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1. 한낮의 우울

D-29
175쪽, 돌아가신 지 10년이나 된 어머니를 매일 생각하는 남자. 아휴 싫다 싫어.
189쪽, 헐. 이게 무슨... 말이 안 나오네요. 진정 이런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단 말인가.
192쪽, 저는 술을 몇 달 끊은 적이 있었는데 신기할 정도로 차분해지고, 그걸 주변 사람들이 다 알아차리더군요. 저더러 너무 우울해 보인다며, 무슨 일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술을 안 마시기로 했다고 대답했더니, 제발 마시라고, 너무 활기가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필리핀 사람이었습니다.
202쪽,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 왔다고 생각하고 스트레스의 원인들을 모두 제거한 여성의 이야기. 짧은데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네요. 나중에 이걸로 초단편 한 편 쓸 수 있겠다는 계산도 합니다.
옆에서 격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조금 웃기더라구요. 그런 미친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뭐 그럴수도 있지 싶었는데 말이죠. 스트레스 근원을 제거, 하지만 저자는 절대 포기 못한다고 하고요. 흠.
저는 이 말에 꽤 동감했더랬어요. 인생은 달콤 쌉쌀한 맛인 모양입니다. 쌉쌀한 재료를 없애면 달콤함도 사라지는. 갑자기 버브의 〈Bitter sweet symphony〉가 듣고 싶네요.
저도 이 부분이 가억에 많이 남아요.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살아가는 것 같은데, 본인은 바라는 것이 없고 만족스럽다고 하니까요. 히키코모리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회피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사실은 많지 않을까요?
이 위화감을 파고들면 굉장히 깊은 질문으로 이어질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인생의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본인은 주관적으로 매우 만족한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로 그렇지 않은 삶의 형태가 있는 것 아닐까. 그런데 그 생각을 더 밀고 나가면, 어떤 사람의 삶은 다른 사람의 삶보다 가치가 덜하다, 남의 인생에 대해 평가하고 ‘네 인생은 참 가치가 없었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건 그것대로 떨떠름하지요.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1세대가 이제 노인이 되어간다고 하더라고요. 평생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게임을 하거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산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본인이 만족했다면 그걸로 좋은 걸까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합의할 수 있는 삶의 객관적 가치라는 게 과연 있는 걸까요.
203쪽, [당신을 미치게 하는 행동들을 피하는 것이 미친 짓일까? 아니면 당신을 미치게 하는 삶을 견딜 수 있도록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미친 짓일까?]
203쪽, [사람들에게 지독하게 불행한 상황들을 강요한 다음 불행한 느낌을 제거하는 약들을 주는 사회]
유나바머의 선언문을 인용하는게 인상적인 페이지네요. 병주고 약주고.
아주 통렬한 통찰 같은데 테러리스트의 말이라는 게 너무나 아이러니합니다.
212쪽, [희망은 훌륭한 예방약이며 신앙은 본질적으로 희망을 제공한다.]
219쪽, [우리는 운명적으로 어떤 이들은 우울증에 취약하게 태어났음을, 그들 중에서도 일부는 치료 반응이 좋은 뇌를, 나머지는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은 뇌를 가졌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회복될 수 있는 사람들은(아무리 무시무시한 삽화들을 겪었을지라도) 자신을 행운아로 여겨야 한다. 우울증의 회복력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며, 이 책이나 다른 어디에 있는 어떤 비결도 가장 불운한 경우에 해당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이 부분 너무 공감되요. 실제로 나아진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아진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은 봤어도요. 저도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우울한 기질이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농도가 짙어졌으면 짙어졌지 옅어지지는 않더군요. 물론 저는 우울이랑 친하게 지내기는 합니다만.
저는 제가 회복된 거 같고, 우울증 걸리기 전보다 단단해진 것 같은데, 장담은 못하겠어요. ^^;;;
227쪽, 갯가재...? 이게 먹는 건가요? 맛있나?
초콜릿이야 그렇다 쳐도 갑자기 갯가재라니! 루이지애나의 별미(?) 중에 민물가재, 옥수수 등이랑 스파이스 잔뜩 넣고 끓여 만든 케이준 보일이란 음식이 있는데 그거 생각나더라구요. 그쪽에선 나름 친숙한 식재료인가 싶기도 하고요.
케이준 보일! 처음 들어보는 음식이에요. 검색해봤더니 되게 맛있게 생겼더라고요. 술안주로 딱일 것 같은 기분. 저는 한국식 해산물 볶음, 찜 요리들이 너무 맵거나 텁텁해서 썩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건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갑각류도 맛이 별로라기보다는 껍질 까기 귀찮아서 잘 안 먹는데, 이건 껍질도 다 까져 있고. 그런데 갯가재가 서양에서는 꽤 인기인가 보지요? 저는 사실 이름만 막연히 알았고, 이걸 먹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찾아보니까 한국, 일본에서도 좀 먹나 본데... 40여 년간 난 도대체 뭘 먹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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