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D-29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가 실제로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아니니까 말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28, 장대익 지음
즉각적이고 자동적인 감정을 보였던 것 뿐이다. 다시 말하면 도덕 판단에서 감정과 이성이 함께 작용하기는 하지만 감정적 판단이 먼저고 이성적 판단은 그러한 감정적 판단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34, 장대익 지음
읽다 보면 뼈를 때리는 문구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괴롭히기도 하며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와 다르다며 누군가를 마주하거나 집단을 판단할 때 이미 가지고 있는 편견을 가지고 거슬리는 행동과 함께 불편하게 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정적으로 바라본 적들이 많았던 거 같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배워나갔던 교묘해진 차별방식들. 여성. 남성. 소수자. 난민. 이주자. 아이들 등등 이제는 내 주위에서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조차도 내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과 고정관념들을 조금씩 인식하며 그들과 평범한 방향으로 같이 가고 있는지. 아님 단단해져 가고 있는지 인정하기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현대에 이르러 먼 옛날 우리를 얽어매었던 부정적인 편견과 고정 관념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더 평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은 공허한 자화자찬일 수 있다. 어쩌면 미묘한 방식으로 고정관념은 더 강화되고 있늘지도 모를 일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38, 장대익 지음
타자의 입장에서 타자와 함께 느끼고 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을 공감이라고 한다면, 타인과 외집단을 향한 공감으로 나아가려면 우선적으로 그/그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42, 장대익 지음
고정관념에 매몰되면 공감의 반경을 넓히기 힘들다. 우리 연구에서 보여주었듯이 고정관념을 깨려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자주 만나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집단은 동등하다는 인식과 함께 집단 간 접촉에 긍정적인 사회 제도나 규범이 필요하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46, 장대익 지음
결국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마음 상태를 잘 이해하고 그/그녀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을 갖는 능력이다. 따라서 인지적 공감은 정서적 공감만 있을 때와 달리 장기적으로 우리 행동을 바꾸는 변화의 근거로서 작용할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159, 장대익 지음
저는 이 문장에 매우 동의합니다
@라아비현 동의를 표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른 한편으로 역겨움은 동일 종족에 속한 구성원을 식별하는 기능도 한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24쪽, 장대익 지음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대학교 사발식 같은 것도 있었죠. 담배꽁초나 침을 뱉어 더럽게 만든 술잔을 함께 공유하며 우리는 같은 집단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문화.
결국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마음 상태를 잘 이해하고 그/그녀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을 갖는 능력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59, 장대익 지음
정서적 공감이 따뜻한 감정의 힘이라면 인지적 공감은 따뜻한 사고의 힘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160, 장대익 지음
따뜻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감이기에 다소 어렵고, 시간이 걸리고, 고차원의 인지 작용과 인지 부하가 걸리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도움을 주고받으며 느낌이 아닌 사고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 공감의 반경이란 책을 읽어 나가는 거 같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벌써 <공감의 반경> 3부에 대해 논의할 차례입니다. 3부는 '공감의 반경을 넓혀라'라는 제목대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인지적 공감을 훈련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합니다. 특히 독서가 공감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책을 읽고 소통하는 여러분은 모르는 사이에 인지적 공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아주 구체적인 문제로서 우리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이곳 한국 사회의 특징 및그것이 만들어낸 우리의 정체성과 공감 기르기의 관계를 논의하죠. 저자는 아주 단호하게 한국은 다양성이 부족한 나라라고 진단합니다. 독자 분들과 인지적 공감을 기르는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궁금한 것은 1. 저자는 인지적 공감 교육에 사용된 여러 사례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 느꼈던 감정을 회의하고 재평가하는 것, 독서하는 것, 엄마와 아기의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것, vr 기계를 활용하는 것 등등. 독자 여러분은 또 어떤 교육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왕 훈련이라고 한다면 도저히 인지적 공감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 예를 들어 출근길 지하철 환경에서 공감하기 같은 시뮬레이션이 생각납니다 ㅎㅎ 2. 저자는 한국인의 특성을 만든 다양한 지리적, 사회적 조건을 논의하며 집단주의 문화와 획일화가 우리의 다양성을 좀먹고, 종내는 인지적 공감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정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진단입니다. 인생의 정해진 루트와 정답이 있다고 믿고 조금이라도 벗어난 사람을 특이하게 취급하는 우리 문화에서 내집단 편향을 없애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오늘날 한국인, 한국 사람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꼭 부정적인 면 말고 긍정적인 면은 없을까요? 3. 저자는 말미에 우리가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어떤 사람을 알게 된다면 그를 더 이상 증오하지는 못하게 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말이 이런 저런 일화적 사례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정말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전략일까 궁금해집니다. 어떤 사람이나 집단과 자주 접촉할수록 그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이 더 강화되는 사례가 있으니까요. 실제로 접촉 가설을 대규모로 연구한 결과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4. 또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나 문장이 있다면 자유롭게 올려주세요!
1. 우선 인지적 공감능력을 올리기 위해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례로 연구조사기관에서 진행하는 좌담회를 참석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가 발언하고 표현하는 것들이 변화의 매개체가 되어 자주적인 방향으로 변해갈 수가 있기 때문이죠. 롤플레이를 활용한 역할바꾸기나 사이코드라마에 직접 참여해서 나와 다른 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훈련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한국인들만의 고유한 정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적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감정은 "친절하고 잘 대해준다"라는 겁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느끼는 친절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진정 우러나오는 '정'이라는 문화는 내집단을 공고히 하는 측면도 있지만 외집단에 대한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저는 오히려 더 자주 외집단과 접촉을 해야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든 부딪혀봐야 파악이 되고 진단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외집단과 접촉하지 않으려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면 더욱 내집단으로 결속되고 그 틀이 단단해져서 이런 기회마저 저버리고 말테니까요.
그러네요. 심리 치료에서 사용하는 사이코드라마가 바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기를 연습하는 것이었죠! 저자는 독서가 공감력을 키우는 활동이라고 했는데, 사이코드라마를 생각해 보면 연극이야말로 최상의 공감 훈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저도 독서가 공감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를 읽으면서 내적 기쁨이 충만하게 차올랐습니다. 독서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든다는 문장을 읽으면서는 왠지 모르게 뿌듯하기도 했고요(하핫). 그리고 독서를 지속할 수로 뇌가 변화된다는 문장도 흥미로웠습니다. "독서는 인지적·정서적·사회적 뇌를 모두 변화시키는 가소성의 원천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다." 1. 저는 가치 측면에서만 본다면 어릴 때부터 주체성을 갖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토론 문화라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는 글쓰기라든지. 학업 성적이나 입시 논술을 위한 글쓰기 말고요. 저의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정답찾기나 줄세우기 문화가 팽배해서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거든요. "틀렸다"라고 지적받기 일쑤였고요.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외쳐대면서 정작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억압하는 게 어리둥절했습니다. 공교육에서 조금 더 이 가치를 알았으면 하는 게 제 이상이자 바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읽고 쓰기가 조금 더 습관화되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강츄베베 님이 말씀해주신 역할바꾸기나 사이코드라마도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실제로 심리상담을 받을 당시에 사이코드라마(심리극) 집단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그 상황에 너무 이입이 돼버려서 3시간 동안 펑펑 울다가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고 집에 돌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몰입도가 좋았는데,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제가 잊고 있던 과거의 경험을 다시금 떠올리기도 했어요. 여러모로 강렬했는데, 꽤 괜찮은 상담기법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단 상담이 끝나고 실제로 피해를 겪었던 당사자분이 저를 꼭 안아주셨는데(왜 니가 그렇게 울어? 라는 느낌으로다가, 허허), 그 경험도 참 묘했어요.
2. 문화적으로 엄격한 사회는 기존 질서와 규범, 가령 남성중심주의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 책의 문장처럼, 우리나라가 세대 간의 갈등이 유독 심한 것도 이 때문이라 여겨졌어요.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다 보니 조금만 다른 행동을 하면 경계하거나 교정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문화적 느슨함이 우리에게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선사한다는 문장처럼, 목표 지향적인 문화적 흐름에서 과감하게 벗어날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요). 제가 바라보는 한국 사람들은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일단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딘가에 소속되어야만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 같아 보이고, 조금만 다르면 자신과 비교를 하는 것 같습니다. 배려인지, 오지랖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조금 친해졌다 싶은 상대에게 마음껏 훈계를 늘어놓거나, 무언가를 계속 같이 (무리 지어) 하자고 하죠. 식문화에 과할 정도로 진심이고, 항상 치열하게 쫓기는 사람들 같습니다. 아이고, 근데 쓰고 보니 온통 부정적인 면만 있네요. 작년에 저희 회사 동료분이 캐나다로 이민을 가시면서 퇴사를 하셨고, 얼마 전에는 독일로 이민을 가신 분이 퇴사를 하셨어요. 제 가장 친한 어릴 적 친구도 지금 미국에 살고 있고, 올해 초에 영주권을 받았죠. 그 친구는 이제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건 왜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하지만 글쎄요, 저는 한국도 좋습니다(아직까지는요). 제 나라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제가 느낀 한국의 긍정적인 면은 뜨거운 사람들 같아요. 뭘 해도 열정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사람들? 그래서 진심이 과해져 오지랖이 되기도 하고(ㅋ), 선을 넘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부지런합니다. 한국 사람들 참 부지런해요(저 포함, 에헴). 덕분에 쉼 없이 무언가를 짓고 부수고 고치고, 아주아주 번잡스럽죠. 그럼에도 그 속도감은 어느 나라 못지않다 여겨지고, 책에서도 말했지만 똑똑한 사람들 같습니다. 독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제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언어 때문입니다. 한글이요. 저는 한글이 좋아요. 제가 외국어를 잘 못 해서 다른 나라의 언어들이 어디까지 입체감 있게 표현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글만큼 표현력이 풍부한 언어가 있을까 싶거든요. 이건 나름 자부심도 있는 것 같습니다. 노랗다는 표현 하나만 놓고 봐도 외국인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말들이 존재하잖아요? 이건 이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닌 이상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감각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 모국어가 저는 좋고요. 장르 중에서도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소설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말맛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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