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이 좋아서 2>최양선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D-29
<휩쓸리지 않고 단단해지기> 정말 요즘 시대에 필요한 말인거 같아요~ 힘들때는 휴카페에서 달콤하고 따뜻한 바닐라 라테로 쉬어가도 좋겠네요 저마다의 휴카페는 정말 필요한거 같네요~~^^
저는 예전에는 카페에서 차 마시는 걸 돈 아깝게 생각하는 편이었는데요, (그깟 차 한 잔 얼마나 한다고 그렇게 비싸게 받는거지 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제는 차 값에 포함된 게 단순히 에스프레소 샷 하나, 따뜻한 물 조금, 우유 조금의 값이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실은 카페가 주는 그 공간감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일상에서 벗어나 안락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내가 고르지 않은 낯선 음악들을 듣는 그 순간에 값을 치르는 것이라 생각하니 가격이 이해되어요. 얼마 전에는 광교 카페 거리의 라파즈 라는 카페에서 오전에 커피를 마셨는데 내부 인테리어를 구경하고 카페에서 가져다 놓은 잡지들을 뒤적거리며 잠시 음악을 들었던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저마다의 휴카페는 정말 필요합니다. ^^
@고쿠라29 공간감... 맞아요.꼭 카페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겐 그러한 장소가 필요하죠. ^^
예전에 뉴스에서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을 소비하는 젊은층을 걱정하는 뉴스들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뉴스를 보며 '밥값보다 비싼 카페에 가다니 사치군!!(뉴스에서도 그러잖아)' 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가 제조업 수출 뿐 아니라 문화강국으로도 떠오르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더라구요~~~ 어쩌면 살아가는 건 밥만 아닌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과 잠깐의 풍요가 삶을 더 멋진 곳으로 이끌지 않을까 그냥 비약일 수도 있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고쿠라29님의 휴카페가 될 수도 있는 광교카페가 궁금해지네요~~ 전 한동안 동네 도서관 가는 길, 가로수 길에 있는 마들렌과 돌체라떼를 파는 카페를 참 열심히 다녔답니다~~^^
@거북별85 쉬어갈 수 있는 휴식. 잠깐의 풍요, 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그림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는 일도 멋진 일상이죠.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향유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었음 좋겠단 생각을 종종 합니다.^^
@최양선 10장 읽고 있어요. 조금 생뚱맞은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저는 친구 이름이 희진과 K 로 나오는 것이 신기했어요. 희진과 미라. 희진과 유진 이 아니고 왜 "K" 일까 하고요...나중에 나올 이야기의 뭔가 복선 같은 걸로 이름을 명시 안하고 "K" 라는 이니셜을 선택하신 건가 싶기도 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나중에 나올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면 알려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
@고쿠라29 소설에서 인물이 이름을 갖는 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 인물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k보다는 희진이 뒤에서 힘을 얻는 인물로 등장을 합니다. ^^
오! 제 예상이랑 반대였네요. 저는 K 가 중요 인물로 나올 줄 알았는데요...그리고 처음에 주대리가 나왔을 때도 드디어 첫 번째 악당의 등장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주대리가 제 예측과 전혀 다른 결의 사람이라 좋았어요.
@고쿠라29 네 ^^ 누구의 마음이든 깊이 들여다보면 이해되고 공감가는 부분이 있는것 같아요. 소설에서도 현실에서도요. 현실에서는 그게 어렵긴 하지만요.문학작품을 통한 간접경험 이란 마음의 공감이 아닐까 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일과 육아에 지치거나 도망가고 싶을 때 일 년에 한 두 번은 와요.’ (11장에서)영선과 함께 호텔방을 찾은 주대리는 영선에게도 그런 장소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주대리의 질문에 영선은 휴카페를 이야기합니다. 영선과 마찬가지로 저에게도 카페는 그런 장소입니다. 겉으로는 풍경이 되면서 안으로는 몰입할 수 있는 공간. 지금 이 글도 그곳에서 쓰고 있어요. ^^ 영선은 호텔방에서 주대리의 사정과 마음을 알게 됩니다. 어느 면에서 주대리 역시 외롭게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죠. 아무튼, 영선은 주대리와의 대화로 인해 부모님의 선택을 되돌아보면서 차츰 부동산에 시선을 두게 됩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쓰면서 저희 부모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죠 .) 영선은 앞으로 어떤 고민과 선택을 하게 될까요.
(11장) 항상 열심히 살아왔지만 빚에 허덕이던 부모님을 보며 영선은 그냥 묵묵히 안전하게 살아가길 원한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무원 공부도 열심히 했겠지요 하지만 어머니의 청약통장과 예전의 아파트에서 지냈던 어린 시절 기억들로 다시 그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가질것 같아요 (118쪽) 오늘은 달랐다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도 아빠와 엄마가 떠올랐다 열악했던 시간과 허둥거리며 뛰는 좁은 보폭이. 거인의 어깨에 올라탈 수 없었던. 올라타지 않았던 아빠와 엄마의 선택이 빚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영선은 주대리와 만난 이후 다른 선택을 할거 같습니다 얼마 전에 이재명씨에 관한 책을 잠깐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학업을 통해 가난을 벗어나고자 그에게 이재명씨 아버지는 '집을 사야 한다 내 집 한칸은 있어야 한다'며 그에게 계속 일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하더라구요~ 수십년 전에도 그랬던거 보면 이런 주거에 대한 깊은 문제는 대한민국만 이런걸까요?? 다른 나라들도 이런걸까요?? 아!! 조세희님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서 아파트 입주권도 생각나네요~~~
@거북별85 네 다른 선택, 영선의 어떤 선택이든 응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는 11장과 12장을 동시에 이야기 했다는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늘과 내일은 쉬어 갈까 해요. ^^ 편안한 토요일 오후 보내고 계신지 궁금해요. 내일도 무탈하시길 미리 인사 전합니다. 건강한 주말 되세요~
네~작가님께서도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영선과 영우도 따뜻한 가을 햇살 맞으며 도란도란 보내면 좋겠네요~~
@거북별85 네 감사합니다.^^
11장에서 아픈 주대리에게 영선이 구급차를 불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옛날 생각이 잠깐 났어요. 신입 회사원시절 일하다 갑자기 눈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펑펑 나오고 눈을 뜰 수 없는데도, 무식하게 계속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동료가 지금 당장 조퇴하고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해줘서 병원에 갈 수 있었거든요. 저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아니라고 지금 하는 일 중요치 않다고 말해준 동료가 너무 고마워서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나네요. 저는 응급실은 딱 한 번 가봤는데 (식중독으로) 그 때 옆에 아무도 없이 혼자 가서 좀 그랬거든요. 주대리 옆에 영선이 있어주는 장면 보면서 안심이 되고 고마움을 느꼈네요.
@고쿠라29 좋은 동료분을 만나셨군요. 신기하네요. ^^
104 페이지에는 주대리가 물건을 싸게 사는 노하우를 알려주는데요, 저도 여기서 정보 좀 얻었네요. ㅎㅎ 제가 적립하는 건 CJ멤버십(의외로 쏠쏠), 지마켓 포인트, 신용카드 포인트 정도 밖에 안 되요. 예전엔 저도 빠릿빠릿 이런 할인 정보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그냥 놓았어요. 비싼 물건을 할인해서 사기보다는 그냥 최저가 검색을 애용 ^^
@고쿠라29 저도 CJ 적립을 하고 해피포인트 적립도 꼼꼼히 하고 있습니다. ^^ 캐시워크 앱을 이용하는데요. 걷는 걸 좋아해서요. 매일은 아니지만 하루 만보를 걷고 그렇게 적립이 된 돈으로 카페 쿠폰으로 바꿔서 이용하는데 성취감이 꽤 높답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13장에서는 김 과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영선을 감정적으로 타박하는 김 과장. 부당함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영선이 저는 좋더라고요. 20대 시절, 직장 생활을 하던 저는 영선처럼 말하지 못 했거든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김 과장에게는 성별을 부여하지 않았어요. 김 과장은 김 과장일 뿐이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 영선이 모델하우스를 다시 방문하는 장면을 보면서 주말에 만났던 지인분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2년 뒤쯤 지하철이 개통을 합니다. 역과 인접해 있는 곳에서 조만간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고요. 지인께서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분양가가 높아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요. 그곳이 최고 입지라 그분께서 오랜 시간 기다렸거든요.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작년과 너무 다른 상황이라서요. 책 속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영선에게 주 대리는 ‘모든 건 영선 씨 스스로 생각하고 정해야 하고요.’라는 말을 합니다. 저 역시, 그분께 전할 수 있는 말은 이와 비슷한 말뿐이었어요. 그분의 마음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 한 구석이 씁쓸했던 주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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