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장맥주 그건 오류죠. :) 당연히 총알은 총에서 나갈 때의 발사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일단 발사가 되면 가속도가 붙는 게 아니라 공기의 저항 때문에 속도가 느려지기 마련이죠.
아, 총을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쏘면 정점에서 다시 떨어지면서 중력으로 가속될 수는 있겠네요.
공기 저항 때문에 느려지기도 하지만 일단 총구 안에서는 한쪽 방향으로만 총알을 밀어내던 압력이 muzzle 이후에선 여러 방향으로 압력이 분산되서 느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물론 총알의 momentum이 공기저항과 중력에 의해 감소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포구에서 벗어나는 순간의 muzzle velocity를 잰다고 들었어요.
저 그럼 혹시 몸에 문신 많은 잘생긴 남녀가 총 쏠 때 스타일리쉬하게 몸 비틀면서 쏘면 총알이 막 휘어져 나가서 악당 정수리에 콕 박히고... 그것도 오류인가요! ㅠ.ㅠ
4장을 읽으면서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저는 현대 인도에 대해 딱히 엄청난 호감을 품고 있지는 않은데, 그럼에도 이 나라의 사상적, 문화적 유산과 전통은 엄청나구나 하고 실감했습니다. 아니면 아마르티아 센이 굉장히 특이한 가정에서 자라난 걸까요? 위험하고 무모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는데 한국의 사상적, 문화적 유산은 어떠한가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한국 지식인이라면 어느 정도 내재화한 한국만의 독특한 철학 사상, 혹은 미학적 감각이라는 게 있을까요? 홍익인간 정신? 기복신앙? 이기론? 곡선미? 칼군무? 화끈한 냄비정신(아니면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표현인데 ‘은근과 끈기’)? 저는 2000년대 이후 공학계에서, 또 2020년대 대중문화계에서 ‘K-’가 거둔 세계적인 성공에 대해 조금 고깝게 보는 마음이 있습니다. 오리지널리티나 깊이, 체계 따위를 무시하고 눈앞의 성과를 극한으로 추구하는 ‘태도’의 성공이라고요. 그 태도라면 많은 한국 지식인에게 내재되어 있고 저도 아주 어려서부터 익혔습니다. 주변 어른들이 다 그런 태도였으니까요. 혹은 그런 풍토에도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서 하나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한국을 묘사하는 표현 중에 가장 그럴듯했던 것은 ‘혼종의 나라’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책도 나중에 한번 읽어보려고요. 문소영 작가님 칼럼 좋아합니다.
혼종의 나라 - 왜 우리는 분열하고 뒤섞이며 확장하는가《명화독서》, 《그림 속 경제학》 등 예술이 우리의 일상과 교차하는 지점을 읽어내온 문화 전문 저널리스트 문소영이 한국 문화를 ‘혼종’이라는 콘셉트 아래 7개의 키워드로 구분해 바라본 책이다.
@장맥주 @borumis 아, 저는 6장 읽으면서 똑같은 고민했었어요. 그때 제가 올린 메모입니다. "저는 6장을 읽으면서 심사가 여러 가지로 복잡했어요. 성장기 때부터 고민했던 대목인데 저는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해서 정말 관심이 전혀 없었거든요. 한국에 도대체 우리가 다시 살펴보고 습득하고 또 계속해서 곱씹어볼 전통 문화라는 게 있는가? 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불교에서?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유교에서? 혹은 민간 무속 신앙에서? 아무튼, 이것저것 뒤적여봐도 저는 문학, 철학, 종교 모두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6장을 읽으면서 부럽기도 하고, 나의 과문함과 편협함 탓에 나도 한국 역사 속의 소중한 전통을 알지 못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랬습니다. :)"
저도 어쩌면 외교부의 문화행사 등이 아니라 진정한 깊이 있는 한국 문화를 어릴 때부터 많이 접했더라면 그런 씨니컬하고 차가운 태도를 갖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춘기때 종교에 의지하던 엄마나 약간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빠졌던 아빠의 일 등을 많이 비판하기도 했고 지금도 그렇게 바뀌진 않았지만.. 당시 엄마아빠의 마음을 그렇게 따듯하게 포용하지 못하고 참 씨니컬하고 냉정한 딸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좀 반성하게 되네요..
저는 국제고등학교 다닐 때 역사시간에 유대인과 아랍인 미국인 영국인 등 간의 중동 문제에 대한 토론 등은 물론 실은 신문부와 culture club이라는 동아리 활동도 참여해서 각 나라의 문화나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 공유하고 (한복 입고 패션쇼?한 적도 있고 엄마를 도와 한국 요리 등을 소개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remind받았고 외국어 실력 등 외교관이나 기타 국제기구에서 일할 거라고 기대한 어른들의 예상과 달리 나중에 전혀 상관없는 이과를 택했는데요. 아마 억지로 수박겉핥기 식의 외교부의 한국 전통 문화 소개 등에 질려서 그럴 지도 모르겠어요. 공학계는 아니지만 코로나 때 k방역이니 의학 쪽 k열풍에 반해 정작 현장에서는 주먹구구식에다 일관되지 않고 비전문가들의 정확한 근거도 없는 공공기관의 지시사항에 뒤늦게 알아서 현장에서 어떻게라도 수습하는 실상 속에 고생하는 분들을 하두 많이 접해서 이제는 그런 k- 국뽕에 질렸는데요.. 문제는 이게 팬데믹 이후에도 그런 상황에서 반성이나 교훈을 얻기는 커녕 여전히 그런 자만심에 빠지고 더 현장과의 분리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공학 뿐만 그런 게 아니겠죠. 지인들을 통해 살포시 들은 것만으론..생물학 또는 물리학 전공의 순수과학 계통도 그런 듯합니다. 아마 그래서 더욱더 아마르티아 센처럼 직접 자전거를 타고서라도 현장에서 돌아다니는 그런 학자들이 더 필요하고 아쉬운 듯합니다.
저는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K-문학’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낯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런데 자가발전으로 성장하는 부문도 있으니까... ^^;;;
5장을 읽으면서는 타고르의 곤경이 이해가 되면서 딱하다는 생각도 했고, 간디 참 이상한 사람이었구나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도 했습니다. 저는 간디의 업적보다 간디에 대한 평가가 더 재미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인(그리고 장정일 작가님은 ‘똥덩어리’라면서 비난한) 폴 존슨은 『모던 타임스』에서 간디를 ‘정치적 기인’이라고 간단하게 결론 내립니다. 현실 정치인으로서는 깊이 고려할 가치가 없다는 뉘앙스입니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열정과 기질』에서 간디를 ‘천재적 감각을 갖춘 공연기획자’로 서술합니다. 존슨과 달리 가드너는 간디를 높이 평가합니다. 양쪽 평가 모두 조금씩 진실을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던 타임스 1<지식인의 두 얼굴>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폴 존슨이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70여년의 역사를 다룬 책. 기존의 역사서가 갖는 연대기식 서술방식 대신 시대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와 정치, 군사, 경제, 과학, 종교, 철학계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통해 현대사를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재현했다.
모던 타임스 2<지식인의 두 얼굴>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폴 존슨이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70여년의 역사를 다룬 책. 기존의 역사서가 갖는 연대기식 서술방식 대신 시대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와 정치, 군사, 경제, 과학, 종교, 철학계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통해 현대사를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재현했다.
열정과 기질다중지능 이론에 근거하여,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엘리엇, 그레이엄, 간디 등 일곱 명의 창조적 거장들의 삶의 궤적을 분석함으로써 창조성의 본질은 무엇이며, 이런 창조자의 배출을 가능하게 한 현대사회의 시대적 특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도 이번 기회에 인도의 역사나 문학, 특히 간디와 타고르에 대한 재평가도 돌아보게 되네요. 간디든 누구든 간에 결국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어찌보면 우리가 복잡한 인물이나 사회 현상을 너무 단순하게 보고 평가하려는 것도 우리의 한계인 것 같아요. 여기서 나온 책들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제대로 알아보고 싶네요.
그러고 보니 간디, 타고르, 네루 등에 대한 다른 인도 지식인의 평가를 읽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인도 위인들이 스스로 자신을 묘사한 말들을 조금 읽어봤고, 서구인 지식인들이 서구인 지식인의 관점에서 그들을 평가한 말들만 읽어봤네요. 어느 쪽이든 인도 현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평가라고 할 수는 없겠고요.
@장맥주 "간디 참 이상한 사람!" 빵 터졌어요. 가십으로 덧붙이자면, 간디는 말년에 아주 기이한(아, 폭력적인이라고 해야겠군요;) 성적 취향도 있었던 듯해요;
혹시 질손녀들과 알몸으로 잔 에피소드인가요?
질손녀뿐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헐..;; 하긴 추종자들이 워낙 많았으니..;; 단순 가십일 줄 알았더니 진짠가요..
폴 존슨과 하워드 가드너의 책 양쪽에 다 그 얘기가 나오더군요. 성관계를 맺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어린 소녀와 함께 자면 양기를 보충 받는다 유의 믿음이 있었는지 스스로를 위기에 몰아넣고 유혹과 싸우려 했는지... 어느 책 에 뭐라고 이유가 적혀 있긴 했던 거 같은데 제가 역해서 기억을 지워버린 모양입니다.
좋은 자극...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이건 대체 뭐죠? 성적인 극기훈련? 하여간 약간 미신적이고 수상한 주장을 과신한 듯하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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