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단편> 나는 인성에 비해 잘 풀린 걸까?

D-29
오~ 또 새로운 연재를 하시는군요.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주신 작가들에 대해 잘 모르지만 더 읽어야겠다는 의욕이 막 드네요. 저는 초단편의 묘미를 느낀게 이번에 그믐에서 읽었던 카프카 단편집에서 였어요. 기승전결 없이 단 한 순간 또는 기분의 전환을 표현하는데 기가 막힌 부분이 몇 개 있더군요. 갈수록 대중의 집중력이 짧아지니 글도 그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변한 모습이 어떤 식으로라도 반영이 되겠지요. 그러다보면 독자들이 생기는 새로운 장르도 나올 것이고요. 화이팅입니다~
저는 요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집을 읽고 있는데 여기에도 상당수 작품이 초단편이거든요. 그런데 초단편에 관한 한 카프카보다 아쿠타가와가 저는 더 좋네요. 솔직히 카프카 단편집의 몇몇 초단편들은 그냥 뒤숭숭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아쿠타가와는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고 저릿한 정취도 있어서 더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한편 한편 아끼며 읽고 있네요. 위에서 초단편 작법과 단편 작법이 다른 것 같다고 썼는데, 단편의 경우 어떤 작가들을 보면 ‘와, 이 사람은 단편 작법을 완전히 마스터한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초단편은 그런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깊이 연구되지 않은 장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혹시, 정말 혹시 어쩌면, 발전 가능성이 한정적인 장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제 초단편 새 연재는 빠르면 2주 후에 시작할 거 같습니다. 7월 21일까지 첫 편을 써야 하네요. ㅎㅎㅎ
한 달에 한 번씩, 12매 초단편. 재밌어보여도 쉬운 작업이 아닐 것으로 보여요...으쌰 으쌰 화이팅입니다!!
원고료만 생각하면 안 하는 게 나은데, STS SF 기획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승낙했어요. 청탁해주신 선배에게 인간적으로 고맙고, 그 분과 오래 친하게 지내고 싶기도 하고... ^^;;;
악.....캔디 크러시 그래도 데이트 이야기라길래 crush가 한눈에 뿅 간 그 의미일 줄 알았는데, 글자그대로일 줄은요... 초단편 소설의 묘미를 잘 보여주네요. 얼마 전 그믐 덕분에 읽은 카프카의 초단편에 버금갑니다. '쇼츠'가 대세인 요즘, 소설의 쇼츠화인가요? 초단편 소설, 흥미롭네요. 이렇게 점점 짧아지다보면, 결국 3장 45자 시조나, 일본의 하이쿠가 다시 유행이 될까요? 어디까지 짧아질지 궁금해집니다.
몇 년 전에 잠시 유행할 뻔하다가 그리 성공하지는 못한 기획 같아요. 여러 출판사와 플랫폼들에서 과거에 엽편, 꽁트라고 하던 장르에 ‘초단편’ 혹은 ‘미니픽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많이 펴냈어요. 숏폼 유행이 큰 원인이었고, 김동식 작가의 작품들이 호응을 얻었던 것도 그런 기획 배경에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요즘은 잘 시도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보다는 단행본 두께가 얇아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한국문학에 한해서는, 그렇습니다.
근데 이 작품 봉지 찢어지는 데서 끝나는 게 맞는 거죠?
네, 맞습니다! (맞겠죠...? 갑자기 불안해지네요... ^^)
봉지가 찢어지고, 사탕(막대 사탕이랬으니 추파춥스인 듯...)이 흘러서 길바닥에 쏟아지고, 버스가 깨부시고 지나가지요. 글자 그대로 캔디 크러쉬...
이번에는 다른 사람에게 휘둘려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 껄끄러운 상황이 생기면, 이를테면 CCTV로 자신을 감시하거나 손님이 성희롱성 농담을 하고 수상한 심부름을 시킨다면, 할 수 있는 만큼 항의하고 계속 일할 수 있게 환경을 바꿀 것이다. 누군가 작정하고 내보내려는 게 아니라면 설희는 최대한 버틸 생각이었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속 <등대> 중에서
읽으면서도 이 글이 눈에 띄었는데 작가님 답글을 보니 또 생각이 나네요^^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반복되고 지친 삶 속에서도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 방관자가 되지 않는 것, 그 자체만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에서 작은 저항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지친 삶 속에서도학습된 무력감에 빠져 방관자가 되지 않는것. 굉장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말씀이시네요. 종종고민하는 건데도 @거북별85 님이 쓰신 걸 보니 또 생각에 빠지네요.
초단순 노동은 그저 시간과 돈을 상호 교환하는 작업이며, 고통은 행동하는 육신이 아니라 지루함을 견디는 정신의 몫이었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월급사실주의 2024 천현우의 <빌런>, 남궁인 외 지음
“아이고 참, 지금 나가시면 다음부터 출근하기 힘드실 텐데……” 꼬박꼬박 출근하는 일용직에겐 대체로 급한 사정이 있기 마련. 당장 내일부터 출근 못 할 수 있다는 공포심만 심어줘도 대부분 저항을 포기한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월급사실주의 2024 천현우의 <빌런>, 남궁인 외 지음
퇴근할 무렵엔 이미 안색이 싸구려 BB크림 떡칠한 듯 온통 흙빛이었다. 혹사당한 종아리는 파르르 떨려댔고 온통 쑤시는 전신은 다음날의 몸살을 예고하고 있었다. 너덜너덜해진 몸뚱이보다 더 큰 고통은 설움이었다. 죽도록 일해도 일당 십만원도 못 버는 신세가, 이딴 회사조차 때려치울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해 죽을 지경이었다. 천현우의 <빌런> 중에서
디시인사이드에서 ‘아르바이트’를 검색해 들어가보니 웬걸. 이름과 달리 그야말로 구빵 전용 갤러리였다. 비트코인 갤러리가 한탕에 미친 인간들을 모아놨다면 여긴 사회성을 로켓배송해버린 인간들이 우글댔다. 그야말로 인터넷 고물상 같은 곳이어서 유용한 정보도 있었지만 주로 신세한탄, 관리자 욕, 여직원 외모 품평이 필터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처음엔 그저 신기한 마음에 눈팅을 시작했을 뿐인데, 상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갤러리에 점점 더 동화되어갔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게 아니었구나. 다들 이 악물고 참는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풀고 살았구나. 어느새 도지윤은 울분에 북받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천현우의 <빌런> 중에서
천현우 작가님은 송구스럽게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ㅜㅜ그런데 이번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의 앤솔로지 중 가장 거칠게 잡아끌더라구요 ^^ 그래서 찾아보니 '쇳밥일지'란 산문집만 보이던데 혹시 다른 소설도 집필하셨을까요?? 아주 개인적 소견이지만 전 이번 앤솔러지에서 최유안 작가님의 작품과 천현우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색깔이 반대 지점에 있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너무 좋구요 최유안 작가님 작품 속 주인공은 왠지 고급 인력임에도 느껴지는 좌절 슬픔이 천현우 작가님은 거친 바닥같은 느낌이예요 빌런 소설 속 당사자는 크게 슬퍼하지 않는거 같은데 보는 저는 너무 불안하고 위태롭게 느껴집니다 전 두 분이 장강명 작가님의 <산자들>처럼 월급사실주의에서 다루는 주제를 다양한 단편집으로 한권으로 집필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램이 듭니다 작년 월급사실주의에 참여하신 정진영 작가님의 작품은 감정이 거칠게 훅 올라오는 느낌이 드는데 천현우 작가님 작품은 인물의 모습과 상황이 거칠게 느껴져서 신기합니다 김동식 작가님이 오랫동안 주물공장에서 일하신 경력이 있으신데 오히려 그분 산문집은 순수한 느낌이 들거든요 멋진 작가님들이 계속 알아가게 되어 반갑고 마음이 바쁘네요~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늘어나는~~^^;; 전 최유안 작가님의 단편(얼리지/ 쓸모있는 삶)을 읽고 20대 작가님께서 크리스탈 같은 느낌으로 사회적 문제를 세련되게 집필하셨나 보다 상상했는데~ 지금 최작가님의 <보통 맛>을 읽으며 무겁고 처절한 주제를 다루시는 강렬한 매운맛에 놀라면서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절대 '보통 맛'이 아니예요~^^;;)
오, 거북별님 이런 해석은 정말 재밌네요. 두 작품이 앞뒤에 있는데 두 소설의 색깔이 완전히 다르군요! 저도 말씀주신 것 보면서, 월급사실주의의 주제로 만든 각각의 단편집을 상상해봤답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기회가 닿으면 시도해볼게요! 저를 20대로 착각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보통 맛> 읽고 계신 것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읽고 계시려나 궁금하네요. 보내드릴 것은 제 넘치는 애정 뿐인 것이 아쉬운 것을요.... :)
ㅎㅎ 팬이라면 좋아하는 작가님의 관심이 가장 큰 선물이지 않을까요?? ^^ (학생 때는 외국작가님 작품들만 주로 읽어서 몰랐는데, 정말 어릴 때부터 아이돌 덕후 아니라 작가님들 덕후인 점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작가님들을 좋아하니 이런 관심도 받구 ^^) <보통맛> 은 마지막까지 밋밋한 느낌이 한번이 없네요^^;; 단편소설인데도 각 작품들이 모두 색깔이 강렬합니다. 전 최작가님이 크리스탈 느낌인 줄 알았는데 <보통맛>에서는 마지막까지 얼얼하더라구요. <심포니>에서는 여성들의 심리를 어떻게 이렇게 잘 묘사했을까? <집 짓는 사람>에서는 집짓는 과정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계시지? 그리고 결혼생활에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방법이 아닌, 내가 편하고 좋은 방법으로만 애정을 전달하려다 보니 서로 오해가 더 생겨 갈등이 깊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차적인 일들을 챙기느라 정작 중요한 일들을 놓치거나, 일과 삶의 우선순위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운 경우가 많더라구요.(저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집 짓는 사람>을 읽는 동안 참 안타깝더라구요. <보통맛>의 고은양 같은 사람을 보신 적이 있으신걸까요? 읽는 동안 울화가 치밀어서 이런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보통맛이 아니라 마라맛이라고 해야 하나? 이 외 다른 작품들은 제목만 생각해도 먹먹해서 다른 분들도 직접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
@거북별85 님 정말이지 애정합니다 ㅠ_ㅠ 그럼요, 관심이 가장 큰 선물이에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진심이에요. 제가 요즘 겨울에 발표한 단편을 작업 중인데, <보통 맛> 때랑 느낌이 새삼 달라진 것 같아서 새삼 놀라요. <쓸모 있는 삶>은 제가 정말 어렵게 썼는데요, 이따 여유가 좀 더 있을 때 쓸모 없는 삶의 에피소드를 풀어보겠습니다! <보통 맛>은 등단 직후부터 3년 반정도 발표했던 작품들의 모음집이었어요. 그때 뭔가 시선에 대한 고민이 깊었어요. 작가적 시선이라는 게 뭘까, 생각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적인 이슈들도 많이 등장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맛>의 등장인물도 '내가 좋은 선배일까?'를 고민하면서 일련의 일들을 겪게 되는데요, 제가 직장을 다니면서 자주 했던 고민이었어요. 내가 좋은 선배일까? 좋은 사람일까? 그런 고민들을 하면서, 여러 인물들을 주인공들에게 다가오게 했었나봐요. 마라맛 느끼셨다니, (이 덥고 궂은 날씨에) 죄송하고..감사해요. 그리고 진한 저의 마음을 보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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