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1. 한낮의 우울

D-29
솔직히 당황하는 것 이상으로 화가 날 거 같아요. 일단 상대가 우울증에 걸렸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할 거 같습니다.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도와주려는' 마음이 앞서고, 전문적 훈련이나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로 하면 역효과가 나기도 하죠. 또 전문가가 해도 몇시간 만으론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기도 하구요. 네 편이다. 도와주겠다라는 지지의 마음만 전해져도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위로가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을지 늘 염려가 됩니다. “힘 내” 같은 말을 오히려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고요. 그래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이 나이 되도록 잘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그냥 아무 말 없이 표정으로 마음을 전해보려 하는데 오히려 상대는 뚜렷한 위로를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저는 제가 힘들 때 옆에 사람이 없으면 좋겠더라고요. 개가 있으면 아주 좋고.
뭔가 힘든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싫은 거 같습니다. 개한테는 보여줄 수 있고... 그 순간에도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그런 면에서 자존심이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말에도 (다시 한번) 동감이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또 감정을 가까운 이들에게 털어놓으며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으니...
473쪽, [히포크라테스 이후에 필로티무스라는 이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머리에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을 호소하는 거을 보고 납으로 만든 헬멧을 씌워 그들에게 머리가 있음을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
672쪽, [18세기 중반의 사람들은 선택 범위 내 모든 배우자감을 검토한 결과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말을 할 수 있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자신이 만나 본 배우자감 중 최고를 선택했다는 확신을 갖기 힘들어졌다.] 주륵
거기서 '주륵'이라고 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 안전... 읍읍...
673쪽,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선택의 폭이 지나치게 넓은 사회는 집단적인 불안감을 낳게 되며, 내가 보기에는 바로 그런 이유로 산업화 사회에 우울증이 많아진 것이다.]
486쪽, [중세가 우울증을 도덕적으로 설명했다면 르네상스기는 우울증을 미화했다. 고대의 의사들보다는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르네상스 사상가들은 우울증을 심오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가정했다.]
우울증 뿐 아니라 다른 마음의 병도, 얘길 털어놓으면 자신이나 가까운 일가친척, 지인이 그 병있단 얘길 하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아... 그렇군요. 많이들 그렇게 숨기고 살고 있군요. ㅠ.ㅠ
529쪽, 정신분석학과 정신생물학에 대한 언급. 끄덕끄덕... [이들은 상당한 통찰력과 모순을 함께 안고 있고 거의 유사종교적인 자기 신비화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인류학이나 심장병학, 혹은 고생물학 분야였다면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547쪽, [우울증을 다루는 최신 과학은, 우울증은 뇌의 질환으로 경구용 치료제를 써야 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주장을 메아리처럼 따라하고 있다. 21세기의 과학자들은 기원전 5세기보다는 훨씬 발전된 치료법들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근본 인식은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사회적 이론들 역시 심리치료 방식들이 많이 발전되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적 사고를 따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괴로운 것은 진실이 이 두 가지 접근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기라도 한 양 양측이 아직도 계속 논쟁 중이라는 점이다.]
549쪽, [우울증은 계층을 초월하지만 우울증 치료는 그렇지 못하다. 무슨 뜻인가 하면, 대부분의 가난한 우울증 환자는 계속해서 가난한 우울증 환자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우울증과 가난은 오래 방치될수록 그만큼 더 심각해진다. 가난은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우울증은 장애와 고립으로 가난을 심화시킨다. 가난은 사람을 운명에 수동적이게 만든다.]
570~571쪽, [미국의 빈곤층 가운데 굶주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으며 빈곤층 가운데 다수가 안고 있는 문제는 우울증의 전조라 할 수 있는 학습된 무력감이다. 동물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습된 무력감은 맞서 싸울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자극을 가할 때 일어난다. 이런 처지에 놓인 동물은 인간의 우울증과 흡사한 유순한 상태가 된다.]
575쪽, 저는 ‘기능적 문맹’이라는 용어를 여기서 처음 봤네요. 검색해 보니까 많이 쓰는 용어로군요.
584쪽, 아......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524쪽에서 [미셸 푸코는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신 질환의 역사에 관한 저서에서, 정신 질환은 짓밟힌 하류층에 대한 부유한 지배계급의 식민주의적이고 권리 침해적인 지배 구조라고 설명했다]와 525쪽, [푸코의 저서는 재미있게 읽을 만하지만 설득력은 약하다] 관련, 아마 『광기의 역사』 말하는 거겠지요? 혹시 『광기의 역사』 읽어보신 분 계신가요? 읽을 만한가요?
론 파워스도 자기 책에서 푸코를 엄청나게 비판하거든요. 거의 분개하는 수준입니다. 저는 『광기의 역사』에 대해 굉장히 피상적으로 무슨 내용이다 하고 아는 정도인데 하도 명저라고 하니까 읽어보고 싶기도 하고, 틀림없이 짜증을 내면서 읽을 것 같다는 예감도 듭니다. 이 책도 벽돌책(928쪽)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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