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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너울 작가의 <나의 퍼리 대통령님>, 이 작품을 읽고 저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에 대해 다시 떠올려봤습니다. '내가 알던 그 설화가 무슨 내용이었더라?' 사실 설화 자체는 복잡한 인물, 사건,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당나귀 귀를 가진 임금님은 이를 숨기려 함구를 명했으나, 혼자 비밀을 간직하지 못했던 신하는 비밀을 대나무 숲에게 알리고, 결국 임금님의 비밀은 대나무 숲을 통해 만백성에게 알려진다는 내용이죠.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교훈을 주는 내용입니다.
그럼 <나의 퍼리 대통령님>은 어떤가요? 표면적으로 이 작품은 원전인 설화의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대나무 숲이 온라인 커뮤니티로 바뀌었을 뿐이죠.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바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다'가 진실이라는 것이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었지만, 대나무 숲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나간 '거짓' 소문을 바로잡기 보다는 그걸 '진실'이라고 인정하고 넘어가는 게 더 효율적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은 '진실'과는 관계없이 저마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며 살아갑니다.
얼핏 결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작품은 현대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이기도 하고 패러독스이기도 합니다. 서둘러 결론 맺기 전에 조금 더 친절히 설명해줬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 작품이었습니다.
[장르적 장르읽기] 3. 고전의 재해석 <모던 테일> 옛 추억 떠올리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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