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

D-29
제게도, 제목으로는 예상할 수 없었던 그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 작품은 다시 읽고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것 말고는 다른 무엇인가를 하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 차이는 스턴과 제인 오스틴이 사물 그 자체, 인물 그 자체, 작품 그 자체에 관심을 두었다는 데 있겠지요.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베넷 씨와 브라운 부인,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주로 그리스 비극과 19세기 소설에서 '다시 읽고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것 말고는 다른 무엇인가를 하려는 욕망'이 생기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문학을 말하는 울프의 언어가 친근하게 다가서서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몇백 년의 시차가 있지만 고전을 대하는 마음은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독자와 작가의 이런 구분, 독자 편에서의 겸손, 작가 편에서의 전문가연하는 태도야말로 작품을 변질시키고 무력하게 만듭니다. 작품이란 독자와 작가 사이의 긴밀하고 대등한 연합의 건강한 산물이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9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이런 걸 추구하는 한국 소설이 있다면 당장 읽어보고 싶네요. 혹시 아시는 분은 추천!
가능한 한 아름답게, 무슨 일이 있어도 진실하게 묘사하도록 [...] 그녀는 우리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정신이요, 삶 그 자체이기 때문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9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다섯째 날] 〈시, 소설, 그리고 미래〉 (1927) 울프는 이번 글에서 미래의 문학에 대해 예측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삶에 대한 태도"(p.104)라는 키워드입니다. "삶에 대한 태도"에 따라 각 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고유한 특질을 가졌다고 분석합니다. 이제 시보다 산문이 "현대 정신의 특성으로 간략히 묘사하는 감정들"에 적합합니다. 앞으로 나타날 문학은 "시적인 특징들을 많이 지닌 산문이 될 것"이고, "그것은 시처럼 고양된 무엇을 지니되 산문의 평범함도 많이 지닐 것"이며, "극적이되 희곡은 아닐 터이니, 상연되는 대신 읽힐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우리는 생각과 꿈과 상상과 시를 원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시, 소설, 그리고 미래,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문학에서 향유하고 싶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는 문장입니다:)
모든 도구를 손에 든 채 예술이라는 좁다란 다리를 건널 수는 없다. 어떤 것은 뒤에 두고 오거나 아니면 중간에 물속으로 던져 버려야 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1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모든 순간이 중심이며, 지금껏 표현되지 않은 막대한 지각들이 마주치는 장소이다. 삶은 항상, 그리고 불가피하게,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보다 더 풍부하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2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저녁 늦게 돌아오는 일정이라 오늘도 밀리로...) <<에세이즘>>을 사서 좀 읽다가 말았더랬는데 오늘치 글을 다시 꼼꼼히 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는 그들에게 너그럽게 해주던 서비스를 우리에게는 베풀지 않는다"에서의 "서비스"처럼 번역되지 않은(?)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거슬려요;
“…Many reasons might be given, but here let us select only one, and that is the failure of poetry to serve us as it has served so many generations of our fathers. Poetry is not lending her services to us nearly as freely as she did to them. The great channel of expression which has carried away so much energy, so much genius, seems to have narrowed itself or to have turned aside.” (“Selected Essays”, p.74) 앞뒤 맥락을 덧붙여 말씀하신 내용의 원문을 첨부해 봅니다. 시와 문학을 논의하는 흐름에서 한글로 ‘서비스’라니 그야말로 거슬리는 표현이네요.ㅠ 앞 문장의 동사 serve에 이어 나오는 말이기도 하고, ‘도움’ ‘역할’ ‘활약’?... 같은 번역어들을 활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세상에, 저도 저 표현이 거슬려서 잠깐 눈쌀을 찌푸렸어요.
고심한 것 같은 번역어가 많이 보였는데, 이 '서비스'는 왜 그랬을까 싶네요. 예전에는 '봉사'라고 많이 번역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대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 주는 것, 아니 짐작이라도 해보는 것이 비평가의 의무가 아닐까?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마음으로 무릎을 탁 친 부분. 정말로요, 어떤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든 싫어서든 그 책에 관해서 수다를 떨고 싶은데, 아무리 검색해도 비평 한 줄 나오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란...
인터넷서점의 '20자평' 같은 리뷰(?)밖에 의지할 게 없을 때 참 답답하죠. 별점조차 없을 때는 참...
우리 모두 삶과 썩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을 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좀처럼 얻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들, 불편한 각도에 서서 모든 것을 다소 삐딱하게 바라보며 좌절하고 불평하는 이들 말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