런 여정에 착수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관심은 무언가를 최초로 해내누 데 있지 않았고, 그의 야심은 자기 자신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그가 얻고자 한 성배는 물건도 장소도 아닌 마음의 상태, 이누이트가 사는 삶의 경이를 세상에 드러내 보일 깊은 이해였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168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저자는 "지구 탐험은 권력과 정복에서 좀처럼 분리되지 않았다."(163쪽)라고 하는데, 권력과 정복에서 분리된 탐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라스무센을 통해 알게 되는 대목인 듯 합니다. 이 장의 제목인 <탐험의 기술>은 결국 '이해'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언어 방면으로 마법 같은 재능을 타고났으며 민속지학적 눈을 갈고닦은 라스무센은 북극의 진정한 영광이 이누이트의 천재성과 비전에 깃들어 있음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일생의 과업은 이누이트의 방식으로 세계를 알고, 그 삶의 양상을 이해하고, 그 주술과 샤먼적 힘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지식을 목표로 삼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했던 라스무센은 북극뿐 아니라 인간이 거주하는 세계의 머나먼 지역 전역에 걸쳐 탐험의 전망과 가능성을 완전히 재정의했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169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라스무센은 탐험가이자 인류학자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헤로도토스는 관찰하되 판단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토록 돋보였고 또 그만큼 비난받았다. (중략) 역사에는 다행스럽게도, 헤로도토스는 그렇게 하는 대신 자신이 새로이 알게 된 것을 기록했다. 그것은 개인적 체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현상, 자기 자신의 그림자 너머에서 본 것, 대지의 아름다움, 신기한 늪 생물, 민족의 시였다. 그는 현자로서, 경이를 향해 눈을 크게 뜨고 여행했다. 탐험은 이국정조를 넘어 앎과 믿음의 새로운 영역으로 그를 데려갔다. 그곳은 알고자 하는 이들의 영적 보금자리, 문화로 실현된 인간 상상력의 한없는 지평이었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175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일류 최초의 탐험가이자 인류학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흔히들 인도는 국민국가가 아니라 차라리 마음의 상태라고 한다. 경계가 있는 하나의 영토라기보다는 관념의 제국으로 수천 년 세월을 견뎌온 문명이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177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인류학이 그동안 ‘인류의 단일성과 문화상대주의’를 드러내는 성과를 이루었다면 더 나은 모습을 위해 ‘교조적인 불만학과 교차성 세미나, 대명사 사용을 비롯해 다양하게 표현되는 각성 문화의 정설만 탐닉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자는 인류학적 관점과 해석을 교과서가 아닌 우리의 현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공감이 됩니다.
인종은 실제로 허구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69,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폭력성을 계속 지켜보다보면, 그들이 돈으로 온 세상에 펼쳐 놓은 박해 받은 이야기와 세상 곳곳에 세워둔 홀로코스트 기념물들이 그들이 원하는대로만 보이진 않습니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작가 푸아드 아자미 Fouad Ajami가 인용한 한 아랍 학자의 말처럼 "남의 나라에 정착하고 그곳 주민을 추방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주민이 절대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행위가 용납되며 또 실제로 벌어졌음을 모두가 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이 무례이자 용납 불가한 일이라도 되는 양 불만을 제기하거나 하다못해 역사적 사실을 세계에 다시 알리기만 하는 행위에 극단주의 딱지를 붙여도 된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91,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문명국가의 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은 운 좋은 소수가 축적한 돈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강도와 반향 그리고 모든 사람을 공동의 목표로 이어주는 호혜성의 유대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107,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조금 다른 얘기인데요, 1953년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의 에베레스트 첫 등정 (사실 텐징 노르가이가 먼저 올라가서 기다려 양보했다고 하죠) 이후 지금까지 쌓인 쓰레기의 양이 가늠이 안된다고 하네요. 올해만 11톤이 넘는 쓰레기를 수거했다는데, 아직도 4~50톤 정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합니다.
그토록 무의미한 일을 위해 그토록 많은 수고를 감당하는 그들에게 크나큰 연민을 느낀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165,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인도라는 이름이 진정 의미하는 게 뭘까요?" … "그런 나라는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도에 관해 알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이고 본질적인 사실입니다. 인도라는 이름은 우리가 거대한 지역에 붙인 이름입니다. … 인도에서 통용되는 어떤 용어도 여기에 상응하지 않아요.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180,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아트 힐링 에디션)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함께 읽기]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같이 읽어요 [책증정/생각정원 출판사] 고정욱 작가 신간 <점퍼> 함께 읽어요!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장르살롱>의 귀환! 이번엔 호러의 차례!
[책나눔] [박소해의 장르살롱] 17. 우아하고 독특한 사마란 월드 [박소해의 장르살롱] 1. 호러만찬회 [박소해의 장르살롱] 7. 가을비 이야기
💊 여러분의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수험생이 시집이 읽고 싶대요. 스무살 청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을 추천해주세요.
🎉 완독 파티는 계속 되어야 한다.
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2편
한국을 사로잡은 아일랜드 작가
<함께 읽기> 클레어 키건 - 푸른 들판을 걷다<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이 키건 신작 함께 읽기원서로 클레어 키건 함께 읽어요-Foster<맡겨진 소녀>
도서관 모임을 응원합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강릉교육문화관] 단기독서챌린지 <생존독서>경남교육청의 책과 도서관을 사랑하는 쌤들의 독서모임도봉 청소년 온라인 북클럽(가칭) 1기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읽고 토론해요.
Daydreamer 님의 블로그, 진화하는 책꽂이
결국은 감수성우리는 왜 다정해야하는가기자다움이란
🆎 영문 원서 읽기, 함께 하면 어렵지 않아요.
원서로 클레어 키건 함께 읽어요-Foster<맡겨진 소녀>뉴욕타임즈 2023년 올해의 책 <The Fraud by Zadie Smith> 책수다<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영국 고전문학도 EPL 축구팀도 낯설지 않아~
라이브 채팅을 놓치셨나요? 해원 작가의 글담, 지금 읽어도 꿀잼이에요.
[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느릿느릿 읽어요.
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 3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 2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
올 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철학자
[함께 읽기]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욕망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기 위해[열림원/도서 증정] 『쇼펜하우어의 고독한 행복』을 함께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나눠요!
투표의 시간! 여러분이 생각하는 [올해의 한 책]은?
[원북성북] 올해의 성북구 한 책에 투표해주세요! : 비문학 부문[원북성북] 올해의 성북구 한 책에 투표해주세요! : 문학 부문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