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이 좋아서 2>최양선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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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1장을 읽으면서 첫 문장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어요. '영선은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영선의 경우는 엄마를 떠나보낸 슬픔 때문이었겠죠. 영선은 엄마 품을 파고 들듯 장롱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오래된 청약통장을 발견하죠. 우리 모두에게는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 같아요. 또 생각지도 못한 순간 느닷없이 내게 다가와 준 무엇인가가 있던 날도요. 각자의 일상에서 잠못 이루지 못한 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아직 책을 읽지 못했지만 불쑥 댓글을 답니다. 저는 첫 집을 사려고 계약하고 돌아온 날 잠을 하나도 자지 못하고 꼴딱 지샜습니다. 기쁜마음은 전혀 없고, 대출이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이 너무 크더라고요.
@챠우챠우 챠우챠우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저 역시, 집을 계약하고 돌아온 날이 떠오르네요. 저희 가족에게도 첫 집이었어요. 계약하기 전에는 설렘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도장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서는 걱정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묘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 마음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첫 대출을 받았던 날이 기억납니다. 살다가 그렇게 큰 돈을 처음 빌려봐서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빚 세계에 나도 동참했구나.. 하고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뎌졌어요..^^ 1장에서 영선의 청약통장 대목을 읽으면서 제 청약 통장을 떠올렸어요.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만들었던 통장이었는데, 과연 내게 앞으로도 필요한 통장인가 하고요.
어머니가 떠난 상황이 처음부터 등장해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저도 부모님이 어렸을 때 만들어 주신 청약 통장이 있어요. '청약'이라는 말이 대체 뭘까요? 이 단어는 일상에선 주택 청약 말고 들어본 적이 거의 없네요. 전 '청약'에 대해 찾아본 것도 아주 최근이에요. 부동산 열풍이 불었던 근래 몇 년. 저도 저의 낡은 청약 통장을 들고 국민은행에 찾아간 적이 있어요. '국민주택' 이라는 단어도 그 때 처음 알고..마치 저만 모르지 세상 모든 것에 다 버젓하게 이름이 붙어 있는 느낌. 생생히 기억나네요. 자식은 아파트 살라고 쌈짓돈 모아 청약통장 만들어 주시는 부모님 마음. 그렇지만 제 경우에는 온갖 조건이 어려워 이해도 못하고 지금도 고히 가지고만 있는데요 @마토 님 말씀처럼 나에게 앞으로도 과연 필요한 통장인가 싶어요.
@고쿠라29안녕하세요. 고쿠라29님 우선 반갑다는 인사를 먼저 드려요. ^^ 청약통장, 미래는 알 수 없으니 고이 가지고 계셔도되지 않을까합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뒤늦게 반가운 소식 듣고 합류합니다. 세대주 오영선 넘 재미나게 읽었거든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올라온 글들 읽어보고 글 올려야지 했는데, 일단 넘 반가워 인사 남기고 첫줄부터 다시 읽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참에 세대주 오영선도 다시 읽고요. 작가님 호흡에 맞춰서.
@하현달 안녕하세요. 하현달님. ^^한 달 여 동안 함께 할 수 있어 반갑습니다. 세대주 오영선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 공간에서는 매일 한 챕터씩 읽으며 그 안에 있는 문장을 통해, 질문을 해볼까 해요. 책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상관 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미리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책 속의 인물들 이야기를 통해 나의 일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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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입니다. 2장에서 영선은 엄마 명의의 청약통장을 들고 은행을 방문합니다. 은행 직원이 영선에게 통장을 증여 받을 때 필요한 서류 등을 문자로 보내주죠. 이 부분을 쓸 때 실제로 제가 증여를 받는 것처럼 은행에 전화를 했었어요. 상담사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고 필요한 서류 등에 대한 안내 문자를 보내 주셨죠. 주 대리와 영선이 만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요. 주 대리는 제 주변에 계신 분을 롤모델로 삼았습니다. 그 분의 어머님이 실제로 부동산 투자를 해서 자산을 늘리셨거든요. 그 분 역시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계셨죠. (그 사실을 알았을 때 현실자각타임에 시달렸습니다. ^^;) 영선은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음악을 듣습니다. 저 역시 그렇답니다. 요즘 어떤 음악을 듣고 있나요? 제가 듣는 음악을 소개 하자면, '이고도의 마우스', '데이먼스 이어의 salty', '윤지영', '밴드 너드커넥션'의 노래와 그들이 커버한 노래들을 듣고 있어요. 가을 냄새가 나면 일부러 찾아 듣는 노래가 있는데요. '황치훈'님의 '가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입니다.
오늘 2장까지 읽었습니다. 필요 서류가 책에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서 궁금했는데, 실제로 상담 받으셨군요.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재미있습니다.) 근무 지에 있는 영선을 보니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점심이라도 두둑이 먹었음 좋겠는데, 고작 삼각 김밥에 두유 라니... 전 youtube 음악 채널을 즐겨 듣고 있는데요. 요즘 꽂힌 채널은 offweb입니다. 감도 높은 취향에 맞게 곡 선곡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매번 감동하며 듣고 있어요.
@마토 저도 영선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답니다. 저도 유튜브로 음악을 듣고 있어요. 마토님께서 꽂힌 채널, offweb노래들 들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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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입니다. 3장에서는 영선의 동생, 영우가 등장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영선은 세대주가, 영우는 세대원이 되었죠. 자매는 빌라에서 전세로 살고 있어요. 이번 장에서는 영선이 살아온 과정에 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영선은 그때 누군가와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것 역시 공짜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영선의 일상은 혼자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시간이 멈춰버렸다.' '모든 사물에는 엄마의 손길이 남아 있었고 시간이 깃들어 있었다.' 3장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모두 '시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요.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부동산을 사는 것은 시간을 사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이 소설을 쓰게끔 만들었는데요.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뒷부분에서 좀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조금은 가볍게) 나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면 어떨까요? ^^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가님의 팬입니다 이렇게 작가님과 대화를 할수있다니 영광입니다😍 시간... 저의 아이들과 함께한 지나간 시간들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사라져버린다면 나의 과거의 시간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느낌일것 같습니다.그래서 아이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므으음짜가자작작 안녕하세요. 그므으음짜가가작작님. 반갑습니다. ^^ 아이들과 함께 시간이라는 말에서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 사랑이 선생님의 삶의 자양분인 것 같아요.
“나의 시간”을 돌이켜 보니 뭔가에 열중하다가도 금세 흥미를 잃기도 하고 대충 살다가도 두려워져서 열심히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며 보내왔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간만에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생겨 사력을 다해 노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경제적으로는 걱정되지만 영선처럼 누군가와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게 공짜가 아닌데도 종종 그걸 합니다. 낯선 이들과는 아니고 오랜 친구들과.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저 에너지를 나눠받고 나눠가지는 게 다들 조금씩 필요한 것 같아서요. 아마도 그믐에 들어와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도 그래서 아닐까 싶기도 해요. 애를 써서 고립되고 싶지 않은 마음. 제 속에도 꽤 있습니다.
@세미언니 '애를 써서 고립되고 싶지 않은 마음', 제 안에도 분명 있어요. 이 마음이요. 저는 그래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요. 응원하겠습니다. ^^
전 요즘 시간 대신 '지금 이 순간' 을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제가 오늘 지인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홍대 경의선숲길을 갔습니다. 약속 시각 보다 일찍 도착해서 숲 길 벤치에 앉아 있었죠. 볕이 참 따뜻했고, 하늘은 높고 푸르렀고, 제 눈 앞에는 곱게 물든 단풍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가을 풍경이었죠. 자동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아이폰 카메라를 열어서 사진 한 장을 찍습니다. 찍은 사진을 한번 더 확인하고, 찍힌 날짜와 시간에 한번 더 눈 도장을 찍습니다. 일상 속에서 아주 사소하더라고 이런 감격의 순간을 시간 대신 기억하는 게 참 좋더라고요. ㅎㅎ
@마토 사진으로 그때 ''지금 이 순간'을 담으셨네요. ^^ 갑자기 언니네 이발관의 '순간을 믿어요.'라는 노래가 떠올라요. 저도 순간을 저장하고 있어요. 작년에 지인으로 부터 다회용 필름 카메라를 선물 받았어요. 필름 카메라는 사진을 즉시 확인 할 수도 없고 또 36장을 다 찍어야 인화를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필름이라서 그런가, 아끼게 되더라고요. 기다리는 재미가 있어요. 그때, 그 순간이 어떻게 남아 있을지. 오늘은 간만에 필름 카메라를 들고 나가봐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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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장입니다. 토요일 아침, 영선의 집으로 집주인이 찾아옵니다. 집주인은 아들이 결혼을 하는 데 이 집을 신혼집으로 쓰길 원한다고 말해요. 내년 4월 3일이 전세 계약 갱신일이라며 그때까지 비워 달라고하죠. (현재는 2017년 11월 말입니다.) 영선이 전세 계약서를 들고 부동산을 찾아가는 내용 등이 이어지는데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밀려들었다. 관성의 법칙처럼,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이 문장을 읽으며 관성에 법칙처럼, 찾게 되는 공간이 떠올랐어요. 제게 그러한 공간은 '구석'인 것 같아요. 카페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지하철에서도 꼬리칸을 향해 가죠. 스타벅스에는 긴 테이블이 있잖아요. 서로 마주 보며 앉아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그곳에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해요. 제게는 용기 있는 행동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관성, 내 몸에 스며든 습관, 덜어낼 수 없는 무엇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작가님 <세대주 오영선>이란 제목과 글어 이끌려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세 계약 갱신''관성의 법칙'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이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낯설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친숙해져야만 하는 이질적 단어같아요~~~ 관성의 법칙처럼 찾게 되는 공간은 우선은 집이지만 영혼이 지칠 때는 책향과 수많은 작가님들의 소근거림을 들을 수 있는 도서관이나 서점인거 같아요~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서 혼자 표류되는 기분~ 당장 누군가는 옆에 없지만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희미한 빛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찾게 되고 위로받는 곳이네요~ 관성, 내 몸에 스며든 습관은 '완벽주의 지향' 인거 같아요~~일과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데 한번씩 내 자신을 너무 지치게 하는거 같아요~ 아직 작가님 책을 만나기 전이라 좀 죄송하지만 받는대로 즐겁게 함께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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