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사물의 표면 아래>를 함께 읽어요.

D-29
벽돌책 모임에서 YG님 유혹에 넘어가서 오늘 책을 샀어요, 열심히 따라가 볼게요.
어흑, @그러믄요 님과 @YG 님 모두 감사합니다. 책아, 너 기대에 못 미치면 안 된다...
강렬한 한문장입니다. <인종이 미국사다.> p.23
1950년까지도 남부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80퍼센트는 투표할 방법이 없었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 이것이 미국이다(47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이 그야말로 지극히 표면의 일부의 일부였음을 실감합니다.
분리는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계속될 것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 이것이 미국이다(47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강렬한 인트로네요 이것이 미국이다 원주민을 밀어내고 시작한 역사이니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고 해야할까요 우리가 일제 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민주화를 거치는 동안 미국은 아주 민주적이고 평등한 부자 나라의 이미지였는데 오히려 한국의 양반제도보다 더 오래 인종주의를 고수했던 것 같네요 정말 미국의 맨얼굴을 본거 같아 씁쓸합니다 심지어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 또는 미래형으로 이어질까봐 두려운 요즘입니다
저도 무척 강렬하다고 느꼈어요.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쓰신 글이겠지만..솔직하게 쓴다는 게 쉽진 않았을텐데 유려한 문장으로 써내려간 문장마다 쓰레기더미 위에 깔았던 꽃장판을 들춰내는군요.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고 조물주로부터 생명과 자유, 행복 추구와 같은 양도 할 수 없는 일정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이 권리를 보장하고자 정부가 세워졌다는 진리를 자명한 것으로 본다."(20쪽, 독립선언서의 두번째 문장) 평등, 생명, 자유, 행복, 권리, 진리 언어에 때가 묻으면 본래 가지고 있던 빛깔이 사라지고 흔적만이 남는다. 아니 그들이 규정한 '인간'은 처음부터 달랐을 것이다. 백인, 남성, 자산을 가진 사람만이 1등 시민이고, 자유로운 개인이었다. 인간에 근접했으나 오로지 백인 남성에 의해서만 온전한 인간이 되는 백인여성이 있었을 것이고. 나머지는 인간의 범주에 들지 않았으니. 아름다운 문장, 방대한 지식을 엮어 써내려간 이 책이 나는 흥미롭지만 사실 두렵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죽음과 좌절과 능욕이 등장할 것인지 두렵지만 한글자도 놓치지 않고 천천히 읽어야겠다.
” 개인적 분개를 우선시하고 나라와 세계의 운명에 대한 어떤 우려보다 자신의 원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는 여기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가끔은 내 감정이 제일중요하구요. 하지만 적어도 보통 사람은 어쩌다 한번은 나라나 세계의 운명도 생각하겠지요? 혹은 다른사람 입장이라는것도 때로는 생각해보겠죠?
각각이 저마다의 역사에서 나온 산물이고 아름다움으누보는이의 눈에ㅡ달렸고 인간으로 존재하고 살아있다는게 무엇을의미하는가는 각자가ㅜ모두 다른답을가지고 있다고 하였으면 여기에 아주 동의 하는바 이므로 한가지 족을 달자면 개인적으로 나는 “ 우리가 명민한정신과 다듬지않은 천재성을 똑같이 공유 한다” 라는식의 사탕발림을 싫어한다. 무엇이 명민한정신이고 다듬지ㅜ않는 천재성인가라는 질문을 차치하고 이런 고리타분한 표현은 그다음 줄- 순전히 선택과 지향, 순응적 통찰과 문화적 강조의 문제이다- 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보애스 라는 사람에 대해 처음읽었는데 찾아서 더 읽고 싶다.
프랜츠 보애스의 생각을 직접 살펴보시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원시인의 사고와 감정유럽과 미국의 19세기 진화 이론 및 인류학 연구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백인 중심적으로 전개되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인종 개념 및 인종의 구분 자체가 과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우생학의 논리가 과학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미국인들이 부정하고싶은 역사와 그로 인해서 현재까지 계속되는 여러 형태의 차별과 불평등 부정의를 filter 없이 용감하게 요약한 챕터, 읽고나니 선거를 앞둔 현재가 더 암울해집니다.
오늘과 내일은 <인류학이 중요한 이유>와 <약속의 땅>을 읽겠습니다. 분량이 많지 않으니 아직 앞부분을 읽지 못하신 분들도 천천히 따라오시면 될 것 같네요.
내일(7월 11일) 읽을 「약속의 땅」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본질을 꿰뚫는 에세이입니다. 아주 스산한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 저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역사의 비극적 아이러니로, 잃어버린 땅을 열망하고 갈구하는 팔레스타인 아랍인은 과거 시온주의자와 같은 신세다. 나라가 없고 권리를 빼앗겼으나 투지를 다지며 인내하는 사람들, 역사에 희생되었어도 고난과 믿음으로 단결해 정의가 구현되기까지 기꺼이 1,900년을 기다릴 민족이 된 것이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92쪽,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인류학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학문으로 사물의 표면 아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존재 양식과 다른 사고방식, 다른 삶의 비전이 실재한다는 바로 그 사실 앞에서, 우리가 이 지구에 거주하는 근본 양식을 반드시 바꿔야 함을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는 우리 문화 내부의 말은 거짓이 된다. 인류학은 순혈주의의 해독제이자 혐오의 적이요, 선동가의 수사를 침묵시켜 프라우드 보이스와 도널드 트럼프 같은 부류에 대항할 세계의 예방 주사가 되는 이해와 관용과 공감의 백신이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p72 <인류학이 중요한 이유> 중,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사물의 표면 아래>를 읽으면서 새로운 표현 하나를 배웠어요. 앞으로 계속 쓸 말입니다. 바로 책 제목에도 등장한 표현인데요“사물의 표면 아래”라는 말이요. 그간 책을 읽어오면서 몇 가지 표현들을 배웠고 이제 이 표현들은 혀끝을 지나 제 깊숙한 곳에까지 왔어요. 가령 ‘언어의 한계가 사고의 한계’라든가 ‘자아는 허상’이라든가 ‘인간은 모순과 역설로 가득한 존재’, ‘우리는 타자가 욕망한 것을 꿈꾼다’ 등과 같은 말들이요. 인류학 책을 읽는 이유는 사물의 표면 아래에 있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_+
사물의 표면 아래를 들여다보려 노력하는 것, 쉽지 않지만 늘 견지해야 할 태도 같아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을 생각하며,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던 부분을 잘 정리해주셔서 좋았으나 저 역시 마지막 문장이 가슴 아프게 읽힙니다. 무고한 희생자가 너무 많고, 과연 정의가 구현될수 있을지...절망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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