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23장 미국을 접하다. 케임브릿지에서처럼 네편 내편 분명한 학파들이 서로에게 잘 준비된 공격을 퍼붓는 것을 듣고 있어야 할 때의 진빠지는 느낌없이 지적인 자극과 시간적 여유로 인해 MIT에서 경제학을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 스탠포드에서 개발경제학 수업을 대타로 하는 경험도 있었다. 미국에서 학문적으로 더 탐욕스러워진 아마르티아는 사회적 선택, 표현의 자유 운동 등으로 사회주의적 사고가 유럽과 미국에 확대되어 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나는 사회적 선택의 과정에서 토론이 어떻게 진전되며 어떻게 변화를 만드는지에 대해 가르치면서 동시에 많은 것을 배웠다. 어떻게 리더를 정할 것인가, 어떤 정책을 선택할 것인가 등의 주제가 표현의 자유운동을 이끌던 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논의되었으므로 강의실 밖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강의실 안에서 토론되는 내용들 사이에 으스스한 컨연성이 있었다. 설령 내가 중요한 연결고리를 놓치더라도 이론과 실전을 결합하고 잇는 뛰어난 학생이 누군가는 꼭 있어서 그 부분을 채워주었다. p. 546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24장 케임브리지를 다시 사고하다. 미국에서 돌아와 정통파와 반란파 사이의 공개적인 전투(논쟁) 속에서 주류 경제학자들의 견제로 후생경제학, 개발경제학 강좌 개설이 어려운 케임브리지 생활이 그려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수학, 천문학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으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랑게를 통해 모든 경제 현상이 경제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도 결정될 수 있음을 드러냈고, 불가능성 정리의 뷰캐넌과 애로우 논쟁을 통한 집합적 합리성이 요구되는 일관성 이야기, 그래서 자신의 기술선택에 대한 연구에서 집합적 합리성을 공리적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를 증명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람시, 스라파, 마르크스를 거론하면서 자유의 질을 논의하고, 개인의 자유, 부르주아적 자유, 평등주의를 언급하며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정작 공산당 정부들이 자유를 억압하는 일방주의 행태를 보이는 측면을 비판하였다.
정체성은 분쟁의 원천이 될 수 있고 정체성의 다층적인 측면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분열은 갑자기 나타날 수 있고, 적대를 부추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장되고 촉진될 수도 있다. p. 554 사람에게 압도적으로 지배적인 하나의 정체성이 있다고 보는 잘못된 개념이 불러올 수 있는 해로움과 폭력은 정체성과 관련된 또다른 문제를 수반할 수 있는데, 사회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을 잘못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p. 555 정체성은 변화 요인에 절대로 영향받지 않게 면역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체성이 계획된 조작에 의해 쉽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p. 558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정체성을 유일한, 그리고 매우 분열적인 범주화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석가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다층적인 정체성의 풍성함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본국, 시민권, 거주지, 언어, 직업, 종교, 정치 성향, 그 밖에도 수많은 정체성은 우리 안에서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고 그 정체성들 모두가 우리 각자를 가지 자신이 되게 해준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554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도 @유니크 님과 같은 대목에 강조해둬서 좀 더 자세하게 메모 남겨봅니다. 저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 가운데 하나가 정체성 지상주의에 대한 반대라고 생각해요!
저도 밑줄친 문장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체성의 "다층적"측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누군가를 A라는 정체성만으로 판단하거나 적대시하지 말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어렵겠지만요ㅜ)
저는 오늘 5부를 읽으면서 벽돌책 하나 마무리 하려 합니다 덕분에 더운 여름 선풍기 앞에서 독서삼매경 시간이었습니다.
2024년 7월 28일 오후 4시경 아마르티아 센의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총 646쪽의 글을 읽었다.
25장 설득과 협력 유럽 통합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설득과 협력이 가지는 힘을 설명한다. 케인즈의 노력이 당시에는 큰 힘을 얻지 못해도 추후 각종 국제기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가 설명되었다. 사람들이 협력하고 노력하면 대기근, 세계대전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었다.
(여론의 형성 및 중요성과 그것이 사회의 변혁에서 수행하는 역할, 케인즈, 설득의 에세이) 서로 다른 진영이나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며서 각자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자 했다. 이는 그들의 목적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러도 공통된 목적이 어느정도라도 있다면 충분히 성립되는 이야기이다. p 574 (케인즈 평화의 경제적 결과) 대중의 교육과 대중의 이성적인 공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자기의 목적이 "견해를 바꿀 수 있는 교육과 상상력의 힘에 시동을 거는 것"이라고 상당히 열정을 담아 말했다. p. 575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26장 가깝고도 먼 자신의 제1정체성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소개한 점이 놀랍다. 지금까지 경제학자, 공부하는 사람으로써 아마르티아를 읽어왔기 때문에 . .. 인도에 교수로 돌아오면서 정치적 적대국인 파키스탄의 친구들과의 만남, 인도 학생들이 가지는 사회선택이론에 대한 높은 관심, 신분제국가의 계급별 빈곤의 격차가 큰 나라에서의 경제학의 역할 등이 그려진다.
(스미스) 불편부당한 관찰자 - 개인적인 편견이나 해당지역에 대한 편견이 없는 외부인의 눈으로 어느 사회의 특정한 상황을 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지 상상해 봄으로써 편견과 분열에서 자유로운 관점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 p. 601 지리와 시대의 경계를 넘어 발휘되는 합리적인 공감은 우리 마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감정적 애착의 강렬함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스미스가 보여주듯) 이성적인 논증의 힘에서 나올 수도 있다. (타고르는) 본능적인 공감과 논증에 의한 설득 둘 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인종이나 사회적 위치때문에 세계의 담론에서 그들의 문제가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p. 603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책을 덮으며 아마르티아 센을 검색해보았다. 올해로 90세가 되고, 이 책도 올해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이 참으로 이성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성적 논증의 힘이 줄어드는 시점에 정리되었음에도 감정적 판단이다 호소, 자기 자랑등이 배제된 건조한 듯한 문체, 하지만 만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고마움, 따뜻함등이 절절히 표현되어 딱딱하다는 느낌이 없이 부드럽게 서술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하고 생소한 느낌으로 자서전을 읽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인도와 인도 사람에 대한 내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책에 대한 찬사를 읽으니 구구절절 공감이 된다. 그동안 지나치게 영미권, 아시아권 등의 사람들에게만 한정해서 관심을 가졌구나라는 반성도 하면서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의 작가, 학자들도 우리에게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인도에서 영국으로, 미국으로 . ..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면서 적극적으로 그 문화권의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배워가는 아마르티아의 삶이 부러웠다. 역시 배움은 몸이 움직여야 함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새로움을 찾아 움직이고, 내가 알던 것을 새로운 것과 견주어 변화 바꿔가면서 현실로 움직이고 . . . 참으로 멋진 한 사람을 알게 되었네요.
우연한 기회에 그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들어와서 첫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 . . 성공적으로 책을 읽어냈기에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유니크 님 남기신 글에 댓글을 별로 달지는 못했는데 올려주신 글들 모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두 감사합니다.
@유니크 님,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어요. 꾸준히 장마다 좋은 감상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에 센과 함께한 8월의 벽돌 책 읽기를 마무리합니다. 오늘 월요일(7월 29일)은 25장 '설득과 협력'을 읽습니다. 센은 25장과 26장을 케임브리지에서 인도로의 귀환한 서른을 전후한 삶을 회고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책의 에필로그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제가 읽기에는 '희망' 혹은 '가능성'의 장으로 읽혔는데요. 이건 센이 이후에 깊이 교류한 앨버트 허시먼의 사상 '가능주의'와도 맥이 닿아 있어서 저는 아주 반가웠답니다. (허시먼은 센의 장년 이후에 교류한 터라서 이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5장의 앞머리에 센의 두 번째 장모 우르줄라 히르슈만과 그의 첫 번째 남편 이탈리아의 반파시스트 지식인 에우제니오 콜로르니 또 두 번째 남편 알티에로 스피넬리 등이 함께한 '벤토테네 선언'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히르슈만은 앨버트 허시먼의 누나, 그리고 에우제니오 콜로르니는 그의 손윗처남이자 멘토였습니다. 벤토테네 선언과 이들의 이야기는 2024년 3월에 함께 읽었던 『앨버트 허시먼』에 자세하게 나옵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대공황과 파시즘, 혁명과 전쟁, 경제개발과 독재 등 20세기를 특징짓는 온갖 격동의 현장을 온몸으로 겪어낸 바로 이 '숙고하는 활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앨버트 허시먼의 치열한 지적.실천적 여정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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