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어쩌면 센은 어렸을 때부터 길러온 호기심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에 열려 있는 토론과 독서의 습관, 사교적인 성격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정신이 모두 섞여서 그런 전문가가 된 것 같아요.^^ 상아탑에만 갇혀 혼자 파고드는 학문에는 결국 한계가 있겠죠, 그것도 경제학처럼 사회적인 학문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고수하는 정도가 아니라 반대되는 주장은 고려 자체를 하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다. 그렇게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면 그러한 주장들이 사라지리라는 듯이 말이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사회선택분야의 설명이 매우 인상적이다. 개개인이 모인 사회의 집합적 후생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으로 공리주의, 투표, 다수결 등으로 설명하는데 . .. 후생이라는 단어가 매우 폭넓게 쓰인다는 것, 선택의 결과가 가지는 엄청난 사회적, 정치적 결과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welfare를 후생 (厚生)이라고 하는군요. 제가 주로 다루는 후생은 후생유전학의 後生인데.. 저도 이 챕터를 통해 경제학이 이렇게 다양한 관점과 주제를 다루는 걸 배웠네요.
하하하! @borumis 님 글을 보고서 갑자기 빵 터졌어요. 죄송합니다. :)
ㅋ 제 무식함을 희생삼아 웃음 선사해서 기쁩니다. 미국에선 워낙 socialism 뿐만 아니라 welfare라는 말에도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welfare baby라는 표현 등..
저는 후생경제학과 후생유전학의 후생이 다른 한자라는 사실을 오늘 @borumis 님 글 보고 알았습니다... ^^;;;
19장 유럽은 어디인가? 인도인 영국유학생의 유럽나들이 경험을 써 내려간 . . . 진짜진짜 궁금한 것은 아마르티아의 성격, 첫인상이 궁금하다. 엄청난 적극성, 친화력의 소유자인듯 하다. 외부인의 시각으로 보면 인도 사람들의 인상은 종교적, 초현실적인 느낌이 강하여 글을 읽으면서도 아마르티아가 가진 성향과 내가 가진 선입견의 인도인 성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다시한번 정리한다.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명심!! 없는 돈으로 폴란드로 찾아가면서 차를 놓쳤을 때 다른 인도인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을 받는 일은 . .. 어디나 고향 까마귀는 반갑고, 연대가 쉬운 대상이라는 것을 느끼며 웃으며 책장을 넘겼다. 영국 해협을 헤엄쳐 건너는 인도인 이야기에서 나는 자주 이런 질문을 해야겠구나 생각을 하였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나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 . . "정확히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뭔가를 결정할 때 아주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았다. 독일 사람들의 숙고와 성찰을 통해 변화해가는 과정 속에 난민 수용의 의사 등이 글로벌 이웃으로서 실천해가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서술한 것도 유럽의 모습으로 포함한 것도 인상적이다. 제국으로서 다른 대륙 사람들을 핍박하여 얻은 유럽의 번영과 역사에서 독일의 변화는 선례가 되어 유럽이 성장하는데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20장 대화와 정치 마르크스와 공산당원, 정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그동안 각종 토론 모임에 참여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생각과 변화로 서술해 나간다. '지적 과시 대장'으로 본인을 드러냈는데 . . . 지금까지 아마르티아의 적극성과 친화력의 근원이 궁금했는데 . . 이 단어 하나로 이해가 되었다. 여성이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것도 박탈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보수주의자에서 노동당원이 되는 사람 등 정치적 입장의 변화를 겪는 지인들의 이야기, 사도회라는 조직을 통해 학문적 다양성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학문적 입장을 확장하고 견지해온 이야기 등이 졸업시험으로 마무리 된다. 다만 정치적 입장이 변화하는 사람들의 계기가 좀 더 자세하게 서술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궁금했다. 공산당원이 마르크스주의를 벗어나는 계기. 보수주의적 사고가 노동당원이 되는 계기 등등이 . ..
21장 케임브리지와 캘커타 사이에서 영국 학부생 유학생활 후 논문 완성을 위해 인도 실증자료를 얻기 위해 인도로 가면서 대학생을 가르치는 생활을 설명했다. 가르치면서 더 잘 알게 된다는 말이 와 닿는다. 자다브프루 대학의 경제학 교육과정을 꾸리는 이야기도, 각종 오해와 루머을 이겨내는 이야기, 자신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재회하는 소감, 소련의 흐루쇼프 동지 이야기. 프라이즈펠로우가 되어 학문에 매진할 수 있게 된 이야기, 학교 규칙을 어겼다 우회적으로 비난 받은 이야기 등이 편안하게 읽힌다. 읽는 속도, 몰입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아마르티아를 조금 많이 알게 된걸까? ㅋㅋ
22장 돕, 스라파, 로버트슨 자신의 학문을 지원하고 도와준 사람들과 학문적 연대, 입장차이, 인간적 관계 등이 서술되었다. 사제지간이 동료관계가 되면서 공동연구, 공동강의 등을 하면서 더욱 내실있게 성장해 가는 내용이었다. 경제학자로서 각 스승님의 입장차이가 설명되면서 다시 경제학 이론이 가득한 챕터였다. 스라파나 로버트슨의 이야기 읽을 땐 김민기님의 소식을 접해서 그랬는지 앞것, 뒤것 개념이 떠올랐다. 유명해진 동료 학자들 때문에, 출판경련 때문에 앞것이 안되는?, 못 되는 경우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비트켄쉬타인, 그람시 이야기도 . .
그람시 옥중수고 철학이 체계적으로 전문 훈련을 받은 직업 철학자의 특별한 범부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지적활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렵고 이상한 거쇼이리라고 여기는 널리퍼진 편견을 반드시 파괴해야 한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든 이에게 적합한 자생적인 철학의 한계와 특징을 밝힘으로써 모든 사람이 철학자임을 보여주는 것 p. 530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23장 미국을 접하다. 케임브릿지에서처럼 네편 내편 분명한 학파들이 서로에게 잘 준비된 공격을 퍼붓는 것을 듣고 있어야 할 때의 진빠지는 느낌없이 지적인 자극과 시간적 여유로 인해 MIT에서 경제학을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 스탠포드에서 개발경제학 수업을 대타로 하는 경험도 있었다. 미국에서 학문적으로 더 탐욕스러워진 아마르티아는 사회적 선택, 표현의 자유 운동 등으로 사회주의적 사고가 유럽과 미국에 확대되어 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나는 사회적 선택의 과정에서 토론이 어떻게 진전되며 어떻게 변화를 만드는지에 대해 가르치면서 동시에 많은 것을 배웠다. 어떻게 리더를 정할 것인가, 어떤 정책을 선택할 것인가 등의 주제가 표현의 자유운동을 이끌던 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논의되었으므로 강의실 밖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강의실 안에서 토론되는 내용들 사이에 으스스한 컨연성이 있었다. 설령 내가 중요한 연결고리를 놓치더라도 이론과 실전을 결합하고 잇는 뛰어난 학생이 누군가는 꼭 있어서 그 부분을 채워주었다. p. 546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24장 케임브리지를 다시 사고하다. 미국에서 돌아와 정통파와 반란파 사이의 공개적인 전투(논쟁) 속에서 주류 경제학자들의 견제로 후생경제학, 개발경제학 강좌 개설이 어려운 케임브리지 생활이 그려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수학, 천문학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으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랑게를 통해 모든 경제 현상이 경제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도 결정될 수 있음을 드러냈고, 불가능성 정리의 뷰캐넌과 애로우 논쟁을 통한 집합적 합리성이 요구되는 일관성 이야기, 그래서 자신의 기술선택에 대한 연구에서 집합적 합리성을 공리적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를 증명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람시, 스라파, 마르크스를 거론하면서 자유의 질을 논의하고, 개인의 자유, 부르주아적 자유, 평등주의를 언급하며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정작 공산당 정부들이 자유를 억압하는 일방주의 행태를 보이는 측면을 비판하였다.
정체성은 분쟁의 원천이 될 수 있고 정체성의 다층적인 측면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분열은 갑자기 나타날 수 있고, 적대를 부추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장되고 촉진될 수도 있다. p. 554 사람에게 압도적으로 지배적인 하나의 정체성이 있다고 보는 잘못된 개념이 불러올 수 있는 해로움과 폭력은 정체성과 관련된 또다른 문제를 수반할 수 있는데, 사회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을 잘못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p. 555 정체성은 변화 요인에 절대로 영향받지 않게 면역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체성이 계획된 조작에 의해 쉽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p. 558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정체성을 유일한, 그리고 매우 분열적인 범주화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석가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다층적인 정체성의 풍성함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본국, 시민권, 거주지, 언어, 직업, 종교, 정치 성향, 그 밖에도 수많은 정체성은 우리 안에서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고 그 정체성들 모두가 우리 각자를 가지 자신이 되게 해준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554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도 @유니크 님과 같은 대목에 강조해둬서 좀 더 자세하게 메모 남겨봅니다. 저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 가운데 하나가 정체성 지상주의에 대한 반대라고 생각해요!
저도 밑줄친 문장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체성의 "다층적"측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누군가를 A라는 정체성만으로 판단하거나 적대시하지 말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어렵겠지만요ㅜ)
저는 오늘 5부를 읽으면서 벽돌책 하나 마무리 하려 합니다 덕분에 더운 여름 선풍기 앞에서 독서삼매경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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