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판단~~ㅎㅎ
[📕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최영장군
새벽서가
13. 생물학적으로는 인도인이지만, 그녀가 자라고 문화적인 연결고리가 가장 단단한 것은 미국이니 스스로는 미국인이라고 생각했을것 같아요.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 주인공이 아니라 인도계 미국인인 수키가 한국어를 하게 되는 설정을 통해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정체성에 대해 작가님이 이야기하시려던건가? 그런 생각도 했구요. 그렇다고 한 곳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만 살았던 사람이 여러가지 정체성을 갖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에요. 수키처럼 이민자를 내세움으로서 조금 더 극적으로 보이겠다는 생각이에요.
최영장군
말씀하신 부분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이어서 연계한 함께 나눌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윈도우
저도 미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에 대한 경험이나 기억이 거의 없다는 차원에서 인도인이라고 보기 어렵고 거의 생물학적 탄생지 정도의 의미만 가질 것 같네요. 또한 정서나 사고 방식, 생활 방식이 다른데 단지 한국말을 잘한다고 한국인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법적, 행정적인 구분이 아니고서야 이런 구분이 정확치도 않고 또한 불필요하게 보이긴 하지만요.
밍묭
저는 미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생물학적인 것보다는 본인이 형성한 유대감을 토대로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최영장군
미국인이라 선택하시는 독자분들이 많군요~ ㅎ
은쏘
수키는 미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인으로 태어났어도 미국으로 입양되서 사고 전까지 쭉 미국인으로 살아왔으니까요. 한국에 와서도 수키는 한국인이 아닌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 취급을 받는 걸 보면 소설 속 인물들에게도 수키는 미국인으로 보여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영장군
말씀대로 자기도 타인도 공통으로 느끼는 정체성...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전승민
오 이것도 문학을 읽는 데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지점인데요! 말씀해주신 대로 작품에 대한 여러 사전 정보는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고, 때로 큰 방해물이 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늘 최소한의 정보를 아는 상태에서 작품을 마음껏(?) 읽고, 덮고 나서 이런 저런 의미들과 생각들을 정리할 때, 그때 가장 마지막에 작가에 대한 실제 정보들을 좀 찾아보는 편이에요. 작품을 읽는 동안 저에게서 생겨났던 여러 생각이나 의미들이 작가의 정보로 인해 생겨나는 편견이나 선입견들을 깨는 경험들을 꽤 많이 하게 되기도 하거든요.
이를 테면, 영어 식 이름을 가진 작가가 썼다는 사실만 가지고 어떤 소설을 읽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 작가가 이름만 영어이지 실은 아시아계 이민자 영/미국인이었다던가, 할 경우에 이제 작품을 읽고나서 다시 정리할 것들이 많아지죠. 만약에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고 읽었더라면, '이민자가 쓴 소설' 또는 '이방인의 영어' 등 독자가 만든 선입견에 갇힐 확률이 컸을 텐데, 그걸 모르고 작품 자체만 읽을 때 훨씬 더 자유로운 감상을 할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이러한 실제 정보들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고 다만 작품을 모두 읽은 나중에 더 중요해져요.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여러 멋진 것들이 작품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근데 그것이 알고보니 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깨는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나중에 생겨나는 범주, '이민계 미국인의 소설'이라는 개념이나 범주에 대해서 우리가 읽었던 새로운 자질들을 바탕으로 새로고침하게 되지요.
최영장군
'새로고침'이라고 짚어주시니 바로 와닿네요~ 한 사람을 알아가듯 한 작품도 새로고침을 통해 더 깊이 알아갈 수 있겠다, 싶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여기서 다같이 생각해 볼 질문이 있습니다
@윈도우 님 외에 여러 분이 말씀하신 내용인데요 국적이라는 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한가, 과연 중요한가에 대해서 독자분들마다 조금씩 견해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한국문학의 정의에 관한 질문에서도 나온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소설에서는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14. 왜 소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은 수키의 모어나 모국과 같은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일까요?
법적, 행정적 구분 외에 국적이라는 정체성이 문제되거나 중요시 되는 상황은 대체로 어떤 경우일까요? 더 확대해서 소설 속에 나오는 여러 정체성인 국적, 인종, 언어, 종교 등이 중요시되거나 문제가 되는 상황, 갈등으로 비화되는 상황은 어떤 경우일까요?
밍묭
조선족 얘기를 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이분들이 나온 프로그램을 유튜브로 접하게 되었는데, 이분들이 말하기를 한국 사람들이 본인들을 한민족 동포로 봐주지 않아 섭섭하다는 뉘앙스로 인터뷰를 하시더라고요. 정부나 매체 차원에서는 조선족을 동포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인들과 조선족이 과연 근본적으로 다른 정체성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지 의문이기는 합니다...ㅎ
이렇게 얘기하니까 정체성이 소통에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새삼 깨닫는 것 같아요.
최영장군
말씀대로 소통 문제, 언어적 소통 외에도 가치관이나 신앙, 정치신조 등의 소통과 공유, 더 나아가 존중 혹은 공존 가능성 등도 관계 형성에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라아비현
저도 조선족 이야기입니다 국적은 중국 국적인데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요즘 조선족을 않좋게 보는 이유가 소수의 조선족들이 불법 체류및 범죄를 저지르는거 때문에 한국인들이 조선족을 않좋게 보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영장군
국내 거주 숫자가 워낙 많으니까 좋은 일로든 나쁜 일로든 아무래도 노출 빈도가 많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짐작은 그렇고 통계적 수치로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윈도우
사람들을 구분하는 다양한 기준들 중에서도 국적이 문제시 또는 중요시 되는 것은 그것이 바로 법적 구분과 효력을 갖기 때문으로 보입 니다. 그 외 민족, 인종, 언어, 종교 등의 구분은 법적 개념보다는 정체성의 관점에서 보는 사회적, 문화적 구분인 같구요. 국적의 법적 효력은 경제적, 사회적 혜택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근래에 들어와 생존권 문제까지 확장되어 더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갈등 상황은 민족이나 인종, 종교 때문에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지구요. 근래에 보았던 소설 중에서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소년과 백인 소녀의 사랑을 다루었던 <흐르는 강물처럼>이 인종 차별과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이야기들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이없게도 사실 세상의 모든 차별에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다름(또는 차이)에 대해서 그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믿음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쓰는지영입니다
@윈도우 국적이 갖는 법적 구분과 효력, 거기에 생존권 문제로까지 확장되어 복잡해지는 것 같다는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근래에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듯하고요.
장맥주
제 대답은 ‘집단적 정체성은 얼마든지 발명할 수 있고, 문제 삼는 곳 어디에서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점점 더 정체성을 발명하고 문제 삼는 세상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별로 어렵지 않게 ‘그믐 이용자’라는 정체성도 발명할 수 있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배타적 우월감 같은 것을 재료 삼아 더 끈끈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극도로 경계하는 일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탐구하거나 발명하는 것 자체는 효용이 있다고 봐요. 제 경우 ‘월급사실주의 소설가’라든가 ‘STS SF’ 같은 말을 지어냈고 거기서 소설가로서 제 정체성을 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 작업도 더 뾰족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끈끈한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정체성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마음이 들어요. 제가 속한 문학계를 예로 들면 저는 ‘장르 작가’라는 정체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최영장군
시간을 견다는 것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일 것 같은데, 당장의 먹잇감은 늑대들이 더 쉽게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기초과학(학문), 응용과학(학문)으로, 물론 명확한 경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구분하듯이 '지향점'의 차이에 주목해야지 작품 소재나 서사형식의 문제로 나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증류주는 고급, 발효주는 저급이 아니라 위스키도 위스키 나름이고 와인도 와인 나름이다, 어떤 지향성을 갖는 술인가가,굳이 카테고리로 나눠야 한다면, 좀더 타당한 분류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현재로선 그렇게 여기고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새벽서가
14. 올려주신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개인적으로 국적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것 같아요. 다만 이중국적 허용문제에 대해선 여러번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한국의 경우 특히 남성은 군대를 가야하니 국적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고, 동부유럽 국가들중 민족의 정체성, 국적(국가)때문에 긴 싸움이 이어진 곳들이 있제 않나싶어 떠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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