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D-29
2. 거울 뉴런이 ‘미러링’을 통해 모방과 공감을 돕는다는 대목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타인의 표정을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도요.(23-26쪽)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상대방의 입장과 나의 입장이 유사할수록 공감하기 쉽다는 말로 느껴졌습니다. 다르게 말해 상대방과 나의 입장이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다면 공감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므로 인지적 공감이 자동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말’에 나오듯 공감이 미치는 반경을 넓히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타인의 입장, 경험, 감정에 관한 데이터베이스가 많이 쌓인 만큼 인지적 공감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감의 반경을 넓히기 위한 독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거울 뉴런이 시각 정보를 운동 신호 형식으로 변환하는 데 그친다면, 독서는 내면에서부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요. 알코올 중독을 겪은 정신과 의사가 쓴 논픽션 <중독의 역사>를 최근에 읽었는데, 중독이 꼭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수렁에 빠지는 메커니즘이란 걸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한때 술에 의존적으로 집착하던 때가 있었고,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제 자신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때로는 타인뿐만 아니라 제 자신에게도 공감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독의 역사 - 우리는 왜 빠져들고, 어떻게 회복해 왔을까심각한 알코올, 약물 중독자였던 저자는 정신과 교수 겸 의사로서 힘겨운 회복의 과정을 몸소 겪었다. 생명 윤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겪은 중독과 회복의 생생한 경험, 그리고 환자들의 사례를 들려주면서, 인류가 오랫동안 제대로 다루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lt중독&gt이라는 현상의 역사를 다채롭게 추적한다.
반갑습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를 지적해 주셨어요. 우리가 인지적 공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을 수 있는 경험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것, 정말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런 사고 실험도 가능할 것 같아요. 어떤 동굴에서 인지적 공감에 관한 무수한 과학, 사회학, 철학, 역사책을 읽어 인지적 공감에 관해 전문가가 된 독학자는 실제로 사람들의 세계로 나아갔을 때 인지적 공감을 발휘할 수 있을까?
오, 흥미로운 사고 실험입니다...! 독학자가 인내심까지 완벽하게 기르지 않는 이상, 막상 실제 세계를 겪으면 다시 동굴로 들어가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1. 좋은 질문 덕분에 오래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장대익 선생님이 ‘공감에는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이 있다’고 하셔서 오오 그런가 보다, 하다가 ‘공감을 정의하는 방식은 반드시 정서와 인지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라고 편집자님이 말씀하시는 걸 보고는 오오 그것도 그런가, 하는 보통 사람입니다. 어려운 문제네요. 제가 체감하기에는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매우 즉각적으로 발휘되는 공감(A)이 있는 반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설명을 들어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 공감(B)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제 경우 대체로 A는 장대익 선생님이 말씀하신 정서적 공감에, B는 인지적 공감에 들어맞습니다. (1) 그런데 A와 B가 서로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인가? 그게 A는 35퍼센트, B는 65퍼센트 하는 식으로 섞여서 발휘되는 걸까? (여기에 더해 C 공감, D 공감도 있는 걸까?) (2) 아니면 설명이라는 요소(e)가 있어서, 그게 뇌에서 짧은 경로를 거쳐서 공감을 출력하면 제가 A라고 느끼고(‘별다른 설명 없이도 즉각적으로 발휘됐다’), 긴 경로를 거쳐서 결과물을 내면 B라고 느끼는 걸까요(‘오, 이번에는 머리 좀 쓴 거 같으니 인지적 공감 같은데?’). 그리고 그 중간에 대해서는 ‘A와 B의 혼합물’이라고 여기는 걸까요? 얼마 전에 리사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자신 없는데, 배럿은 감정이 인지적 구조물이라는 주장을 펼칩니다.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것은 감정보다 훨씬 단순한 정동(affect)인데, 이것은 그냥 쾌감이나 불쾌감, 흥분감 같은 정도의 단순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우리 뇌가 이 정동을 바탕으로 주변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감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기분이 더럽지? 아, 내가 어제 실연당해서 그렇구나. 난 지금 ‘외로운’ 거야! 외로운 사람처럼 행동해야지.) 배럿의 주장을 접한 탓인지, 순식간에, 거의 본능적인 것처럼 튀어나오는 공감이라도 그게 우리 뇌가 열심히 짱구를 굴려서 만든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A와 B 사이에도 근본적인 차이는 없고 어느 정도 편의적인 구분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문외한인 제가 추측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만은. 다만 A와 B가 근본적으로 같다면, 누구나 충분히 설명을 들으면 인지적 공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니까 좀 더 희망적인 기분이 들긴 합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의학, 법률 제도, 자녀 양육, 명상, 심지어 공항 보안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정과 마음과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이 밝혀낸 연구 성과와 함께 감정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리사 배럿의 책은 저도 안 읽어봤는데, 굉장히 흥미롭네요! 바로 주문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감정도 색 지각처럼 우리의 반응에 따라 구성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네요. 어쩌면 모든 과학이 그렇듯이 새로운 증거가 쌓이면서 감정과 이성을 별개의 이론적 단위로 구별하는 방법론이 점차 무너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감정적 공감과 이성적 공감의 구별을 도덕심리학의 감정적 도덕 직관과 이성적 도덕 판단의 구별과 등치시키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에 나오는 흥미로운 심리학 실험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이트는 우리가 철학자처럼 도덕적으로 숙고하는 예는 매우매우 드물며 대개는 즉각적인 감정적 판단에 따른다고 주장하는데요, 그 증거로서 도덕적 말막힘 사례를 가져옵니다. 사람들은 국기로 변기를 닦는 행위가 아무런 유해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데도 즉각적으로 불쾌하다고 판단하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말하지 못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런 방법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는데, 이게 맞으려면 실험에 참여한 피험자는 모두 "해로운 결과는 도덕적으로 그른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결과주의자여야 합니다. 피험자가 결과주의자가 아니여서 해로운 결과와는 별개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감정과 추론이 별개이고 도덕 판단이 감정에서 먼저 생긴다는 말을 할 수가 없죠. 아마 그 피험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왜 국기로 변기를 닦는 행동이 그르다고 판단하는지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해 어떤 행동이 '본질적으로' 그르다고 생각할 때 이 '본질적으로'에 반드시 감정이 관계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도덕 판단이나 공감 역시 인지적으로 구성되는 것은 아닐지요!
강양구 기자님 덕분에 그믐에서 같이 읽었습니다. https://www.gmeum.com/meet/1287 ‘감정도 색 지각처럼 구성된다는 주장’이라는 요약이 아주 예리하십니다. 실제로 리사 배럿이 자신의 이론에 붙인 이름도 ‘구성된 감정 이론’이고, 그 이론을 설명하면서 색 지각을 비유로 활용합니다. 조너선 하이트는 저나 김새섬 그믐 대표나 아주 좋아하는 저자이고, 장대익 선생님도 유튜브 첫 회에서 다루시는 거 보고 ‘역시 좋아하시는구나’ 했어요. 가천대에서 장 선생님 뵈었을 때에도 하이트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하이트와 화상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 게 평생의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재미있게도 하이트가 공저로 쓴 책인 『나쁜 교육』에 리사 배럿이 나옵니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 대한 내용은 아니고 배럿이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 이야기를 하는데, 하이트는 그 칼럼이 좀 못마땅했나 봅니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배럿은 ‘말이 칼이 된다’는 의견이고, 하이트는 ‘말은 칼과 다르다’라는 견해입니다. 그러면서도 배럿에 대한 정면 반박은 피하는 분위기였는데 저는 하이트가 PC 문제에 대해 앞으로 좀 더 책을 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뭔가 할 말이 많은 거 같더라고요(배럿은 잘 모르겠습니다). 『나쁜 교육』도 그믐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https://www.gmeum.com/meet/1403
장맥주님 덕분에 리사 배럿 그믐 모임의 대화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저자 장대익 선생님이 진화학자이자 생물철학자로서 인간 도덕성의 진화와 그 윤리학적 함의를 연구하셨기에 하이트 같은 도덕 심리의 경험 연구자를 많이 소개하고 인용하여 <공감의 반경>의 내용과 의미가 더 풍부해진 것 같습니다. 하이트와 인터뷰도 하셨다니! 유튜브에 있을까요?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ㅎㅎ 하이트는 이제 엠지세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도 연구하던데 행복-도덕 심리-이제는 교육 및 청소년 심리로 넘어가는 그의 지적 여정이 대단합니다.
63페이지에서 "손 세정제를 갖다 놓은 곳의 피험자들은 정치적 성향이 좀 더 보수적이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보수성과 청결에 대해서도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에서 잘 설명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학자가 <공감의 반경>에도 자주 등장하여 반갑네요.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현재 영미권의 가장 ‘핫’한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 책 《바른 마음》을 통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에 놓인 ‘바른 마음’을 발견한다. 하이트는 직접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 이유를 밝혔다.
https://www.youtube.com/watch?v=wiSe4jqRHG8 40분 56초부터 나옵니다. 으핫핫. 『나쁜 교육』의 후속작을 무척 고대하고 있습니다. 『나쁜 교육』에서 뭔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있는 거 같았거든요.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와 교육단체 수장 그레그 루키아노프는 ‘대단한 비진실’들이 어떻게 미국의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오늘날 대학 공론장 악화의 배경에는 세 가지의 잘못된 믿음, 즉 대단한 비진실이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3. 무척 흥미로운 질문이라 좀 더 생각해 보느라 답이 늦어졌습니다. 제가 학부 때 들었던 진화심리학 수업에서는 상대방이 내 도움을 갚을 수 없는데도 베푸는 친절을 ‘평판’과 관련지어서 해석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사심 없는 선행에는 평판이 상승하는 이득이 따라오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인간 사회는 언어를 통한 입소문이 빠르기 때문에 평판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겁니다. 이를 ‘간접 상호성’이라고 하는데, 평소에 평판을 높여 놓으면 나중에 다른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논리를 통해 협력이 진화했다고 합니다.(1998년 수리 생물학자 마르틴 노바크와 카를 지그문트가 수학적 모델을 만들면서 대세로 자리 잡은 이론이라고 하네요) 이를테면 ‘지켜보는 눈’이 있을 때 더 착하게 행동한다던가, 자신의 선택이 다른 참여자들에게 공개되는 상황에서 기부를 많이 한다는 실험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합니다. 사실 간접 상호성 이론에 완전히 납득이 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 이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인간이 평판을 높이기 위해 계산적으로 선행한다는 게 아니지만,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처럼 이기적으로 구는 인간이 있는 반면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인간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렇게 보면 모든 걸 진화로 환원해서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선행을 베푸는 누구에게나 진정한 이타적 동기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진화한 마음 - 전중환의 본격 진화심리학진화심리학이 우리에게 어떠한 쓸모가 있는지, 인간의 마음과 행동, 본성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풀어놓는다.
간접 상호성 이론도 인간의 이타적 행위 동기를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호주의를 전제하는 이런 이론이 계산하지 않는, 진정한 이타적 동기를 지닌 인간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물학적 이타성과 심리적 이타성을 구별해서, 타 개체의 번식 성공도를 높여서 나의 번식 성공도를 높이는 생물학적 이타성을 증진한다는 궁극적 목적을 위해 유전자는 개체로 하여금 심리적 수준에서 사심없이 타인을 도와야 한다는 동기를 일으키도록 만들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나와 별 관련 없는 먼 곳에 사는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도 이런 진화적 성향의 작동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우리 조상의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가까운 타인만 도왔겠지만 일단 사심없는 이타심이 진화했다면 그것이 텔레비전으로 보는 이국의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이런 순수한 이타적 동기, 도덕적 마음, 타인에 대한 공감을 어떻게 증진할 수 있느냐에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공감의 반경>은 바로 그 점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72 페이지에서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도 사회적 거리를 좁"히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온라인 독서모임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1부-2번. 의식적으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을 발휘하는 저만의 방법이 있어요. 일종의 '상상 놀이'입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모두 차분히 하차하는 가운데 뒤에서 저를 밀어 대며 극악스럽게 내리려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을 때, 정말 화가 많이 납니다.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닌데 당하는 순간은 정말 짜증이 머리까지 솟구쳐요. 이럴 때 저는 그 아주머니에게 이름을 붙입니다. 이름은 최말순. 현재 나이 59세. 그 분은 6살 때 고향인 천안의 동네 장터에서 길을 잃어 어머니, 언니와 헤어진 뒤 보육원을 전전하며 어렵게 컸습니다. 지난 50여 년 간 그의 삶이 얼마나 팍팍했는지는 말 안 해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우연찮게도 한 달 전 가족과 연이 닿았습니다. 이제 어머니와 옛날 이야기도 하고 잃어버린 가족의 정도 찾으려는 찰나, 어머니의 오랜 지병이 도져 방금 중환자실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달 받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최말순 님은 지하철 역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얌전히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최말순 님은 앞에 아무것도 모르고 서 있는 김새섬을 밀치며 어머니에게로 달려갑니다. 엄마,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 최말순 님의 눈에는 눈물이 흐릅니다. 이렇게 제 맘대로 상상하면 조금 화가 누그러집니다. 진실을 누가 알겠습니까? 실제 그 분은 더한 상황에 있는지도 모르지요.
1. 공감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부정적으로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서두에 나왔던 타인이 슬퍼하면 슬퍼해주고 기쁘면 같이 기뻐해주는 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순히 느껴왔던 이런 공감의 이면을 보고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감이라는 좋은 표현을 포장하며 무분별한 집단주의를 양산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2. 상황적인 부분에서 큰 영향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닐 때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과 직접 그 업무에 투입되었을 때 관점은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경험적으로 축적이 되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신념에 믿음이 생겼다면 인지적인 공감이 자연스럽게 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3. 인간의 감정은 지구 반대편의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아픔에 신음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 선뜻 손을 내밀 수 있는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정서적 공감을 통해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이죠. 4. 한 집단 내에서 중국집에서 점심메뉴를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했을 때 나는 짬뽕이 먹고 싶은데 나를 제외한 다수가 자장면을 선택한다면 먹고 싶은 짬뽕을 포기하고 메뉴를 통일했을 때 빨리 식사할 수 있는 자장면을 선택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가 짬뽕을 선택한다면 물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가 있지만 자장면이 먼저 나온다고 해도 짬뽕이 나중에 나왔을 때 내가 식사하는 시간까지 이들이 기다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자리잡을 수 있죠. 집단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불편한 동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2. 노력을 발휘해서 인지적 공감을 발휘해 봤고, 그런 인지적 공감을 발휘하도록 다른 사람을 이끈 적도 있습니다.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을까요?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초반에 ‘뭐 저런 쓰레기 같은 인간이 다 있나’ 싶은 캐릭터가 중반 즈음부터 이해가 가더니 마지막에 푹 빠져들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책을 완독해야 한다는 의무감, 티켓 값이 아깝다는 생각으로 2시간을 꾹 참는 게 바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로 인지적 공감이 발휘되는 거고요. 소설가와 극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인지적 공감을 발휘하도록 이끄는 사람 아닐까 해요.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고 해서 습관처럼 저절로 인지적 공감이 솟아오르는 것 같지는 않아요. 매번 설득력 있는 서사가 필요해요. 그런 서사가 부족한 작품을 볼 때, 인지적 공감이 결코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건 아님을 여실히 깨닫습니다.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인물에 공감하는 놀라운 체험을 하고 난 독자나 관객은 자기 주변의 사람들도 다른 눈으로 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픽션의 순기능 중 하나이고요. 그래서 저는 나쁜 놈이 끝까지 나쁜 놈으로 남아서 처절히 응징당하는 ‘사이다 스토리’를 마음 속으로는 우습게 여기고 있습니다.
3. 거울 뉴런이라 부르든 뭐라 부르든 사람의 공감을 아주 빨리 발동시키는 특정한 정보와 매체들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문외한의 생각이라 별 의미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표정 같은 겁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이 있죠. 그걸 보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그 부모의 고통을 알아차리고 저항할 겨를도 없이 울컥합니다. 그 부모가 외국인이어서 무슨 언어를 쓰는지 몰라도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때 자식 잃은 부모의 고통은 언어가 아니라 표정을 통해 전해지니까요. 그래서 이런 경우 TV로는 고통이 아주 잘 전달되는데(표정을 볼 수 있으니까) 라디오로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정보는 시각적인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면 외집단 내집단 할 거 없이 공감을 두루, 빠르게 일으키는데, 상대에 대한 격렬한 분노나 증오심을 품고 있는 경우에는 그런 정보와 매체도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설명이 좀 두서가 없네요.
<1부> 1. 제가 생각하는 공감이란? 우선 이 책의 저자이신 장대익 교수님이 진화학자이시니 진화생물학적인 시점에서 이야기해 볼게요. 공감이란 사회적 동물들이 진화를 거치며 가지게 된 적응 능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다른 개체와 어떻게든 협력해야 했기에 나 이외의 개체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이해하는과정에서 자연스레 가지게 된 특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을 무 썰듯이 딱 나눌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어떤 개념을 이해하거나 습득할 때 이항 대립을 통해 효과적으로 배운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서적 공감을 이해하기 위해 인지적 공감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물론 두 공감들은 서로 구분되는 특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학자들이 어떤 개념을 소개할 때 반대되는 쌍으로 설명을 하였다 할지라도 그 개념들이 현실 속에서 적용되고 관찰될 때는 두 개념 양극단의 어느 중간쯤…이 중간의 위치도 수시로 변한다고 생각해요. 2. 네! 저는 인지적 공감을 반복해서 발휘하면 그것이 새로운 신경회로를 만들고 어느 단계에서는 자동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생생한 예시입니다. 전 생전 처음 들어보는 낯선 아이디어나 사유 등을 책으로 접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여기 그믐에 계신 분들이 대부분 그렇겠지요+_+) <공감의 반경>에서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시스템1과 시스템2를 소개하고 있으니 이 언어들을 활용해서 말을 해볼게요. 넵 저는 시스템2를 활용해서 처리해야 하는 것들도 반복하다보면 어느덧 그것이 시스템1에서 처리가능한 것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3. 이것과 관련해서 최근에 서문과 1부를 읽은 루이스 다트넬의 <인간이 되다> 에서 관련되는 내용을 본 것 같아요. 이 댓글말고 다른 댓글에서 보강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4. 1부는 그간 읽어왔던 책들이 계속해서 소환되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각 장마다 문제제기+논증+우리가 앞으로 공감의 반경을 넓히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방향성 제시!! 하고 있어 무척 유익하고 계몽적입니다.
누군가는 말한다. 오늘날 가속화하는 혐오와 분열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 부족해서라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감은 만능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공감을 깊이 하면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우리의 편 가르기는 내집단에 대한 과잉 공감에서 온다. 대체 무슨 말인가? 공감은 일종의 인지 및 감정을 소비하는 자원이므로 무한정 끌어다 쓸 수 없다. 따라서 자기가 속한 집단-그것이 종교적 집단이나 정치적 집단이든 아니면 혈연 집단이나 지연 집단이든-에 대해 공감을 과하게 쓰면 다른 집단에 쓸 공감이 부족해진다. 자기 집단에만 깊이 공감하는 것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11-12, 장대익 지음
우리는 다른 이의 상태에 신경을 끄고 살고자 해도 거울 뉴런들이 늘 켜져 있어서 타인에게 마음을 쓰는 존재다. 남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아 귀를 막고 있어도 거울 뉴런들이 켜져 있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렇게 인간은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존재로 진화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7, 장대익 지음
이 대목에서 '내집단 선호성'에 관한 한 가지 흥미로운 진실이 나타난다. 그것은 집단을 나누는 방식이 흡연처럼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 기준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심지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우발적이고 임의적인 기준이라 할지라도 집단이 나눠지기만 하면 내집단 선호성이 발동된다는 사실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37, 장대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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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르소설을 모았습니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21. 모든 예측은 무의미하다! <엘리펀트 헤드>[박소해의 장르살롱] 10. 7인 1역 [박소해의 장르살롱] 7. 가을비 이야기 [일본미스터리/클로즈드서클] 같이 읽어요!
스토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스토리 탐험단의 첫 번째 여정 [이야기의 탄생][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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