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1. 한낮의 우울

D-29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 참 많은 책이네요. 어렵지도 않고... 주석을 빼면 800여 쪽인데, 수월하게 완독할 것 같습니다. 우울증을 걸린 적이 없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까요? 저는 지금까지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33쪽, [우리는 행복에 대해서는 항상 그 덧없음을 느끼는 반면 우울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37쪽, [우리는 전에는 치료 가능한 것, 쉽게 조절될 수 있는 것을 성격이나 기분으로 취급했지만 이제는 병으로 취급한다. 난폭성도 치료약이 나오는 즉시 병이 될 것이다.]
38쪽, 우울증 환자들이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표현을 쓴다는 대목. 제 경우에는 젖은 솜 같은 게 몸에 얹힌 기분, 코와 입 바로 앞에 투명한 벽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47~55쪽, 팔리 누온의 사례 정말 몸서리가 쳐지네요. 인간의 잔악함에 분노해야 할까, 아니면 그 모든 걸 이겨내려는 힘에 경탄해야 할까.
저자의 첫 번째 우울증 삽화 고백을 읽으며... 저는 저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한창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촬영일이 되면 그냥 씻고 나가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녹화하고 오곤 했습니다. 아내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제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줄 몰랐고요.
저도 저자처럼 그때 밖에 나갈 일이 없으면 영 몸을 움직이기 귀찮아서(라기보다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잘 안 씻었습니다. 물론 무기력증이 원인이었지만 당시 저희 집에 뜨거운 물이 잘 안 나온 탓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앤드루 솔로몬이 먹었던 약은 발륨과 자낙스였군요. 제가 먹었던 약은 렉사프로와 아빌리파이였습니다.
저한테는 그 약들이 잘 받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약간 플라시보 효과만 있었던 거 같아요. 어쨌든 용기를 내서 병원에 갔고 약을 처방 받았다는 사실 자체로 조금 나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그 사실을 우울증으로 고생한 다른 작가와 이야기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 분은 약을 먹고 나니 너무 행복해져서 문제일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100쪽, [스트레스가 우울증 발병률을 높이는 건 분명하다. 스트레스 중에서 으뜸은 굴욕감이고 두 번째는 상실감이다.] 그렇군요...
"최선의 방어책은 외적인 굴욕을 최소화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이라고 하네요. "결혼"에만 한정할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든든한 버팀목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신 상실감이 크겠네요 ㅠㅠ
사랑이 제일 좋은 치료제이겠지만 그 약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대의에 기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링컨이나 처칠은 그렇게 버텼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야심이나 강렬한 승부욕 같은 것도 버팀목이 될까요?
110쪽, [자존심은 내가 아는 그 어떤 것보다 우울증과의 싸움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이 깊어져 사랑조차 무의미한 것으로 느껴질 때에도 허영심과 의무감이 우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자존심 여태까지 세상 쓸모없는 기질이라 여겼는데, 갑자기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저도 그랬습니다.
113쪽, 갑자기 우울증 약 끊은 대목. 저도 의사 몰래 우울증 약을 갑자기 끊고 금단증상에 시달렸더랬습니다. 약을 끊은 이유는 저자와 비슷한 이유였고요. 제 경우에는 끊고 나서 얼마 뒤에 공황장애가 몇 번 왔습니다. 코와 입 바로 앞에 투명한 벽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114쪽, 허걱. 이건 진짜 쇼킹한데요.
115쪽, 전에 당했던 부당한 일들이 사소한 것까지 자꾸 되살아나서 잠이 안 왔다는 이야기. 저도 그랬습니다.
119쪽, 빌 스타인의 우울증에 계절성 성향이 있다는 대목. 저도 두 번 겪은 게 다 봄이어서, 겨울에 햇빛을 덜 쬐었기 때문 아닌가 하고 의사에게 물어본 기억도 납니다. 매년 2월 즈음에 동남아로 햇볕 쬐는 여행을 떠나자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울증에 걸리기 전인 2017~2019년 봄도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전조 아니었을까 싶네요.
126쪽, 저자가 터키 여행으로 우울증이 나은 것. 역시 햇빛을 잘 받은 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햇볕예찬.
128쪽, 저는 약을 먹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먹을 생각이 없습니다. 저한테는 렉사프로의 부작용이 좀 있더군요. 하나는 몸의 분비물이 잘 안 나오는 것. 그래서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눈물이 잘 안 나오게 되었어요. 또 하나는 체중 증가. 의사 선생님이 렉사프로의 부작용 중 하나가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살이 무섭게 쪘는데, 병원에서는 살찌는 게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보다 낫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체중이 늘어서 그것 때문에 우울해질 지경이었습니다.
2장에서 작가의 첫번째 우울증 삽화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이 만약 한국인 저자가 쓴 책이었다면 이 과히 솔직한 고백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궁금하더군요. 2장의 자전적 내용 부분은 조금 읽기 힘들었습니다만 3장부터는 흥미롭고 잘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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