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새벽서가 흥미로운 표현이네요! '이가 나다'와 '이가 들어오다'라니... 치아 요정이 가지고 들어온 걸까요?
관점의 차이인것 같아요. 우리는 이와 잇몸의 입장(?)으로 보는 것같고, 미국에선 입안의 입장에서 보는거 같아요. 어떤 이유에서든 재밌긴 해요.
제가 모임에 너무 늦게 참여한 데다, 쌓여있는 글들을 아직 다 읽지 못했고, 또 책도 이제 겨우 4장까지 읽은 상태라서 질문을 드리기가 참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중복질문이거나 책에 나와있는 내용을 물을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태국에서의 경험에 대해 공유해주시면서 '모국어 간섭'에 대해 말씀하셨죠. 저는 요즘 외국인 선생님과 영어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영어를 참 한국인처럼 말하더라고요. 한국어를 영어로 단순 치환해서 말하다보니, 영어권에서는 쓰지 않는 표현을 자꾸 하는 거죠. 마치 '경험을 받다'처럼요. 그건 제 인식의 체계가 한국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키는 한국어를 정말 한국사람처럼 구사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수키 증후군'은 인간의 인식의 체계마저 바꿔놓는 것인지, 그래서 아예 사고 자체를 그 이전과는 다르게 하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독갑 4장까지 읽으셨다면! 다음 장에 힌트가 나옵니다ㅎㅎ 제 기준에는요. 읽으셨는데도 명확한 답을 구하지 못하셨다!! 그럼 다시 글을 남겨 주세요^^
무릎을 꿇고 다가오다니... 정말 놀랄 노자입니다. 너무 당황스러울 거 같은데요. 태국이 그렇게 동북아시아스러운 예의범절 문화를 지닌 나라인 줄 전혀 몰랐네요. 저는 최근에 젊은 기간제 교사 분이랑 저녁을 먹었어요. 제가 교권이 정말 추락했느냐고 여쭙자 그 분이 “요즘 아이들이 선생님을 편하게 대하기는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사례를 하나 들어주셨는데, 그 분이 점심시간에 급식실에서 학생부장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하신답니다. 학생부장 선생님이 중년 남성인데, 혼자 식사를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옆에서 같이 드셨다고 해요. 그런데 얼마 전에 학생들이 식판을 들고 와서는 “쌤, 왜 이런 재미없는 아저씨랑 식사를 하세요” 하면서 자기들이랑 밥을 같이 먹자고 하더라는 거예요. 바로 그 당사자인 학생부장 선생님 앞에서 말이지요. 그런 얘기를 듣는데 이건 스승에 대한 존경 같은 걸 다 떠나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다 싶더라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경험을 받는다는 게 이런 맥락에서 형성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내가 하는 경험은 위대한 왕이 있어 가능하고, 그 왕이 이 경험을 내게 내리셨고, 그러니 경험을 받는 것이다. 조심스러운 의견이나, 어쨌거나 제가 느낀 태국은 ‘경험을 받는다’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은 곳이었어요. 언어 때문에 이런 자세와 가치관이 형성된 건지 반대의 경우인지, 상호 작용의 결과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모어/모국어는 정체성이나 가치관,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제1언어가 바뀐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의 내부에서도 충돌이 일어나고, 소외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그로 인한 소외가 쌓이고 쌓이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의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저에겐 이 소설이었어요.
우와..경험을 받는다... 역시 단순 번역만으로는 내 생각과 문화가 완벽히 드러나긴 어렵겠어요. 예를 들면 it makes me happy. 이런 문장을 이것은 나를 행복해게 만든다. 이렇게 번역되도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않잖아요.. 어떻게 말하는 게 한국적 표현일까.. 고민해 봅니다. 요즘에 영어 번역식 어투가 점점 더 많이 쓰인다는 글도 봤어요.
언어, 정체성, 관계, 이질적인 것, 소외.... 저는 소설 초반에는 말씀 주신 것들에 대해 생각했는데,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상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누군가의 삶에 갑자기 훅, 하고 들이닥친 상실에 관하여... 상실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포착된 문장들이다, 이런 생각 엄청나게 많이 했습니다 수키도 상실 속에서 방향을 찾으러 애쓰는 것 같았고.... (물론 소설에서 세팅한 질병의 발생 기전상으로는 언어와 정체성, 관계 등에 관한 부분을 축으로 해서 돌아가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쯤에서 질문을 던진 당사자가 몇 줄 적어봅니다.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소설 쓸 때는 더, 더 생각했던 거 같아요. 전쟁 같은, 조금 거대한 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건 먼 이야기 같잖아요. 예멘이나 에티오피아에서 내전이 일어나고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하고, 그에 저항하고, 이게 한국에 살고 있는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요. 하지만 일부 지역, 국가에서 국한되는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폭염이나 지진 같은 재난, 팬데믹이나 전쟁은 한 나라가 감당할 수도 없고, 또 혼자서 감당해서도 안 되는 문제가 아닐까요. 우크라이나에서 밀 같은 식량을 재배하지 못하고, 또 인도 폭염으로 밀 생산이 막히고, ...언젠가 영국 마트에 식용유가 사라져서 피시 앤 칩스가 위협을 받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그때 한국도 식용유 구매 개수를 제한한다는 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원료로 사용되는 해바라기 씨는 우크라이나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고요. 전쟁 때문에 수출길이 막힌 거죠. 퍼펙트 스톰, 따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생기는 현상이 선명해진 것 같아요.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계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또 얼마나 상호의존적인가,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명확하게 체감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요. 총알이 날아오고, 누군가 다치고 죽고... 이런 게 sns 등의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되면서 전쟁의 아픔을 가까이에서 목도하는 것, 더불어 내 생존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았나... 하지만 동시에 너무도 익숙해져서 무뎌지기까지 하고요. 오늘도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어나서는 안 됐을 희생을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죠. 일단 저부터도요. 소외되고, 소거 혹은 제거되는 사람과 사건이 많은데 모두 수키 증후군의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잊은 것, 말해지지 않은 것 모두 수키 증후군과 다르지 않을 거예요.
성인이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사고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보면 언어가 바뀐 게 수키와, 다른 수키 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차원에서 살게 된 것과 비슷할 것도 같네요.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93, 지영 지음
위기 상황에서 나를 지켜 주는 이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지켜 줄까? 누구,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과연 나의 나라,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있는가? 당신은 선뜻 국가가 나를 지켜줄 거라고 말할 수 있는가?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p.134-135, 지영 지음
늘 배고픈 상태에서 쇼핑하듯 그믐 모임을 시작하는데, 늘 밥벌이 일에 치여 따라가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네요. 배는 계속 고프고.. 밥벌이 일 때문에 더 배가 고파지는 역설입니다 ㅠ 오늘 해야 할 일을 작파하고 139쪽까지 읽었습니다. :)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사람들은 예전에 <블레이드>라는 영화에서 본, 동 트는 아침 햇빛에 재가 되어 흩어지던 뱀파이어를 연상시킵니다. 모어를 잃고 자신이 소속된 언어공동체에서 쫓겨난, 그리고 모어를 대체한 낯선 언어의 공동체에도 수용되지 못한 수키증후군 환자들 또한 태양과 헌터를 피해 숨어다니는 뱀파이어와 비슷한 운명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감염원으로 치부되는 것까지도요.
할 일을 작파하시고 (진도도 많이 나가셨네요)... 하긴 장마 기간에는 빗소리 때문에, 커피나 차, 술, 부침개 그리고 소설이 더 당기는 것 같습니다
뜬금포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이 게시판에서 추천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읽어 보시면 제가 왜 추천했는지 아실 거예요. 자세한 내용은 스포라 올릴 수 없어용~~~
혐오자살제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조영주 작가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 <혐오자살>로 독자들을 찾아 간다. <혐오자살>은 몰입도 높은 이야기와 깊은 주제의식을 통해 또 한 번 조영주 작가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왜 추천하셨는지 읽어 봐야 안다니까 챙겨서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siouxsie 뜬금포라고 생각하지 않고! 읽어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읽어보고 싶어요!
저는 당당하게 살아갈 겁니다. 제 전부가 먼지로 사라질 때까지요. 어쩌면 한 시간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날 수도 있겠지만, 그럴지라도 두려움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98p , 지영 지음
그 뭐라고 해야 될까요?? 수키 증후군에 걸리면 몸이 먼지화가 된다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정체성과 연관이 어느정도 있는지요??
저도 이 책 읽으며 수많은 공격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요. 전 반대로 폭력을 이겨낼 힘에 대해 더 생각해 봅니다. 물론 대중에게 공격 당하는 일개 개인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죽고 싶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힘. '나를 파괴하지 못하게 하는 힘'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이런 것에 대해 전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무언의 따돌림을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고 믿던 사람들에게 당한 적이 있어 그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죽고 싶었고, 다 버리고 싶었지만, 먹고 살아야 했고, 늬들이 뭔데 나한테 이러냐란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몇 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잘 지내지만, 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끙....뒷끝작렬 지금 뒷 부분이 좀 남았는데, 수키가 사라진 것이 아닌 어딘가에서 꿋꿋이 살아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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