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아.. 미완의 시대가 절판되었군요;; 미완의 시대 (Interesting Times)는 영어 원서 전자책이 있어서 읽어보겠습니다. 전 다음에 극단의 시대 읽어봐도 좋습니다. 영국인이고 마르크스주의 사학자여서 그런지 미국에선 역사3부작도 아직 킨들로 안 나왔을 만큼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도 저희 구립도서관에 역사3부작 중 '자본의 시대'는 빠져 있구요;;;
<극단의 시대>또한 사 놓고 읽지 못한 채 고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이라 ㅡㅜ 다른 분들도 읽고 싶은 분들이 더 계시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홉스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미완의 시대"는 전자책도 없네요. 민음사는 전자책에 소극적이어서 불만입니다. 그런데 책 리뷰를 보니 번역이 별로인 모양인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7월 18일)부터는 4부를 시작합니다. 영국의 유학 생활이 4부의 중요한 내용인데요. 드디어 당대 최고의 경제학 석학과 센이 직접 대면하는 부분이죠. 오늘은 16장 '트리니티의 문'을 읽습니다. 영국 런던을 거쳐서 케임브리지로 가는 여정으로 시작하는 장이죠. 센의 설렘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이었어요. :)
당대 최고의 경제학자들이 나오지만, 16장에서 제게 제일 기억에 남는 인물은 행어 부인이네요. 유색인종은 집에 들이지 않겠다고 하다가 열렬한 인종차별반대주의자가 되신. 서로 다른 그룹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차별하는 사람’을 무작정 혐오로 되갚아주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교훈도 얻습니다. 전에도 @YG 님과 함께 한 다른 독서 모임에서 쓴 이야기 같은데, 혐오에 반대한다고 외치는 사람이 ‘저 자는 타인을 혐오하는 사람이야’라며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만큼 아이러니한 일이 없습니다.
작가도 훌륭하고 부인도 모르는 점을 배우려는 열린 자세가 좋은 변화로 이어지는 모습이 좋았어요. 전 미국에 사는데 말도 안되는 우월감으로 꽉 막혀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떤 사람은 한국에 여행 안 오는 이유가 인터넷이 없을거라고…황당하답니다.
와우... 대단하네요. 그런데 인터넷이 안 되는 나라가 있으면 제가 여행 가서 한 달 정도 살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그 나라에 로밍 서비스도 안 됐으면 좋겠네요. 남극기지... 같은 곳 가면 가능하려나요? ㅎㅎㅎ
인터넷이 느리고 설치도 힘들었던 곳이 있는데요. 바로 프랑스입니다..;;; 프랑스에 가고나서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란 걸 실감했습니다;;; 웬지 그 사람은 한국 뿐 아니라 다른 곳도 그다지 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 같지는 않군요..;;
인터넷이 애매하게 되는 곳이 제일 나쁩니다 ㅋㅋㅋ 아예 확 안 되는 곳 아니면 확 잘 터지는 곳이 좋습니다. 아마 몇 년 있으면 남극에도 5G 터지고 그러겠지요...?
21장을 제일 처음 읽고 4부 시작인 16장을 읽는데 센이 케임브리지로 와서 사람을 차례로 만나는 과정을 보면서 센은 ‘인싸’였나, 영국 오기 전에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지도교수님을 확보한 속도에 놀라곤 했다’고 할 정도이니. 두 번째 ‘트리니티의 문’(장 제목이기도 한), 트리니티 학장 취임식 절차도 흥미로웠습니다.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영화도 우리 때 열광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둘 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작품이다. 루키노 비스콘티와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시작한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영화는 곧바로 인기를 끌었고 우리들 사이에서 많은 토론이 있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89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는 이런 대목에서도 잠시 생각했었는데요.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에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영화가 소개되어서 한국에서 영향을 준 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정도로 알고 있거든요. (혹시 그 전이라면 정정해 주세요.) 당연히, 일반 시민은 그보다 훨씬 뒤(혹은 아예 이런 고전 영화는 건너 뛰었을 수도)에나 그 존재를 알았을 테고요. 인도의 보통 대학생들이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에 이런 영화를 즐기고 영향을 받았던 대목과의 시차가 잠시 아득해졌죠.
그런데, 그렇다고 인도의 사회 개혁을 위한 에너지나 혹은 영화 산업의 위상이 지금 우리나라와 비교해봤을 때 그 시차만큼 나은지를 따져보면 그것도 아니고. (물론, 인도의 고유한 영화 산업 발리우드가 있지만요.) 아무튼, 저는 괜히 이 대목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답니다.
프레지던시 칼리지에 다니는 동안, 아니 사실은 그 전부터도, 나는 사회에서 반대와 불일치가 수행하는 건설적인 역할과 관용과 다원성을 실천하려는 의지의 중요성을 국데 믿고 있엇다. 그런데 이 생각은 당시 칼리지 가에서 학생 정치의 주류였던 좌파 운동가들의 활동 형태와 합치시키기가 매우 어려웠다. 또한 나는 서로를 이해하고 건설적인 시민 사회를 짓기 위해서는 계몽주의 시기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떠오른 근대 자유주의 정치 담론도 중요하지만, 인도를 비롯해 수많은 문화권에서 수세기에 걸쳐 강조되어온 '다원성에 대한 관용'에도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적 관용을 단순히 서구 자유주의자들의 성향이라고 보는 것은 커다란 오류로 보였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307~308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제가 대학 다닐 때 이른바 주류 운동권 학생들과 똑같은 이유로 불화해서 이 대목에서도 웃었어요.
기억하시나요? 311쪽에 나오는 '불가능성 정리'는 『앨버트 허시먼』에서도 비판적으로 언급되었죠.
애로우는 일견 경악스런 결론으로 보이는 '불가능성 정리'를 제시했다. 불가능성 정리는 (가령 위에서 예로 든 공리적 조건들처럼) 명백하게 합리적인 기본 절차를 충족해야 할 경우에 독재 이외의 사회 선택 메커니즘으로는 일관성 있는 사회적 의사 결정이 산출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불가능성 정리는 강력하고 의외이고 우아하고 비범한 수학적 정리였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311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민주적 일관성은 가능한가? 아니면 그 개념 자체가 환상인가? 애로우의 개념은 당시 캘커타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학문적 논쟁에 아주 많이 등장했다. 애로우의 정리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민주적 일관성이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잘 동의가 되지 않았다.) 특히 애로우가 설정한 (자명해 보이는) 공리적 조건들이 정말로 합리적인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애로우의 공리적 조건들 못지않게 합리적이면서도 독재 메커니즘이 아닌 사회적 선택의 규칙이 성립될 수 있는 또 다른 공리적 조건들이 정말로 없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313~314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Kimjin @유니크 저는 13장이 제가 근래 읽은 마르크스 사상에 대한 가장 우아하고 현실성이 있는 옹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3장은 아예 따로 팸플릿으로 내놓아도 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대가!!!
동감이요. 이걸 읽고 이거야말로 Marxist Manifesto같습니다. 급 맑스의 책들을 읽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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