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놓고 안 읽은 책들, 이제 쫌 읽자!!
책장 파먹기 (1) 이제야 읽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D-29
STARMAN모임지기의 말
STARMAN
“ 사피엔스의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어떻게 생태적으로 전혀 다른 오지의 서식지에 그처럼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다른 인간 종들을 망각 속으로 밀어넣었을까? 튼튼하고 머리가 좋으며 추위에 잘 견뎠던 네안데르탈인은 어째서 우리의 맹공격을 버텨내지 못했을까? 논쟁은 뜨겁게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가장 그럴싸한 해답은 바로 이런 논쟁을 가능하게 하는 것, 즉 언어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1부 인지혁명 / 1.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p41,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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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MAN
“ 전설, 신화, 신, 종교는 인지혁명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이전의 많은 동물과 인간 종이 "조심해! 사자야!"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인지혁명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령이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아침을 먹기도 전에 불가능한 일을 여섯 가지나 믿어버릴 수 있다는 데는 누구나 쉽게 동의할 것이다. 원숭이를 설득하여 지금 우리에게 바나나 한 개를 준다면 죽은 뒤 원숭이 천국에서 무한히 많은 바나나를 갖게 될 거라고 믿게끔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게 왜 중요한가? 허구는 위험한 오해를 부르거나 주의를 흩뜨릴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요정이나 유니콘을 찾아 숲 속으로 들어간 사람은 버섯이나 사슴을 찾으러 들어간 사람보다 생존 가능성이 낮을 것이다.
하지만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성경의 창세기, 호주 원주민의 드림타임 신화, 현대 국가의 민족주의 신화와 같은 공통의 신화들을 짜낼 수 있다. 그런 신화들 덕분에 사피엔스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유례없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1부 인지혁명 / 2. 지식의 나무 p48,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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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았다는 급진적 환경보호운동가의 말은 믿지 마라. 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물들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는 생물학의 연대기에서 단연코 가장 치명적인 종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만일 좀 더 많은 사람이 멸종의 제1의 물결과 제2의 물결에 대해 안다면, 스스로가 책임이 있는 제3의 물결에 대해서 덜 초연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만일 우리가 이미 얼마나 많은 종을 절멸시켰는지를 안다면, 아직 살아남은 종들을 보호하려는 의욕이 좀 더 생길 것이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1부 인지혁명 / 4. 대홍수 p117,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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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수렵채집인들은 그보다 더 활기차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적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 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p124,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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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종이 성공적으로 진화했느냐의 여부는 굶주림이나 고통의 정도가 아니라 DNA 이중나선 복사본의 개수로 결정된다. 한 회사의 경제적 성공은 직원들의 행복이 아니라 오직 은행잔고의 액수로만 측정된다. 마찬가지로 한 종의 진화적 성공은 그 DNA의 복사본 개수로 측정된다. 만일 더 이상의 DNA 복사본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 종은 멸종한 것이다. 돈이 없는 회사가 파산한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한 종이 많은 DNA 복사본을 뽐낸다면 그것은 성공이며 그 종은 번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1천 벌의 복사본은 언제나 1백 벌보다 좋다.
농업혁명의 핵심이 이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하지만 이런 진화적 계산법에 왜 개인이 신경을 써야 하는가?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호모 사피엔스 DNA 복사본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 삶의 질을 포기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 거래에 동의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농업혁명은 덫이었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p129,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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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왜 이렇게 치명적인 계산오류를 범했을까? 역사를 통틀어 사람들이 오류를 범하는 이유와 동일한 이유에서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추가로 노동을 더 하려고 결정할 때, 가령 씨를 표면에 뿌리기보다 괭이로 땅을 파기로 결정할 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러면 일을 더 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수확량이 많이 늘어날 거야. 흉년 걱정을 할 필요가 더 이상 없을 거야. 아이들이 배가 고픈 채로 잠자리에 드는 일도 없을 거야.' 그것은 이치에 닿았다. '일을 더 열심히 하면 삶이 더 나아지겠지.' 계획은 그랬다.
계획의 첫 단계는 원활하게 진행 되었다. 사람들은 더욱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내다보지 못했다. 추가로 생산된 밀은 숫자가 늘어난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했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p133,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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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베클리 테페라는 문화적 중심지는 인류에 의한 밀의 작물화, 밀에 의한 인간 길들이기와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기념물을 건설하고 이용한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식량이 필요했다. 어쩌면 수렵채집인들이 야생 밀 채취에서 집약적인 밀 경작으로 전환한 목적은 정상적인 식량공급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원의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기존에 우리는 개척자들이 처음에 마을을 세우고 이것이 번영하면 그 중앙에 사원을 건설했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괴베클리 테페가 시사하는 바는 그 반대다. 먼저 사원이 세워지고 나중에 그 주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p140,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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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들은 왕궁과 성채, 기념물과 사원을 지었다. 근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90%는 아침마다 일어나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며 땅을 가는 농부였다. 그들의 잉여 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다. 왕, 정부 관료, 병사, 사제, 예술가, 사색가... 역사책에 기록된 것은 이들 엘리트의 이야기다.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6. 피라미드 건설하기 p153,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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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더욱 흥미로운 질문은 사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 있는 자들에 관한 문제이다. 그들 스스로가 상상의 질서를 신봉하지 않는다면 남에게 그걸 강요하고 싶어 할 이유가 있을까? 냉소적인 탐욕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만, 아무것도 신봉하지 않는 냉소주의자는 탐욕스러울 가능성이 적다. 호모 사피엔스의 객관적인 생물학적 필요를 충족하는 데는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 욕구들을 충족한 뒤에는 더 많은 돈을 들여 피라미드를 건설하거나, 세계 여기저기서 휴가를 보내거나, 선거운동에 자금을 대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테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주식시장에 투자해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겠으나, 진정한 냉소주의자에게는 이 모든 일이 완전히 무의미하게 느껴질 것이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6. 피라미드 건설하기 p168,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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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화, 인권, 미국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수십억 명이 공유하는 상상 속에 존재한다. 한 개인은 누구라도 그 존재를 위협 할 수 없다. 만일 나 혼자 달러나 인권, 미국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해도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런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며, 이를 변화시키려면 수십억 명의 의식을 동시에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대규모 변화가 일어나려면 정당이나 이념운동, 혹은 종교적 광신집단 같은 복잡한 기구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복잡한 기구를 만들자면 서로 모르는 많은 사람을 협력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런 일은 오로지 그들이 뭔가 신화를 공유하고 있을 때만 일어난다. 그러니 현존하는 가상의 질서를 변화시키려면 그 대안이 되는 가상의 질서를 먼저 믿어야 하는 것이다.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제2부 농업혁명 / 6. 피라미드 건설하기 p176,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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