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뒤늦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얼른 따라잡을게요. 1장에서 따뜻한 회고록이라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고, 왜 글은 조금만 읽어도 저자가 따뜻한 사람인지 아닌지 금방 파악할 수 있을까 잠시 답을 궁리했습니다. 문장들은 안온-다정-무해하다기보다는 덤덤한 편인데도요. 아웅 산 수 치와 로힝야족 학살에 대한 서술도 (이렇게 표현하면 좀 이상하지만) 마음이 놓이게 좋았습니다. 저는 미얀마의 정치 상황에 까막눈인지라 균형 잡혔다 아니다 말할 수준도 못됩니다. 다만 아웅 산 수 치를 무조건 옹호하려 하지 않고 센 자신의 당혹감을 그대로 드러낸 데에서 신뢰감이 생기더군요. 저는 가끔 아웅 산 수 치가 만들어진 신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저도 궁금해요. 할 말 다하면서도 읽는 사람이 따뜻하게 느끼면 얼마나 좋아요. 저는 할 말도 다 못 하는데 다들 글이 왜 그러냐, 그러는데;;; (실제로 보면 조금 낫다고. 하하하!)
그러고 보니, @장맥주 작가님은 글과 실제가 차이가 없는 드문 케이스입니다. 여러분! 장 작가님은 둘 다 훌륭하세요. :)
헛. 기자님이 거짓 보도 하시는 거 처음 봅니다. 혹은 저의 음흉찌질한 내면을 아직 모르시는 건가요... (아니면 고도의 엿먹이기...? ㅋㅋㅋ) 상수-합정역이나 구로디지털역 부근에서 수제 맥주 드시고 싶으실 때 언제든 연락주세요! 갈비탕집에서 먼저 일어나 아쉬웠습니다. ㅠ.ㅠ
조만간 모임이 하나 만들어질 것 같아요. 우리 JYP한테 얻어먹어야죠. :)
오! 그때까지 다이어트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 ㅎㅎㅎㅎ
우잉? YG님 글이 왜요? 모가 오때서!! 대체 누가요~~~ 저는 YG님이 마악 신나게 자세하게 뭔가를 알려주고 설명해주시는 그런 글 특히 좋아합니다. :) ㅎㅎ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아.. 저도 전형적인 INTJ여서;; 공감이 가네요. 저희 딸이 항상 노래부르죠: 티라미스 케잌~T라 미숙해~
그런데 아마티아 센은 과연 따뜻한 사람이 맞을까요? 글만 따뜻하게 쓰는 사람인 건 아닐까요? ㅎㅎㅎ
@장맥주 그런데 대체로 좋은 사람이었던 듯해요. 아마르티아 센은 논쟁을 즐기긴 하지만, 논쟁에서 이기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던 아주 드문 캐릭터였던 것으로 보여요. 그 덕분에 많은 사람이 센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4부, 5부에서도 자기와 의견이 같지 않은 사람과도 친교를 나눴던 여러 사례가 나오는 걸 보면.
오랜 지인인데도 솔직히 당혹함을 표현한 것도 신뢰가 가지만 무엇보다 미얀마의 로잉야족에 대한 차별적 여론 형성이 얼마나 사회적 파급이 큰지 그리고 이론 여론 조작을 막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의 정치적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지 집어내고 이게 미얀마 뿐만 아니라 지금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반감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나가는 점도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적인 내용만 가득할 까봐 개인적으로 그렇게 memoir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걱정했는데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전세계적인 이슈로 접근하는 게 과연 이 분 다운 사고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borumis 님처럼 느꼈어요. 그냥 ‘믿을 만한 지성인이구나’ 하고 느끼는 걸 넘어서서 ‘이 얘기를 이렇게 끌고 나가다니? 이거 혹시 노린 건가? 고수인데?’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학계도 지성계도 (그리고 문학계도 은근히) 내 편 네 편 가르는 최근의 풍토에 염증이 나 있었는데, 신선하기도 하고 호감도 확 생겼습니다.
위층 쪽마루를 너무나 향기롭게 해주었던 커다란 목련 나무는 더 이상 내 삶의 일부가 아니게 되었다. 다카의 옛 친구들은 어디에 있을지, 이제는 누가 그들과 놀고 있을지, 우리 정원의 망고와 잭프루트는 어떻게 되었을지도 궁금했다. 나는 하나의 세계를 잃어버렸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48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나쁜교육을 아주 재미있게 읽으면서 관련 책들도 부지런히 찾아 읽었는데, 이후 화석자본을 못 읽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시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서장,1장부터 재밌고 참 따숩고ㅎㅎㅎ 태어나 지금껏 한 도시에서 한 가지 언어로 살아와 놔서... 이런 코즈모폴리턴의 이야기를 읽으면 간절히 다시 태어나고 싶어집니다^^
당신 집은 어디냐는 질문에 관한 이야기... 며칠 전 어느 영화제 감독과의 대화에서 있었던 일도 생각나요. 자이니치 감독님께 관객석에서 감독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이 나와 잠시 어수선해졌었죠. 맥락이나 결이 약간씩 다르지만 결국 무지, 무례, 폭력... 사람들은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건지,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금방 가입하고 참여하고 싶습니다. 책을 주문하고 조금 늦게 서둘러 발맞추어 보겠습니다
BBC 진행자가 다시 말했다. "아, 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는 고향, 혹은 집이라는 개념이 없으시군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 오히려 반대예요. 고향이 하나보다 많은 거지요. 고향이나 집이 단 하나여야 한다는 진행자님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행자는 전혀 납득이 안 되는 눈치였다. '나의 단 하나의 무언가'를 끌어내려는 다른 질문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보려는 내 노력은 이제껏 비슷한 패배를 경험했다. (...) 그래도 음식에 대해서는 운이 좋으면 진행자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주기도 했지만, 더 진지한 주제인 '고향'이나 '집'에 대해서는 결코 그렇지 못했다. "정말로 선생님께서 고향이나 집이라고 생각하시는 어떤 특별한 장소가 분명히 있긴 있으시겠지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6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도 이 부분 재밌었어요. 대체로 저도 BBC 진행자처럼 생각하는 편이라 반성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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