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들은 나를 경탄케 한다. 언제나 그래 왔다. 그들이 어릴 때 나는 내가 지닌 어떤 것들로부터, 공포, 결혼의 혼란스러운 부분, 무의 나날로부터 그들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딸들에게 이 어떤 것도, 그들에게 유익하지 않은 나의 어떤 부분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럴 때면 나는 어둠 속에서 커튼을 치고 문을 닫은 채로 바닥에 누워 있곤 했다. 나는 "엄마 머리 아파.", "엄마 일하는 중이야." 하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보호가 필요한 것 같지 않았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고,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 같았다. "엄마는 마루에 누워 있어.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열 살 난 세라가 네 살 된 앤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괜찮아졌다. 그런 믿음, 해가 뜨고 달이 기울리라는 믿음과도 같은 믿음이 나를 지탱해 왔다. 신이 지속되는 것은 아마 이런 유의 일들 때문일 것이다. ”
『고양이 눈 1』 p.208,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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