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D-29
3부 1. 저는 소설가니까 문학 교육을 제안할게요. 특히 고전 문학을요. 사실 고전 문학은 이미 그런 교육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도저히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에게 인지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공감을 하게 되는 경험을 만들어주지요. 괴상한 논리에 빠진 도끼살인마(‘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라든가, 묻지마 총격 살인범(‘이방인’의 뫼르소), 자기 딸과 육체관계를 맺는 소아성애자(‘롤리타’의 험버트 험버트)의 내면과 고통을 수많은 독자들이 공감했습니다.
완전 동의합니다. ‘소설 읽기’라는 행위가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계속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간 거의 비문학 중심의 독서였는데요 최근에 ‘소설 읽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문학-비문학의 균형을 엄청 신경쓰고 있습니다!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일에서 비문학에 밀리면 자존심 상하니까 문학인으로서 열심히 쓰겠습니다! ^^
3부 2. 한국인, 한국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꼽으라면 역동성을 말하고 싶네요. 역동적이니까, 그만큼 가능성도 있는 문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참 부지런하고 기민한 것 같습니다. 자기 발전 욕구들도 강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려는 의지(그게 언제나 좋은 건 아니겠지만)도 큰 듯합니다. 좋은 비전을 만나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해요. 다양성 증진이나 집단주의 탈피 같은 문제에 있어서도요.
3부 3. 제 경험칙으로는 맞는 이야기이고, 그럴듯한 설명도 제시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어떤 집단이 집단적 특징을 지닐 수는 있지만, 그런 특징은 늘 관념이고, 그 관념에 딱 들어맞는 구체적인 개인은 아무도 없지요. 그래서 구체적인 개인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다 보면 그 관념이 약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멀리서 자주 보면 자기 눈에 보이는 걸 취사선택을 하면서 관념을 강화할 수 있겠지만, 취사선택하지 못할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면 개인들이 가진 구체성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연구도, 검증도 별로 안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다문화 시대에 여러 나라에서 빨리 연구해야 할 주제인 거 같은데요... 미라클 작전으로 아프간 난민 400여 명을 데려와서 함께 1년 동안 산 울산의 사례가 연구용으로 아주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관련 도서를 책장에 꽂습니다. 김영화 기자의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입니다. 추천하는 책입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2021년 8월 ‘미라클 작전’으로 카불에서 구출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가족(총 391명) 중 울산에 정착한 157명과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이야기.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아프간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한국 기관과 바그람 한국병원 등에서 일한 현지 협력자들로, 탈레반에게 부역자로 처단될 위험을 피해 한국행을 선택한 이들이다.
1.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도 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에 관해서 논하며 공감 능력의 확장과 사색 능력의 계발을 꼽았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인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인간의 모든 삶이 다 들어 있다고 추천하곤 하는데 우리에게는 두꺼운 장편소설, 대하소설을 읽을 시간적, 인지적, 감정적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대개의 고전들도 쉽지 않은 분량의 장편인데 그믐 같은 독서 모임을 통해 서로 독려하며 함께 읽는 움직임이 많이 필요 할 것 같아요. 2. 사회학자 김창환 교수의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한국 사회는 우리 통념과 달리 서구보다 계급 양극화가 심하지 않고 계급 이동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물론 모두가 계층 상승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지만요(https://sovidence.tistory.com/1027).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어떤 비전, 어떤 가치를 갖느냐에 따라 그 역동성의 발화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달라질 것 같습니다. 3. 일화적 사례 연구에서는 그럴듯 하지만 통제된 대규모 통계 연구로 어떻게 접촉 가설을 검증할 것인지 연구를 설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더불어 연구가 원래 밀접한 접촉이 편견을 줄였는지, 아니면 원래 편견이 별로 없어서 접촉을 그다지 꺼리지 않았는지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1. 소설가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이야기예요. 저도 잘 써먹고 있고... 소설가 아닌 분들도 소설의 유용성(?)으로 이런 말씀 많이 하시죠. 제가 읽은 것 중 가장 치밀하고 감동적인 버전은 스티븐 핑커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한 이야기였습니다. 핑커는 무려 근대 유럽의 인본주의 혁명의 배경 중 하나로 그 직전 유행했던 서간체 소설의 유행을 제시합니다. 2. 관념에 함몰되지 않은 연구자들은 사회학에서건 경제학에서건 많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기사도 많이 나왔고요. 한국 불평등은 세계적인 기준에서 양호한 편이에요. 그런데 대중의 인식은 매우 다르죠. 제 생각에는 한국에서 현실과 인식이 다른 가장 큰 두 가지 사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다른 하나는 20대 청년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통념인데, 실제로 한국의 엄청나게 높은 자살률은 엄청나게 높은 고령층 자살 때문입니다. 한국 청년층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별로 높지 않습니다. 청년층 사망 원인 중 자살이 1위인 것은 다른 이유로는 죽지 않는 선진국이라는 의미이고요. (다행히 노령연금 지급 이후 고령층 자살이 많이 줄었는데 저는 정말 사람 목숨을 구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책의 효과를 목격하고 나니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되겠더군요.) 이 주제로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최병천 소장의 『좋은 불평등』이었습니다. 한국 불평등이 언제 심화됐고 언제 완화됐는지, 불평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통념과 매우 다른 분석을 제시하는데, 설득력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3. 그렇겠지요? 그런데 다른 사회과학 현장 연구에 비해서 더 난도가 높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분석하기 쉬운 현장 아닐까 싶은데 제가 그런 연구방법론에 대해서는 무지하네요. 정밀한 연구가 어렵다면 언론이나 논픽션 저자들이 오래도록 울산을 살펴보며 르포를 써주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프로스펙트 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100대 지식인’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스티븐 핑커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폭력을 둘러싼 통념들’에 도전한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일반시민을 위한 한국경제 불평등 교과서’를 목표로 집필된 책이다. ‘시민을 위한 불평등 교과서’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정책 결정권자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바로 역지사지 능력이다. 잘 놀수록 인지 공감력은 커진다. 만일 우리 사회의 과도한 입시 경쟁이 평범한 학생들의 노는 시간을 빼앗는다면(빼앗아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공감력이 부족한 아이들로 채워질 것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03, 장대익 지음
즉 고난이 많은 집단일수록 엄격한 규범을 만들고 따르는 사회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집단일수록 느슨한 규범을 가진 사회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창의적 사회일수록 느슨한 규범이 지배한다. 일단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극심한 고난이 우리 사회의 획일성을 설명한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이 획일성은 우리 사회의 도약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14, 장대익 지음
실제로 우리 사회는 얼마나 경쟁적인가? 아니 우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쟁적이라고 자각하는가? 왜 그렇게 자각하는가?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48, 장대익 지음
다시 말해 내 주변이 사람들로 넘쳐난다고 감지하면 '아이를 낳는 것보다는 그냥 내가 성장해 경쟁력을 길러야겠다'는 판단 회로가 작동해 출산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각하면 지각할수록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진화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환경을 어떻게 지각하는가'다. 객관적 환경이 어떠한가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자각하는가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결국 지각을 통해 적응적 메커니즘이 작동하니까. 인구 밀도가 높으면, 다시 말해서 사용 가능한 바람직한 자원에 대비해 경쟁자 수 혹은 인구 크기가 늘었다고 자각하면 진화를 거쳐 형성된 인간 심리의 반응 체계가 작동한다. 경쟁이 심하다고 자각하는 순간 사회적 공격성과 공격의 욕구가 증가하며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목표와 가치가 획일화되기 시작한다. 즉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점점 일원화된다. 가령 이른바 '스카이 대학에 들어가는 게 하늘의 별따기구나'라고 경쟁 지각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대개 경쟁을 포기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기보다는 그 목표를 위해 더 매진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헬조선'으로 가는 길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48-249, 장대익 지음
가치의 다양화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의 원심력이 커지도록, 즉 공감의 반경이 넓어지도록 자극하고 또한 넓은 공감력은 다시금 가치를 다양화하도록 작용할 것이다. 자라나고 태어나는 미래 세대가 획일적인 가치를 가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산다면 공감의 반경은 충분히 커질 수 없다.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과만 부대끼며 살다 보면 다른 가치를 지닌 타자를 인지적·정서적으로 공감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가치가 다양하다고 해서 갈등이 자동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 경험을 통해 공감력을 키워온 사람들만이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53, 장대익 지음
하지만 자칫 VR의 현란한 실감 기술에만 압도된다면 드라마를 보고 주인공의 불쌍한 처지에 눈물을 펑펑 쏟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깔깔 웃듯 타인의 비극을 스펙터클로만 소비할 우려가 있다. 진정으로 타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지 않는 것이다. 그저 분노했음에 만족할 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61-262, 장대익 지음
우리가 지구상의 동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문명을 이룩한 종이라는 사실은 호모 사피엔스는 오로지 경쟁만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살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을 누른 승리자가 모든 것을 차지했었다면, 즉 타인이나 외집단에 대한 배려와 협력이 없었다면 문명이 설령 탄생했을지라도 바로 파괴되고 말았을 것이다. 자,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하다. 공감의 반경을 확대하여 문명의 위기를 헤쳐 나가든가 서로 반목하고 고립되어 공멸하든가.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69, 장대익 지음
무작정 접촉한다고 해서 외집단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거나 다정함이 샘솟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집단 간 접축을 통해 공감의 반경을 넓히려면 첫째, 두 집단이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하고 둘째, 서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친밀하고 다양한 접촉이 있어야 하며 셋째, 상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집단 간 협력이 유발되는 접촉이어야 하고 넷째, 관습, 규제, 범이 허용한 접촉이어야 한다. 이 조건들이 만족되지 않으면 접촉은 오히려 편견을 증폭시킬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69, 장대익 지음
기후 위기는 우리가 현세대의 욕망을 격하게 공감한 나머지 다음 세대의 생존에 대해서조차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증손자들이 어떤 기후에 살든 현재 우리만 즐기면 그만이라는 생각, 즉, '현세대'라는 내집단에 대한 편애가 '다음 세대'라는 외집단에 대한 폄훼(저평가)로 이어지는 편협한 공감의 폐해이다. 따라서 정서적 공감을 넘어서는 인지적 공감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심리적 해법이 될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이 다음 세대에까지 뻗치기는 힘들지만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 다음 세대의 고통에 다다를 수는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역지사지이고 부족 본능을 이기는 힘이다. 기후 위기에서 인류를 구원할 힘도 공감의 원심력뿐이다.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79, 장대익 지음
1. “잘 놀수록 인지 공감력은 커진다.”(203쪽)는 문장에 밑줄 그었습니다. 놀이도 공감을 위한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을텐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놀이터는 텅텅 비어있고 학원 셔틀 버스가 바쁘게 돌아다니는 동네의 풍경을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 지난주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답변이 늦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가 흔히 자랑으로 여기는 한국인의 정마저도 선택적으로 발휘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어르신들이 점차 고령이 되면서 직접 밭을 가꾸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분들이 참 많아졌는데요. 어르신들께서 저를 포함한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셨지만, 외국인 노동자분들에게는 소리도 버럭 지르고, 밥도 앉아서 먹지 못하게 하며, 빨리 일하러 가라고 다그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봉사하러 온 대학생과 급여를 받는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다를 수는 있겠으나, 피부색과 외모가 다르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기는 편견이 없다고는 할 수는 없겠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그런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 아닐까요. 실제로 많은 차별을 당하기도 했고, 여전히 차별을 겪고 있기도 하고요. 갈수록 외국인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情)의 반경 역시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3. 제가 좋아하는 책의 문장을 인용하며 답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신이 우리보다 나은 점은 무한한 정보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때문에 신은 우리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조지 손더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255쪽) 한마디로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저자가 제안한 전략과 맞닿아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꾼 건 VR이 아니라 SNS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NS 속 세계는 비교로 인해 불행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소통을 통해 연대하는 불씨가 되기도 하니까요. (물론 순작용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은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SNS 세계는 텍스트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는 책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덴마크에서 시작된 ‘사람 도서관’ 프로젝트도 생각나고요. 그러므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책으로 여기고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시도가 많아진다면 공감의 반경도 더욱 넓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갈 때 서로 사랑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요. 말 그대로 책을 매개로 한 ‘그믐’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미래를 꿈꿔봅니다. 그믐에 이야기가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사람 도서관 같은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많은 분이 함께 하지만요ㅎㅎ)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엄선한 작품 7편을 토대로 그 수업의 비전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저자를 통해 체호프에게서 다음 페이지를 읽게 하는 힘을, 톨스토이에게서 인과성의 중요성을, 고골에게서 거짓으로 진실을 말하는 법 등을 배운다.
1. 놀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것, 다른 역할을 경험해 보는 것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일상에서 하는 상황극도 놀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런 놀이는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것인데, 어른이 되면 초자아가 강해져 즐기지 못하게 되죠. ㅎㅎ 체면을 버리고 더 많이 놀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2. 한국인의 정이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내집단 편향의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신 이 정이 우리와 다른 이에게 확장될 수 있음도 분명하죠. 예전에 한 중학교에서 이란 친구의 난민 인정을 받으며 썼던 입장문을 정말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언론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6640.html) "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 이란 친구의 난민 인정을 환영하며 상상해봤으면 합니다. 당신이 태아이고 어머니의 국적을 모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머니는 한국인일 수도 있고 미국인일 수도 있지만 시리아인이거나 예멘인, 이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난민에 대해 반대하며 추방하자고 말 할까요?" (...) 마지막으로 우리의 친구가 의지하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2018.10.19. ㅇ중학교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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