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거울 뉴런이 ‘미러링’을 통해 모방과 공감을 돕는다는 대목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타인의 표정을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도요.(23-26쪽)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상대방의 입장과 나의 입장이 유사할수록 공감하기 쉽다는 말로 느껴졌습니다. 다르게 말해 상대방과 나의 입장이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다면 공감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므로 인지적 공감이 자동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말’에 나오듯 공감이 미치는 반경을 넓히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타인의 입장, 경험, 감정에 관한 데이터베이스가 많이 쌓인 만큼 인지적 공감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감의 반경을 넓히기 위한 독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거울 뉴런이 시각 정보를 운동 신호 형식으로 변환하는 데 그친다면, 독서는 내면에서부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요. 알코올 중독을 겪은 정신과 의사가 쓴 논픽션 <중독의 역사>를 최근에 읽었는데, 중독이 꼭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수렁에 빠지는 메커니즘이란 걸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한때 술에 의존적으로 집착하던 때가 있었고,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제 자신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때로는 타인뿐만 아니라 제 자신에게도 공감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독의 역사 - 우리는 왜 빠져들고, 어떻게 회복해 왔을까심각한 알코올, 약물 중독자였던 저자는 정신과 교수 겸 의사로서 힘겨운 회복의 과정을 몸소 겪었다. 생명 윤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겪은 중독과 회복의 생생한 경험, 그리고 환자들의 사례를 들려주면서, 인류가 오랫동안 제대로 다루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중독>이라는 현상의 역사를 다채롭게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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