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 상황에서 나를 지켜 주는 이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지켜 줄까?
누구,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과연 나의 나라,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있는가? 당신은 선뜻 국가가 나를 지켜줄 거라고 말할 수 있는가? ”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p.134-135,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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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Hey
늘 배고픈 상태에서 쇼핑하듯 그믐 모임을 시작하는데, 늘 밥벌이 일에 치여 따라가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네요. 배는 계속 고프고.. 밥벌이 일 때문에 더 배가 고파지는 역설입니다 ㅠ
오늘 해야 할 일을 작파하고 139쪽까지 읽었습니다. :)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사람들은 예전에 <블레이드>라는 영화에서 본, 동 트는 아침 햇빛에 재가 되어 흩어지던 뱀파이어를 연상시킵니다. 모어를 잃고 자신이 소속된 언어공동체에서 쫓겨난, 그리고 모어를 대체한 낯선 언어의 공동체에도 수용되지 못한 수키증후군 환자들 또한 태양과 헌터를 피해 숨어다니는 뱀파이어와 비슷한 운명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감염원으로 치부되는 것까지도요.
최영장군
할 일을 작파하시고 (진도도 많이 나가셨네요)... 하긴 장마 기간에는 빗소리 때문에, 커피나 차, 술, 부침개 그리고 소설이 더 당기는 것 같습니다
siouxsie
뜬금포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이 게시판에서 추천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읽어 보시면 제가 왜 추천했는지 아실 거예요. 자세한 내용은 스포라 올릴 수 없어용~~~
혐오자살제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조영주 작가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 <혐오자살>로 독자들을 찾아 간다. <혐오자살>은 몰입도 높은 이야기와 깊은 주제의식을 통해 또 한 번 조영주 작가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저는 당당하게 살아갈 겁니다. 제 전부가 먼지로 사라질 때까지요. 어쩌면 한 시간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날 수도 있겠지만, 그럴지라도 두려움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98p ,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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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그 뭐라고 해야 될까요?? 수키 증후군에 걸리면 몸이 먼지화가 된다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정체성과 연관이 어느정도 있는지요??
siouxsie
저도 이 책 읽으며 수많은 공격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요. 전 반대로 폭력을 이겨낼 힘에 대해 더 생각해 봅니다. 물론 대중에게 공격 당하는 일개 개인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죽고 싶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힘.
'나를 파괴하지 못하게 하는 힘'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이런 것에 대해 전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무언의 따돌림을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고 믿던 사람들에게 당한 적이 있어 그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죽고 싶었고, 다 버리고 싶었지만, 먹고 살아야 했고, 늬들이 뭔데 나한테 이러냐란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몇 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잘 지내지만, 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끙....뒷끝작렬
지금 뒷 부분이 좀 남았는데, 수키가 사라진 것이 아닌 어딘가에서 꿋꿋이 살아 있었으면 하네요.
아린
네..저도 수키가 먼지가 되서 사라진게 아니라 어디에선가 꿋꿋하게 살아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먼지가 되서 손가락이 없어지고...막 그러던데. 읽다보니 그럼 마지막까지 남는 건 뭘까 혼자 생각해봤어요.
머리일까 심장일까..흠..그런거요)
siouxsie
저도 없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해 봤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지, 취약한 부분인지...아님 랜덤인지...
소설쓰는지영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세요!
siouxsie
그럼요. 이 작품은 한번만 읽을 거 같진 않아요.
생각할 거리가 정말 많아 여러 모임에서 읽어 보고 다양한 의견 들어 보고 싶거든요. 문장도 평범하게 쓰시지 않아 몇 번씩 다시 읽느라고 분량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아껴 읽고 있어요. 저에게 소듕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모신 하미드 작가님의 '서쪽으로'가 떠올랐어요. 어떤 문을 통해 난민들이 시공간을 이동하는 내용이었는데 특이하고, 이 작가 천재인가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본국의 문제 상황을 피해 다른 나라로 문을 통해 순식간에 이동했다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읽어 보셨을 수도 있지만 소개합니다.
서쪽으로LA 타임스 북 프라이즈, 애스펀 워즈 문학상 수상작. 단 네 편의 소설로 “한 세대의 가장 창의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라는 평을 들으며 이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로 떠오른 파키스탄 출신 작가 모신 하미드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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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흥미로워보이는 책이네요. 교보문고에 찾아보니 절판...
동네 도서관에 있나 한 번 봐야겠습니다. (아니 맨부커상 최종후보였다는데 왜 절판..ㅠ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쓰는지영입니다
@라아비현 수키 증후군 환자의 신체 먼지화와 관련하여 제가 이런 의도로 썼습니다!라도 밝히는 게 맞나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야기를 하자면요.
먼저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의 초고 설정은 ‘모어가 바뀌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보고됐다’까지였어요. 그러다가 소설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이렇게 배제되고 소외당하고, 그리하여 사회적으로 사망한 이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했고요. 근데 잘 그려지지가 않더라고요. 제 머릿속에서는 물리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들이.
그날도 그 생각을 하며 청소를 하는데 빛 사이로 떠도는 먼지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오후의 햇살은 강렬했고, 먼지는 부유하고, 먼지는 어디에서 기원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나한테서도 나왔겠지-사람은 많은 먼지를 유발하는 존재다-또 다른 존재에게서도 비롯됐겠지-오늘도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구나, 청소나 마저 하렴-청소는 귀찮다, 분명히 닦았는데 또 먼지가 내려앉았네, 귀찮은 건 나일지도 몰라-어, 어쩌면 이 먼지는 물리적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이의 흔적일 수도 있겠다-그럼 왜 수키 증후군 환자는 먼지가 되어 사라질 수밖에 없는가... 생각이 이렇게 뻗어가더라고요.
제가 내린 결론은 신체 먼지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관심과 외면이 빚은 결과’이고, 또 ‘공포를 불러오는 현상’이었어요. 나의 동네, 나의 나라 너머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죽음, 고난과 희생에 고개 돌리는 것, 그냥 무심히 지나치고 무엇보다 잊어버리는 것, 흔적도 없이 흩날려 사라지는 먼지가 망각의 증거가 아닐지, 생각하며 썼습니다. 시각적/물질적으로 변화가 일어났을 때에 사안의 심각성이 즉각적으로 받아 들여지고, 더 이상 타인의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도 함께 하면서요. 그러면서 다른 분들도 말씀해 주신 '공포'로 이어졌어요.
수키 증후군과 신체 먼지화를 ‘전염’으로 보는 게 의학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는 건 쓰면서도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으로 퍼지는 공포가 전염성을 가진 병과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밀고 나갔고요. 신체 먼지화와 관련한 인터뷰나 자료는 대개 ‘오프 더 레코드’로 표현되는데 이 부분이 ‘온 더 레코드’가 된다면 또 어떻게 될까요? 이 부분은 더 읽고 이야기 나눴으면 합니다.
신체 먼지화와 정체성 문제는, 함께 읽어주시는 분들의 생각을 엿보는 게 더 흥미로운데요. 이 모임이 끝날 때 슬쩍 말씀 드려볼까 고민 중입니다. 계속 함께해 주세요^^
라아비현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계속 읽어 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쓰는지영입니다
덧붙여, 거슬러 올라가면 서정주 시인의 <신부>의 영향도 있는 듯해요. ‘매운 재가 되어 폭싹 내려앉은’,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은’ 신부의 이야기 기억 하시나요?(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느낀 분노란란!) 제게 강렬하게 남은 이미지 중 하나거든요. 아직 쓰지 못했으나 오래 전부터 구상하고 있는 소설에 재로 내려앉아 바람에 흩날리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의 변형이기도 합니다.(어서 써야 할 텐데요....)
SooHey
정말 마음이 이상해지는 작품이지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고향 말로 '징하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서정주는 존경할 만한 인물은 못되지만, 이런 작품을 보면 대단한 한 끗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되네요.;; 소설 빨리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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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장군
이제 수북클럽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함께읽기도 절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진도 잘 따라오고 계신 거죠? ㅎ
오늘은 107페이지부터 150페이지까지 읽어 보려 합니다.
8장 앞부분에 아이섀도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요 아이섀도를 잘 기억해 주시고요.
그리고 수키가 한국에 방문해서 환영받는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예기치 못한 반전을 맞이하는데요. 디몰의 한 액세서리 가게에서 공개한 테러 당시의 CCTV 영상 때문이죠.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 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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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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