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장르읽기] 2. <SF 보다 Vol.1 얼음> 장르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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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도 poiein님 말씀 듣고 챗지피티에게 질문을 해봤어요. 다른 분들도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그 내용을 공유합니다. ----- '7백 년을 살고 사망한 빙하의 장례식'은 아이슬란드에서 2019년에 실제로 있었던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아이슬란드의 빙하 중 하나인 오크빙하(Okjökull)가 기후 변화로 인해 완전히 녹아 없어지자 이를 기리기 위해 열렸습니다. 오크빙하는 약 700년 동안 존재했지만, 최근 몇 십 년간의 기후 변화로 인해 급격히 녹아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는 더 이상 빙하로 인정받지 못할 정도로 작아졌고, 2019년에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과학자들과 환경 운동가들이 모여 상징적인 장례식을 열었고, 빙하가 있었던 자리에는 기념 동판을 세웠습니다. 이 동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Ok is the first Icelandic glacier to lose its status as a glacier. In the next 200 years, all our glaciers are expected to follow the same path. This monument is to acknowledge that we know what is happening and what needs to be done. Only you know if we did it. August 2019 415ppm CO2 이 장례식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매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살면서 '얼음'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낯설게 느껴질 줄 몰랐습니다. SF 장르의 접근은 원래 이런건가? 하며 읽고 있습니다. 낯선 글 읽기가 신선하긴 한데, 이해를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얼어붙은 이야기>를 읽으며 점점 얼어붙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기획자분들이 SF라는 장르 안에서 작가님들의 작품 영역을 최대한 넓혀드리기 위해 '하이퍼-링크'라는 형식으로 인트로를 작성하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독자들이 이 '하이퍼-링크'를 읽으면서 '얼음'에 대한 개념이 충분히 확장된 상태에서 단편소설들을 읽으면, 이 작품이 왜 '얼음'이라는 주제로 모을 수 있는 작품인지가 더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특히 '프리즈' 현상 같은 건 <얼어붙은 이야기>에도 출현하지만, SF에서 자주 써먹는 소재같고요 ㅎ 저도 <얼어붙은 이야기>를 읽고는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ㅎㅎ 그 이야기는 아래에 풀어볼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오늘부터 이틀 동안 곽재식 작가의 <얼어붙은 이야기>를 함께 읽어 볼텐데요. 짧고 흥미로운 이야기라 읽기에 무리는 없으실 것 같아서 안심했습니다 ㅎㅎ 이 이야기는 시작하자마자 세상이 얼어붙고 -이 부분이 '얼음'이라는 주제에 부합하죠- 주인공은 대놓고 독자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자신이 소설의 등장인물이라면서요. 작품을 여는 작가님의 독특한 방식에 제 심장이 쫄깃해졌습니다. '아니, 이렇게 대놓고 부조리극을??' 그리고는 금세 머리에 뿔 다섯 개가 달린 검은 형체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신선한 설정이 눈에 띕니다. 삶과 죽음의 운명을 바꿔줄 수 있는 신이나 악마적인 존재인 이 뿔 달린 괴물(?)을 SF 세계관에 집어넣으면서, 우주의 무한한 가능성 안에서 탄생한, 우리에게나 전능하게 느껴지는 과학적 존재로 치환한 것입니다. 여기서 이 괴물이 '악마'였다면 이 작품은 판타지가 되었겠죠. 하지만 작가는 이 존재의 실존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납득 가능하게 설명해냅니다. 그리고는 질문을 던지죠.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사람 목숨이 중요한가요? 그 많은 별과 은하계가 생기는 데도 몇십억 년의 세월이 필요한데요. 그것들을 모조리 다 없애도 기분이 언짢지 않으세요?' 제가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일단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작품의 결론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아서요. 그래서 저는 <얼어붙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이 글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혹은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독갑 님 <얼어붙은 이야기>의 결론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결국은 생사귀도 별과 은하계의 소멸도 없는, 아이스 때리기에 당한건가요? 저도 "이 모든 시간과 공간이 뭔지" 그 답을 알아, 정말 기분 좋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으로 온몸에 힘찬 기운이 돌아 즐겁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작품을 두 번 이상 읽었지만, 여전히 결론을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ㅎㅎ 그래도 제가 생각한 바를 풀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STARMAN님이 말씀하신대로 주인공이 이미 아이스 때리기에 당해서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갖가지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근거로 주인공은 '새로 개발된 초소형 자율 주행 개미 로봇을 ~~~ 레이저 빔 암살용 저격 총으로 저를 아주 멀리서 공격해 사살하려고 한다든지...' 같은 이야기를 하죠. 환각이나 망상 같은 정신착란 증세가 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죠. 이 경우, 시간이 멈추고 생사귀를 만났다는 것도 망상, 자신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것도 망상일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영화 <매트릭스>처럼 주인공이 자신은 제6조사실에서 일하는 살아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소설이라는 가상 세계의 주인공일 뿐이라는 설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소설의 내용을 완성하기 위해 생사귀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안 계속해서 주인공은 자기가 진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죠. 생사귀는 마지막에 그런 주인공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떠나고요. 마지막으로는 위에 신모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작가가 '이건 다 내가 지어낸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일 뿐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경우, <얼어붙은 이야기>는 이야기 안에서 작가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주인공의 운명은 작가에게 온전히 귀속되어 있으며, 작가는 이미 이야기의 결론을 지어놨으므로 주인공이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겠죠. 역시나 어떤 게 맞는 해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STARMAN님 의견도 궁금합니다.
음, 『얼어붙은 이야기』는 아쉬웠어요. 단편이야말로 작가의 주제의식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읽어내지 못하고 작품 속에서 헤매다 한숨을 쉬며 책장을 덮었거든요:) 가독성이 좋아서 신나게 읽었음에도 길을 잃고 서성였달까요.
역시 많은 분들이 이 작품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 ㅎㅎ 이야기 자체는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지만, 결국 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 받지는 못한 느낌이죠...
얼어붙은 이야기를 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긴 한데, 제 의견이 많이 부정적이고, 글투가 부드럽지 못하여서 다른 분들의 독서를 오히려 방해할까 봐 오래 머뭇거렸습니다. 글 머리에서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로지 제 개인적인 감상일 뿐임을 밝혀둡니다. 얼어붙은 이야기의 결말을 두고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만, 가장 쉽고 사실적인 해석은 그냥 모든 것이 곽재식 작가가 소설 속 화자인 양 써낸 글일 뿐이고, 이에 따라 작중 화자가 말한 것들 가운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일 것 같습니다. 물론 가장 재미없고 영양가 없는 해석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픽션은 사실이 아님을 누구나 알지만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재미로 소비하는 것이니까요.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물론 메타픽션의 방법을 이용한 글들이 없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마저도 픽션의 핍진성을 좀 더 생생하게 만들기 위하거나, 독자에게 참신한 충격(재미)을 주기 위해 사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것이 소설을 소비하는 독자들과의 암묵적 합의이자 계약이니까요. 그러나 저는 이 얼어붙은 이야기의 방법과 결말이 과연 효과적이었나 싶습니다. 그냥 좀 더 쉽고 솔직하게 말하면 이러한 결말을 즐거운 '반전'이라기 보다는, 별다른 재미와 감흥이 없는 '규칙 위반'으로 느꼈습니다. 독자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모두 재미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샤말란의 영화들이 갈수록 졸작이 되어가는 것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반전에만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저만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한 대부분의 독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생사귀의 정체나 6조사실 사건의 전개가 아니라, '도대체 작중화자는 어떻게 제4의 벽을 넘어섰는가'에 대한 해답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해답을 얼음이라는 주제로 청탁받은 원고를 2022년 목동에서 썼을 뿐이라는 내용으로 넘기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이 역시 예상하지 못한 것이긴 합니다만, 저는 재미있지도 감탄하지도 못하였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답이 아니라, 이야기의 핵심을 작가가 편의적으로 외면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고 감상평을 '재미있다', '재미없다' 정도로 밖에 평가할 줄 모르는 저에게 @신모씨 님의 감상평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다른 독서모임에서 '핍진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 의미를 하나도 못 알아듣고 넘어가며 그 단어를 또 볼 일 없다 생각했는데, 여기서 또 만나 얼른 구글링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도입부터 대놓고 소설 속 등장인물이 말을 거는 상황부터 곽재식 작가님의 의도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낯선 설정과 전개에 제대로 휘둘렸습니다. 엔딩이 '이거 다 꿈이야'와 같은 상황으로 끝나서 아쉽긴 했지만, 이런 게 SF 단편의 맛인가 보다 했네요. 그런데, 신모씨님의 글을 보며 엔딩을 달리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혹시, 기대하셨던 다른 엔딩이 있으셨을까요?
신모씨님께서 정리해주신 내용 모두 읽었고, 크게 공감했습니다. 저 역시도 책을 처음 펼칠 때 느꼈던 강한 흥미를 결말까지 유지하지 못한 것은 신모씨님께서 말씀하신 측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견을 내주시는 데에 주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 게 당연하니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모임지기이고 모임의 컨셉을 [장르적 장르읽기]라고 정의했기 때문에, <SF 보다 Vol.1 얼음>에 수록된 모든 작품을 SF라는 장르적 관점에서 읽고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이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그런 틀 안에서 글을 쓰실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무엇이든 여기에 풀어놔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 풍부한 논의가 그믐 독서모임의 즐거움이니까요.
저는 현재 이 책을 모두 읽었습니다. 읽는 중과 읽은 후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 책의 소설들은 SF인가'입니다. SF 장르적 관점으로 이 책의 소설을 본다고 할 때, 우리는 각각의 이야기에 대한 감상과 평가에 앞서 SF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번쯤 곱씹어 보게됩니다. 실제로 SF작품들, 특히 여러 작품을 모아놓은 단편집을 읽을 때면 종종 맞닥뜨리는 의문 역시 'SF란 무엇인가'입니다. 그러한 단편집들에는 누구나 SF라고 동의할만한 작품만이 아니라, 이건 SF가 아니라 판타지 아닌가 싶은 작품들이 함께 실려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꼼꼼하게 찾아 읽는 SF마니아는 결코 아닙니다. 다만, 장르물을 좋아하는 탓에 SF 역시 기회를 마주친다면 기꺼이 읽을 준비 정도는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탓에 전부터 종종 '장르'란 무엇인가, 'SF'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잠정적이나마 나름의 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어느 장르소설이 '신비'를 신비인 채로 두면 판타지이지만, '신비'를 세계관 내적인 논리와 정보로 치밀하게 설명하려고 들면 SF입니다. 설령 그것이 우리 현실세계의 자연과학적 지식과 동떨어져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SF를 과학소설이라고 전제할 때, 저는 SF가 '현실의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적 태도'에 기반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는 판타지이고, 테드 창의 '바빌론의 탑'은 SF로 간주합니다. 물론 이러한 저의 관점으로 늘 명료하게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상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모호한 경계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책의 소설들 역시 그러합니다. '채빙'같은 경우는 그 이야기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가장 쉽게 SF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작품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얼어붙은 이야기'에 제가 제기한 아쉬움은 어느정도 이러한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신모씨 님의 SF에 대한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장르 소설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한 장르 소설들이 과거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가에 대해 자주 경탄하고는 합니다. 모든 소설은 '읽혀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작가들은 동시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장르의 탈을 쓴 작품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는 소재와 형식을 붙이다 보면 '이것이 과연 그 장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드는 작품들이 탄생하곤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SF와 판타지에 대해서도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판타지와 과학을 때론 혼동하고 때론 혼용해 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자연 현상들은 과학으로 설명되기 전까지 신의 선물이나 벌이라 여겨졌지요. 또, 중세의 마법사나 마녀는 지금에 와서는 시대를 앞서는 고도의 과학적 사고를 했던 사람들이라고 해석되곤 합니다. 반대로 연금술은 당대에 '과학'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은 과학으로 가능하지 않은 꿈이나 판타지 같은 것이었죠. 그래서 장르로서의 판타지와 SF를 구분하는 게 어려운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채빙'을 읽은 저의 감상과도 이어지는데, 그 내용은 다음 글에 적어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6월 19-20일은 구병모 작가의 <채빙>을 읽는 일정입니다. 재밌게 읽고 계신지요? 저는 <채빙>을 이제 겨우 읽어냈습니다. <채빙>은 기후재앙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포스트아포칼립스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장르적으로는 판타지와 SF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이야기의 목소리가 되는 존재가 전반부에서는 대단히 종교적으로, 후반부에서는 과학적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문명의 대부분을 잃은 인류에게 '사한' 또는 '현명'이라는 이름의 신으로 받들어지는 이 존재는, 실상 해동되지 않은 상태로 그 모습이 드러난 '냉동인간'일 뿐이었죠. 그런데 그 '냉동인간'이 아직 해동되지 않았음에도 의식을 가지고 사유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의식과 사유의 주체가 '영혼'이기 때문이었다는 결론도 흥미롭습니다. 한편, 이 작품에서 보이는 포스트아포칼립스에 대한 작가의 상상에 동의하기 어려운 점들도 있습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지식을 후대에 전하는 것을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왔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인류가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종이 된 이유일 지도 모릅니다. 최초의 '도서관'은 바빌로니아 유적지에서 발견된 점토판으로 미루어보아 기원전 21세기경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죠. 문자가 사용된 이래로 도서관은 언제나 있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작품의 배경처럼 얼음이 전부 일제히 녹아내려 모든 것이 파괴되고 쓸려 나간 세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식을 기록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였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가지고 있는 한, 이 작품처럼 인류가 마치 고대나 중세와 같은 삶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채빙>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채빙』을 통해 구병모 작가를 처음 접했는데 다른 작품들을 챙겨 보고 싶어졌습니다. '미래를 불쏘시개 삼아 오늘을 눈부시게 밝히는 날들'(p.49)로 겨우 살아남은 인류가 '빙세계'(p.62)에서의 삶 조차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럼에도 꽃을 바치는 그의 행위는 거룩했고, 그녀가 인간인지 혹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얼음이 녹아 예전의 문명을 모두 휩쓸어 갔다는 얘기는, (…) 실제로는 얼음이든 무엇이 됐든 서로 더 차지하려다가 절멸을 불러온 게 아닐까?
SF 보다 Vol. 1 얼음 p.63, 곽재식 외 지음
저는 앞서 밝혔듯이 구병모 작가를 '지문같은 문체를 가진 작가'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채빙>에서도 역시 그 특유의 문체가 빛을 발하더군요. 다른 작품을 읽어보시는 것, 매우 추천합니다 ㅎ '파과'가 뮤지컬과 영화로 제작되면서 책도 리커버로 출시된 것 같더라고요. 저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미래를 불쏘시개 삼아 오늘을 눈부시게 밝히는 날들로 일관하던 어느 날, 세상에 존재하던 대부분의 얼음이 녹았다 한다.
SF 보다 Vol. 1 얼음 p.49, 곽재식 외 지음
작가가 바라보는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한 줄로 요약한 것 같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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