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D-29
작가는 다중인격자인가?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그는 현실과 가상 공간에서 너무 다른 인간인가.
경찰이나 소방서, 학교 같이 이론적으로만 좋은 것을 그대로 믿어 나도 그들이 이론에서 말하는 대로 대우해주겠지, 하면 큰 오산이다. 지하철이나 구청 같은 관공서 마찬가지다. 그들은 내 개인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 나는 불특정다수의 한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늘 명심하라.
회색 언론은 이래서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욕을 잘 안 먹는다. 지지자나 반대자에게 모두 다. 그러나 뚜렷한 진영 언론은 다른 쪽에 서면 배신자라고 욕을 먹는다. 그래 늘 약자를 위해 말을 아낄 수 없는 거다. 그러나 회색 언론은 자기에게 유리하게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다. 그냥 힘 있고 흐름이 큰 곳에 붙으면 그만이다. 그래 지금 하는 말에 믿음이 안 간다.
이래서 회색 언론을 무시하는 거다 회색 언론은 이래서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욕을 잘 안 먹는다. 지지자나 반대자에게 모두 다. 그러나 뚜렷한 진영 언론은 자기 노선을 버리고 다른 쪽에 서면 배신자라고 욕을 먹는다. 그래 늘 약자를 위해 말을 아낄 수 없는 거다. 그러나 회색 언론은 자기에게 유리하게 요리조리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 그냥 힘 있고 흐름이 큰 곳에 붙으면 그만이다. 그래 지금 그들이 하는 말에 믿음이 안 가는 것이다. 언제 또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리는 그들에게 오직 유리한 쪽이니까.
일본은 팝 가수의 공연장에서도 떼창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들은 그 역을 중요시 여겨 그런다는 말이 있다. 관중으로서 잘 경청하고 가수는 열심히 부르는 각자 자기 역의 충실함이다. 물론 일본 국민의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도 있고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풍습도 있고.
나는 혼자 하는 걸 좋아해 이 순간들이,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학교 들어가기 전 나는 썰매를 많이도 만들었다. 송판에 철사를 박고, 송곳도 거기에 맞게 오리나무를 구해 못대가리를 없애고 거꾸로 끼웠다. 초가집 굴뚝 처마 밑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거기서 느긋하게 작업을 했다. 대장장이처럼 철사와 못을, 나무에 잘 들어가게 불에 달궜다. 동네 형들이 내게 썰매를 얻으려고 줄을 섰다. 나중엔 돈을 받고 팔았다. 돈은 선불로, 예약까지 받았다. “태식아, 내 썰매 멀었냐?” “기다려 봐요.” 썰매에 쓰는 동네 철사란 철사는 나한테 요절이 났다. 한번은 곡식을 까부는 이웃집의 손풍구에 붙은 철사를 자르다가 주인에게 들켜 주인이 얼마나 꼭지가 돌았는지(이게 한두 번이 아니라서 동네에서 철사가 없어지기만 하면 우리 집으로 찾아 왔다.) 낫을 들고 죽이겠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나를 쫓아온 적도 있었다. 그 사람이 미친 줄 알았다. 나는 도둑질만 했지 도둑당하는 심정과 손풍구가 망가져 농사지을 일이 막막한 농부의 심정까지 헤아리지 못했다. 변명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도망치면서도 이럴 수밖에 없는 내가 싫으면서도 서글펐다. 나는 그때, 좋은 썰매를 만들겠다는 일념만 있었다. 나는 썰매를 목숨 바쳐 만든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국어가 제일 좋았다. 한번은, 서울대 법대 간 애가 전 과목에서 국어만 나 때문에, 일등을 놓친 게 분한지 내게 다가와 국어 잘하는 비결을 빵을 사주며 물었다. “비결은 없고, 그냥 좋아서 하는 거야.”라고 나는 약간 거드름을 피우며 말한 것 같다. 그 애 앞에선 왠지 뻐기고 싶었다. 나는 국어와 깊은 사랑에 빠졌다. 물론 지금도 좋아한다. 그래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역시 위대한 왕으로 받들어 모신다. 실은, 말 못 할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이게 가능했던 것이다. 학교에선 골고루 공부해야 하는데, 국어만 하는 게 딴엔 창피해 다른 과목을 국어책 옆에 펴놓고 그걸 하는 척하면서 오로지 국어만 팠다. <선데이 서울>이나 만화책을 밑에 깔고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는 척하는 게 정상인데, 나는 국어책을 밑에 까는 이상 행동을 보인 것이다. 90년대, 회사에 들어와선 컴퓨터에 침잠했다. 주변 지인이나 회사의 거의 모든 컴퓨터를 고쳤다. 컴퓨터 경진 대회에서 1등을 했다. 그 당시엔 컴퓨터만 보였다. 어쩌다 옛 동료를 만나면 지금도 컴퓨터를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컴퓨터 자격증을 15개나 땄고, 뭐든 오래 하면 나름대로 철학이 생기듯 컴퓨터도 사람 같아서 자기를 아껴주면 주인에게 충성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를 만나는 컴퓨터는 내 말을 아주 잘 들었다. 묵묵히 시키는 대로 다 했다. 나중엔 컴퓨터가 나를 먼저 알아보고, “주인님, 오셨습니까?” “오냐, 너는 여기가 아프구나. 고쳐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용한 의원이 환자 겉모습만 보고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듯이 나도 그런 경지에 기분만은 올라섰다. 지금은 책을 들이판다. 책이 나이고, 내가 곧 책이다. 이제 내게 책은 거의 신에 가깝다. 그래 내가 지금 읽는 책에 매일 감사의 절을 올린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책님!” 앞으로 죽을 때까지 책은 내 나머지 삶의 동반자라 생각하며 같이 갈 생각이다. 컴퓨터에 빠져 하나하나 자격증을 따는 것에 흐뭇했는데, 이젠 매년 한 권의 책을 내는 것에 격한 흐뭇함을 느낀다. 나는 새로운 차원의 영감이 떠오를까 싶어 술을 띄엄띄엄 코가 삐뚤어지게 퍼마시고, 땅바닥을 기어보는, 남과 자신조차 혐오스러운 인간이 되어 생의 밑바닥을 허우적거려 보는 것이다. 나와 견해가 다른 사람과도 대화에서 사이가 틀어질까 굳이 피하지 않는다. 사실 이들이 내게, 쓸 거리를 많이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덕담만 주고받는 대화는 기분만 좋지, 사실 글 소재로 건질 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금은 모든 게 글로 수렴되어 있다. 이런 걸 종합하면, 내 기질이 혼자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같이 하는 것보다 남 간섭없이 혼자 하는 것에 깊이 빠지고 그걸 하며 아니, 즐기며 깊은 행복감에 사로잡히는 것 같다. 지금, 현실에서 오는 혼란과 울분도 책으로 들어가면 사르르 녹는 것만 같다.
이래서 작가는 책을 읽는다 자기가 이미 출간해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은 잘 안 읽으려고 한다. 내가 왜 이렇게 썼지, 하고 후회하는 것도 있고, 그것보다도 뭔가 창피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잠재울 방법은 남의 책을 읽는 거라, 생각하고 남이 쓴 책에 빠진다. 그러면 그 창피함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책을 내서 아는 척하고 있는 게 남들에게 창피한 것이다. 그래 그 부끄러움을 달래려고 남의 책에 깊이 빠지는 것이다. 그 부끄러움 때문에라도 작가는 남의 책을 안 읽을 수 없게 된다.
나는 외롭다. 이 다섯 글자를 갖고 글 5장을 쓸 수 있다. 인간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아다.
일본은 어린이 학대했다고 언론에 그대로 얼굴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와는 엄청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점쟁이들은 그냥 현실을 잘 사라갈 것을 가르친다. 가장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것을 권한다. 순전한 예술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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