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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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8일 오후 4시경 아마르티아 센의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총 646쪽의 글을 읽었다.
25장 설득과 협력 유럽 통합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설득과 협력이 가지는 힘을 설명한다. 케인즈의 노력이 당시에는 큰 힘을 얻지 못해도 추후 각종 국제기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가 설명되었다. 사람들이 협력하고 노력하면 대기근, 세계대전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었다.
(여론의 형성 및 중요성과 그것이 사회의 변혁에서 수행하는 역할, 케인즈, 설득의 에세이) 서로 다른 진영이나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며서 각자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자 했다. 이는 그들의 목적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러도 공통된 목적이 어느정도라도 있다면 충분히 성립되는 이야기이다. p 574 (케인즈 평화의 경제적 결과) 대중의 교육과 대중의 이성적인 공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자기의 목적이 "견해를 바꿀 수 있는 교육과 상상력의 힘에 시동을 거는 것"이라고 상당히 열정을 담아 말했다. p. 575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26장 가깝고도 먼 자신의 제1정체성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소개한 점이 놀랍다. 지금까지 경제학자, 공부하는 사람으로써 아마르티아를 읽어왔기 때문에 . .. 인도에 교수로 돌아오면서 정치적 적대국인 파키스탄의 친구들과의 만남, 인도 학생들이 가지는 사회선택이론에 대한 높은 관심, 신분제국가의 계급별 빈곤의 격차가 큰 나라에서의 경제학의 역할 등이 그려진다.
(스미스) 불편부당한 관찰자 - 개인적인 편견이나 해당지역에 대한 편견이 없는 외부인의 눈으로 어느 사회의 특정한 상황을 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지 상상해 봄으로써 편견과 분열에서 자유로운 관점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 p. 601 지리와 시대의 경계를 넘어 발휘되는 합리적인 공감은 우리 마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감정적 애착의 강렬함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스미스가 보여주듯) 이성적인 논증의 힘에서 나올 수도 있다. (타고르는) 본능적인 공감과 논증에 의한 설득 둘 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인종이나 사회적 위치때문에 세계의 담론에서 그들의 문제가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p. 603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책을 덮으며 아마르티아 센을 검색해보았다. 올해로 90세가 되고, 이 책도 올해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이 참으로 이성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성적 논증의 힘이 줄어드는 시점에 정리되었음에도 감정적 판단이다 호소, 자기 자랑등이 배제된 건조한 듯한 문체, 하지만 만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고마움, 따뜻함등이 절절히 표현되어 딱딱하다는 느낌이 없이 부드럽게 서술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하고 생소한 느낌으로 자서전을 읽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인도와 인도 사람에 대한 내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책에 대한 찬사를 읽으니 구구절절 공감이 된다. 그동안 지나치게 영미권, 아시아권 등의 사람들에게만 한정해서 관심을 가졌구나라는 반성도 하면서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의 작가, 학자들도 우리에게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인도에서 영국으로, 미국으로 . ..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면서 적극적으로 그 문화권의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배워가는 아마르티아의 삶이 부러웠다. 역시 배움은 몸이 움직여야 함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새로움을 찾아 움직이고, 내가 알던 것을 새로운 것과 견주어 변화 바꿔가면서 현실로 움직이고 . . . 참으로 멋진 한 사람을 알게 되었네요.
우연한 기회에 그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들어와서 첫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 . . 성공적으로 책을 읽어냈기에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유니크 님 남기신 글에 댓글을 별로 달지는 못했는데 올려주신 글들 모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두 감사합니다.
@유니크 님,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어요. 꾸준히 장마다 좋은 감상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에 센과 함께한 8월의 벽돌 책 읽기를 마무리합니다. 오늘 월요일(7월 29일)은 25장 '설득과 협력'을 읽습니다. 센은 25장과 26장을 케임브리지에서 인도로의 귀환한 서른을 전후한 삶을 회고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책의 에필로그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제가 읽기에는 '희망' 혹은 '가능성'의 장으로 읽혔는데요. 이건 센이 이후에 깊이 교류한 앨버트 허시먼의 사상 '가능주의'와도 맥이 닿아 있어서 저는 아주 반가웠답니다. (허시먼은 센의 장년 이후에 교류한 터라서 이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5장의 앞머리에 센의 두 번째 장모 우르줄라 히르슈만과 그의 첫 번째 남편 이탈리아의 반파시스트 지식인 에우제니오 콜로르니 또 두 번째 남편 알티에로 스피넬리 등이 함께한 '벤토테네 선언'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히르슈만은 앨버트 허시먼의 누나, 그리고 에우제니오 콜로르니는 그의 손윗처남이자 멘토였습니다. 벤토테네 선언과 이들의 이야기는 2024년 3월에 함께 읽었던 『앨버트 허시먼』에 자세하게 나옵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대공황과 파시즘, 혁명과 전쟁, 경제개발과 독재 등 20세기를 특징짓는 온갖 격동의 현장을 온몸으로 겪어낸 바로 이 '숙고하는 활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앨버트 허시먼의 치열한 지적.실천적 여정을 추적한다.
24장을 읽으면서 드디어 그람시와 스라파의 의견충돌 그리고 그것이 사회 결정이론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게되었네요. 사회결정이론에 대해 더 찾아보면서 이전에 읽어보고 싶었던 파레토의 이름도 나오는데 이 파레토의 저서도 찾기가 힘드네요;;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이란 책에서 읽어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아담 스미스 슘페터 등 경제학자들에 대해 좋은 입문서였어요. 우리는 워낙 공산주의를 전체주의와 연관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마르크스도 공산주의도 반드시 자유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유를 옹호했다는 점을 잊고 자유와 평등이 대치되기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프랑스 국기처럼 이게 조화를 이루게 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거나 무시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 - 혼란의 시대를 돌파해 현대 경제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11인의 위대한 생각들저자가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위해 공부하고 연구해온 11명의 사상가와 기업가의 생애와 사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정통 인문교양서로, 특히 현대 사회와 경제 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생각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조망하고 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8월 5일부터 열세 번째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시작합니다. 고민하다가 몇몇 분이 원하셨던 『1913년 세기의 여름』 작가의 신작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문학동네)를 읽습니다. 8월에도 우리 벽돌 책 계속해서 함께 읽어요! https://www.gmeum.com/gather/detail/1720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전 세계 지식인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은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세계사적으로 가장 불행했던 시기라고 할 만한 제1차세계대전 이후부터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의 10년 동안인 1929년~1939년까지의 기간을 다룬다.
1913년 세기의 여름2013년 논픽션 부문 독일 최고의 화제작. 1913년 유럽 사회의 풍경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나누어 그려나간다. 날씨로 보면 1913년 여름은 끔찍했다. 이상기후 속에서도 유럽의 문화는 독특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8월에 함께 읽을 열세 번째 벽돌 책은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문학동네)입니다. 네, 맞습니다. 2012년 『1913년 세기의 여름』(문학동네)으로 당시 기준으로 100년 전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서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1년 동안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 준 그 작가의 신작입니다. 역사학자 가운데는 지금 우리 시대가 짧게는 1929년부터 1939년까지 길게는 1919년부터 1939년까지의 전간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역사학자가 유럽 근대사에 정통한 도널드 서순입니다. 그의 이런 시각이 짙게 깔린 책이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뿌리와이파리)입니다.) ‘벨 에포크’로 상징되는 서유럽의 번영이 전쟁(제1차 세계 대전), 혁명과 반혁명으로 산산조각나고 나서 잠깐의 부흥은 1929년 세계 대공황으로 박살이 납니다. 그러고 나서, 10년간 세상은 지옥으로 한 발 한 발 걸어들어가죠. 100년 전의 그 10년간 우리가 역사 속 인물로 기억하는 그들은 어떻게 다채로운 삶을 빚었을까요? 바로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입니다. 부제처럼 1929년부터 1939년까지 10년간 증오와 파멸로 치닫는 세계에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예술가-정치인이 어떻게 교류하고 사랑하고 불화했는지를 수백 장의 스냅 사진처럼 보여주면서 서술하는 책입니다. 6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하이데거와 아렌트, 비트겐슈타인, 브레히트와 벤야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피카소와 마그리트, 앤디 워홀 그리고 히틀러까지. 보통 사람도 이름만 알 만한 역사 속 유명인부터 지금은 잊힌 하지만 문화사에 존재가 또렷한 그때 그 사람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10년의 시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머릿속에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10년과 우리 시대의 유사성을 고민하고 또 우리가 앞으로 그릴 세상은 100년 전에 그랬듯이 지옥이 될지 아니면 그나마 살 만한 세상이 될지 가늠할 수 있는 지혜도 얻게 되죠. 벽돌 책이라고 하기에는 분량이 약소합니다. 본문 515쪽. 100년 전의 사랑과 증오, 파멸과 광기 그리고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현장으로 함께 가고 싶은 이들은 8월의 벽돌 책 함께 읽기에 참여하세요. 8월 5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에서 참가비 없이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합니다. * 지금까지 함께 읽은 벽돌 책 (총12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25장에서는 24장에서 다루었던 불가능성 정리에서 다루었던 voting이 social decision을 대표하기에 부족한 점을 보완할 솔루션에 다가가는 데요. 언론의 자유와 토론을 통한 설득에 의해 사회의 opinion을 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할아버지가 알려준 아쇼카 황제의 업적, 케인즈와 밀의 저서 및 스라파와의 토론을 통해 더 확실해지네요. 센이 자신의 성장배경이 자신의 연구가 자리잡은 데 미친 영향을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자유와 토론의 힘이 결국 사회의 변화를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을 동시에 설명하는 챕터여서 참 결론을 잘 유도해내는 느낌입니다. 뭔가 성장기 같으면서도 동시에 본인의 thesis 논문같은 느낌?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 하나는, 카를 마르크스 본인은 자유가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데 강한 관심이 있었는데 이에 반해 현실에서 벌어진 공산당 운동은 늘 개인의 자유에 그보다 훨씬 덜 공감했다는 점이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4장, 565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도 이 부분에 눈길이 갔어요. 자유에 대한 마르크스의 관점을 알아본 사람이 마르크스 추종자 중에 얼마나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자유를 사회적 의사결정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싶어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자유를 중시한 센의 의도가 담긴 해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자유가 선택의 여지를 확장시킴으로써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해석에 센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에서 실비아 나사르는 마르크스가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비판합니다. 그에 비해 센은 어릴 때는 외할아버지나 진보적인 산티니케탄 학교에서, 성인이 된 뒤에는 프레지던시 칼리지와 커피하우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스라파와 돕 같은 학자들과 토론하고 교류하면서 학문의 세계를 넓혔지요. 30대 이후 그의 전성기에는 얼마나 더 많은 토론과 교류가 있었는지 읽지 못하는 점이 아쉽네요.
인도인이 가진 다양한 정체성도 센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센의 다른 책 <The argumentative Indian(아마티아 센, 살아있는 인도)>은 인도인의 다양성 중에서 논쟁하기 좋아하는 전통에 초점을 맞추어 인도의 문화와 소통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마 우리는 서구인의 인식에 자리 잡은 '상상 속의 인도'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마티아 센, 살아 있는 인도아시아 최초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아 센은 인도인으로서, 세계적 석학으로서 인도의 역사, 종교, 정치, 문화, 사회 전반을 통찰력 있게 분석해낸다. 그는 인도의 과거와 현재에 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그들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문제점을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인도의 저력과 미래 가능성을 제시한다.
구전시대에 사상, 철학의 위대함은 후세의 사람들이 만들어간다는 . . . 그래서 제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설이 있었는데 . . . 이젠 글와 책이 기록으로 남아서 구전으로 이어줄 제자보다는 원 주창자가 말한 근본 의미를 잘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잘 해석하여 확장해가는 후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분 읽을 때 .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워낙 사회의 다면성을 다루는 위대한 철학에서 후대 사람들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부각시켜 활용함으로써 오히려 위대한 철학을 왜곡시키는 경향을 드러내지 않았을까 의심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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