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sGX] 1. 미셸 트랑블레처럼 일상 포착하기

D-29
눈은 떠지지 않고 어렴풋이 소리만 들린다. 여기가 어딜까? 떠지지 않는 눈 위로 환한 빛이 비춰든다. 조금만 힘을 내면 볼 수 있을까? 뜰 수 없는건지, 뜨려고 하지 않는 건지 여전히 눈에는 환한 빛만 가득하다. 다 왔다, 다 왔어.라고 되뇌면서도 뜨지 못하는 나를 탓한다. 평생 조금 더 하지 못하는 나를 원망하고 밀어내며 살았는데 마지막까지 이러는가 싶다. 아참! 두 번째 서랍에 넣어둔 반지 얘기했던가? 그거 휴지에 싸놔서 잘 봐야 찾을텐데. 꺼낼놓을걸.. 갑자기 픽 웃음이 난다. 알아서 하겠지. 없어도 그만인걸. 아, 따뜻하다. 우리강아지 여기 있었구나. 이렇게 보니, 이렇게 안으니 가는 것도 좋다. 어..저기... 엄마다.
6th. 누가 그랬는데 죽을 때는 과거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왜 청소하지 않은 싱크대의 기름때와 욕조에 낀 물때만 떠오르는 것일까. 세탁기는 돌렸다. 아 그런데 빨래를 걷지 않았구나. 하얀 수건이 누렇게 변해진 것도 여러 개인데 조금은 수치스럽다. 나를 사랑한 사람은 없었기에 내가 죽으면 아마 슬퍼할 이는 없을 것이다. 단 몇 명 우는 사람이 어쩌면 나타날 수도. 단지 그들의 눈물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 난 친구와 동료의 죽음에 이렇게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며 자기연출을 하고 싶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내 남편은 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처음 몇 일은 헛헛하겠지. 그러나 몇 일 가지 않아 짜증이 나겠지. 무임금으로 봉사하던 집안의 천사가 사라졌으니. 맞벌이에 직장 거리는 내가 훨씬 먼데도 아침밥은 늘 내 몫이었다. 누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고 싶어서 결혼을 하고 싶었다는 그의 바람을 못본 척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숙제같고 짐짝스러운 삶이 곧 끝날 것이다. 숨쉬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있다. 나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이 시야에서 흐릿해진다. 나는 지옥도 믿지 않고 윤회도 믿지 않는다.
6th. GX 구급차가 사이렌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꽉 막힌 도로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유진은 몸을 덜덜 떨었다. "추워요."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목소리였지만 구급대원은 유진의 말에 바로 반응했다. 하늘색 담요가 유진의 몸을 덮었다. 유진의 바이탈 사인이 떨어지는지 모니터가 요란한 소리를 냈다.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주무시면 안돼요!" 구급대원이 유진의 뺨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벽 너머로 들리는 것 같은 둔탁한 목소리였지만, 유진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뜨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눈꺼풀이 자꾸 아래로 내려왔다. 좀 전까지 덜덜 떨리던 몸이 한결 편안해졌다. 푹신한 이불 위에 올라간 듯 부드럽게 꺼지는 몸이 나른했다. 아주 포근한 잠이 몰려왔다. 어느새 고막을 때리던 사이렌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구급대원의 모습과 목소리도 영화처럼 페이드 아웃 되고 있었다. 유진은 얼마 만에 이런 편안함을 느끼는 건지 헤아려봤다. 죽음이 이런 것이라면,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편안히, 고요히, 따뜻하게, 유진은 생의 피니시 라인을 지나고 있었다.
6th. GX/ 24.07.19 죽음을 가까이서 생각하며 살아온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십대 초반부터 지긋지긋한 후회는 그만하자고 생각했다. 내일 당장 죽는다고 하면 지금 뭘 하는 게 좋을까? 죽기 전까지 사과나무를 심는 삶? 나쁘지 않아 보인다. 편안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자긍심이 보인다. 하지만 땅도 없고 사과 심는 재주도 없으니 나는 다른 것들을 생각했었다. 그 당시에 나는, 여행을 가자, 돈을 모으자,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자. 이렇게 3가지를 다짐했다. 여행은 싫든 좋든 경험이 돼서 자랑을 하는 글을 쓰든 남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여행가는 일도 시간과 여유와 돈이 있어야 가능한 거니까. 돈도 그랬다. 내가 번 돈, 내가 못 쓰고 죽는다고 해도 내가 못 되게 굴었던 가족들한테 나눠줄 수 있겠지. 어린 시절 돈 갖고 지난하게 싸웠으니 죽으면서 코 묻은 돈 조금이라도 보태지는 게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이런 저런 기준을 만들어서 재고 따지다가 좋아하는 마음을 가두고 사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표현하자. 좋은 걸 좋다고. 내가 좋아한다고. 사실 성급하게 마음이 흘러서 엎지르느라 제대로 표현한 게 없는 것 같다. 사는 게 항상 서툴렀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내 마음을 아는 것도. 그걸 표현하는 것도. 한다고 했고 당장 내일 죽어도 그렇게 억울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렇게 억울할 건 없대도 아쉽긴 아쉽다. 좀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종교도 뭣도 없어서 사후세계가 없다면 이렇게 끝인데. 항상 끝을 서글퍼해서 제대로 이별을 직면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뒤돌아섰다. 이런 내가 내 삶과 작별이 쉬울리가 없지. 속이 메스껍다. 구토는 진저리나게 해왔다. 삶은 아쉽지만 이 고통에서 벗어나 푹 쉴 수 있겠지. 윤회인지 천국인지 지옥인지 궁금하긴 했는데 드디어 결판 짓겠다. 고통이 심할 때 누르라고 한 모르핀 투입 버튼을 여러 번 눌렀다. 정신이 몽롱하다. 다들 자고 있을 때 조용히 떠나야지. 나는 부들거리는 팔을 겨우 들어올려 산소호흡기를 뗀다. 숨이 갑갑한데 나쁘지 않다. 나 혼자 듣는 거라고 해도 진짜 마지막일텐데 이번엔 제대로 끝을 맺어야지. 나는 입술을 달싹거리고 말을 뱉는다. 소리가 바깥으로 나온 게 맞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나는 말했다고 인지한다. 끝이라고. "끝"
5th GX "아저씨, 그러게 빨리 해 달라고 했잖아요. 장마철인데 자꾸 비가 새어 들어오면 어느 누가 기다려주겠어요? 빨리 사람 구해서 그 집 물 새는 것 수리해 주세요" 아침부터 전화를 해서 성화질이다. 내가 담당하는 건물에서 비가 새어 들어온다고 한다. 입주 아가씨들이 물 샌다고 집주인에게 뭐라 하니 집주인은 나에게 난리다. 비가 오면 콘크리트가 말라야 작업도 되는데 . . . 아이참나 . . . 다행이 사다리차가 구해져서 오늘 수리를 하려고 그 집 건물로 갔다. 토요일이라서 입주 아가씨들이 없다고 한다. 다른 입주민들에게 유리창 너머 사람이 보여도 놀라지 말라고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다가 건물이 조용하니 그냥 일부터 시작했다. 일단 사다리차를 타고 2층 베란다 근처로 올라간다. 어! 1층에 사람이 있나 뭔가 보이는 듯한데 . . . 기계가 쑤욱 올라가니 확실치 않았다. 모르겠다. 그냥 작업을 시작한다. 거의 반 이상을 작업을 했다. 건물에 금이 가 있어 그 부분을 메꾸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제 약 1/4만 남아 있다. 저 멀리 경찰차가 순찰을 돌고 있는 것 같다. 비가 오기 전에 마무리 하려고 속도를 내려는데 경찰차가 우리 작업하는 데 와서 내려오라고 한다. 이 건물 입주민이 누군가 자기 집을 들여다본다고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헉! 아이고! 1층에 사람이 있었나보다. "보시다시피 지금 누수 때문에 공사중이에요. 들여다볼 짬도 없어요. 누가 사다리차 타고 가서 집을 들여다 보나요?" 경찰은 신고가 들어왔으니 당장 가서 조서를 써야 한다고 한다. 사다리차 하루 부르는 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이제 조금만 하면 끝나니 경찰 입회하에 한다고 해도, 다시 가서 그분께 사정 설명하고 재개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못하게 한다. 어휴 미치겠네 . . . 집주인의 잔소리도 또 들어야 하고, 장비 부르고 사람 불러 오는데 또 돈 들어가고 . . . 미치겠네. 뭐 이딴 세상이 다 있어. 이렇게 깝깝해서야 . . . 아이구 . . 아까 한번 초인종 눌러 볼걸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아니 나와서 왜 쳐다보냐고 따지지도 않고 바로 경찰에 전화하는 경우를 처음 당해본다. 결국 사장님은 경찰서에 끌려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4th. GX (7/6~7/9) 과제입니다! 빛 한 줄기가 없는 깜깜한 서랍 속에 코코가 다시 갇힌 지도 한참 되었다. 외진 시골의 문구 공장에서 코코가 만들어진 지는 그보다 더 오래되었다. H가 벌써 올해로 30살이니, 대충 잡아도 코코의 나이는 20살이다. 볼펜 한 자루 들어있지 않은 코코의 몸은 발바닥을 완전히 뒤로 꺾어서 귀에 닿을 수 있을 만큼 흐물흐물하고 유연했다. 그래서인지 몸으로 서랍을 밀어내는 일은 해보지 않아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코코는 알고 있었다. ‘아... 답답해. 나가고 싶다.’ H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교실 책상에 놓여 아이의 깔깔대는 모습을 본 것이 코코의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부드러운 털을 가진 그때와는 달리 여기저기 뭉쳐 빗질도 잘 안 될뿐더러 때가 타서 볼품없어진 자신의 털을 보니 코코는 처음 서랍에 갇혀 방치되었을 때만큼 서러웠다. ‘H는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알까?’ 코코는 자신의 텔레파시가 H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랐다.
[6차 과제] 나는 잘 산다고 자부했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돈도 명예도 얻었다. 나에게 죽음은 생각해 본 적도 그럴 가치도 없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옆구리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대수롭지 않았던 통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잘 본다는 의사는 다 찾아갔지만, 그 누구도 병명을 알아내지 못했고 결국 미라처럼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 하게 되었다. 나도 가족도 나를 아는 다른 모든 사람도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았고, 오히려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분노했다. 싱싱하게 살아 있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뻔한 거짓말이 역겨웠다. 하지만 생명이 빠져나가는 공포에 압도된 채 내가 죽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 헤매던 어느 날 창문을 열고 깨끗한 초겨울 공기를 방안 가득 채워주던 너의 건강한 미소가 결국 나를 살렸다. “우리 모두 죽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아프신 어르신께 제가 이 정도도 못 해 드리겠습니까?”라며 나를 안아 용변을 보게 해 주던 너의 튼튼한 어깨와 양팔을 통해 나를 가련하게 여기는 너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너의 연민이 내 가슴 속 분노의 불을 껐다. 네 말이 맞다. 끝은 그렇게 정해져 있고, 죽음에 이유는 없다. 그래서 죽음을 향해 가는 인생이 소중한데, 왜 나의 삶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그렇게 잘살고 있다고 의기양양할 수 있었을까. 모두가 죽어가는 나를 가여워해 주길 바라면서도, 왜 그 누구도 심지어 나 자신도 진심으로 가여워하지 못했을까. 마지막 숨을 남기고 내 마음은 나 자신과 다른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안심이다.
제가 그믐북클럽을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었는데요. 거기서 이반 일리치가 다른 건강한 사람들을 보는 걸 고통스러워 하는데 그를 진심으로 대하고 돕는 하인한테는 그렇지 않아요. 이 글을 보면서 그 내용이 떠올랐어요. 임종에 가까운 사람에 대한 글을 끄적이고 있는데 제가 아직까진 크게 아픈 신체가 없어서 신체의 고통과 쇠락에 대해서 무지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야님 꺼 참고한다고 읽었습니다. 너무 좋네요. 가여워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답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한계를 인정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작품.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이자 전 세계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심오한 영향을 끼쳐 온 작가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다들 수고많으셨습니다. 글 잘쓰시는 분들이 어찌나 많은지 다른분들 글읽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또 언제 이런 글을 쓸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곧,다시 이길 바라며, 비오는 여름, 다들 건강히 나시길 바래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9일 동안 함께 했던 WritersGX, 어떠셨나요? 함께 운동할 때 참가자마다 폐활량, 습관, 컨디션이 다르듯, WritersGX 역시 개인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WritersGX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차이를 뛰어넘는 “함께 하기”일 거에요. 아무도 볼 수 없는 나만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홈트와는 달리, 서로의 바른 자세를 통해 동작을 확인하고, 함께 구령을 외치며 하는 운동은 훨씬 더 강력한 동기 부여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번 WritersGX 기간 동안,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하며 꾸준히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GX는 7월 19일 자정에 최종 종료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어진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많이 집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혼자라면 못했을거고.. 아마 글을 쓰려고도 하지 않았겠지요.. 덕분에 좋은 책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쓰고 싶어질때.. 미셸 트랑블레처럼 포착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게 될 것 같습니다.. 함께 해서 더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기롭게 참여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어렵더라고요. 결국 과제는 한 번 제출하고 말았네요 ㅠㅠ 그런데 다른 분들 문장을 읽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어쩜 이렇게 다들 글을 잘 쓰시나요.... 감탄하고 갑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흰벽 님 아직 이틀 남았잖아요!! 벼락치기로 써보자구요!! 저도 아직 과제 다 못했습니다! 같이 마저 해봐요~
@도리 앗하하하 이렇게 자극을 주시다니... 그럼 다는 못하더라도.. 하는 데까지 하도록 애써볼게요오오오오...
@흰벽 흐흐 좋습니다. 같이 해봐요. 저 진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Writers GX 방에서 놀랐습니다. 아니 글 잘쓰는 분들이 이렇게도 많다니요! 정말로 감탄하면서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읽었어요. +_+ 한편 작가분들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지 다시금 깨달았어요. 얼마 전 오에 겐자부로의 <쓰는 행위>라는 소설 작법론을 읽었어요. 오에 겐자부로 작가님께서 들려주는 창작론을 읽으면서 이렇게도 치열하게 고뇌하고 고민하면서 소설을 쓰셨구나..라며 존경심과 경외심을 느꼈어요. 앞으로 제가 읽게 될 픽션, 논픽션 글들에 대한 존경과 애정, 그리고 감사함이 지금보다 더 깊어질 것 같아요!
오늘이 지나기 전에 남은 과제를 모두 마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지난 29일 동안 WritersGX와 함께 하며 즐거웠습니다. 다음 GX에도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좋은 기회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th GX 어제는 네쨰가 왔다갔고, 조금 전 막내딸이 왔다갔다. 안타까움이 덕지덕지 앉은 얼굴 표정만으로도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없는 살림에 딸 다섯과 아들 하나 키워내면서 무지무지 힘들게 살았다. 항상 돈걱정하면서 아이들 학교보내던 시절, 살아있는 딸아이들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그런 딸들이 모두 당당하게 자라나서 자기 가정 꾸리면서 시댁 뒤처리까지 하면서 씩씩하게 살아줘서 듬직했다. 남편과 나의 병치레를 나서서 해주고, 틈나는대로 용돈 찔러주어 아파 늙어도 돈걱정을 크게 안했다. 딸들은 항상 말해준다. 엄마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살아났다고 . . . 엄마가 누워만 있어도 살아있어서 힘이 된다고 . . . 하지만 이제 가볍게 침대를 벗어 날아가고 싶다. 70대중반에 시작된 투석으로 목숨이 이어져 왔다. 이제 90을 넘기며, 얼마전 요양병원에 왔다. 하루 3일 차타고 다니면서 투석하던 시절에도 이내 목숨이 왜 이리 안죽고 . . . 했었는데 그 시절이 10년을 넘긴다. 결국 내 주변에 남는 건 역시 아이들뿐이구나. 내가 세상에 이뤄놓은 것은 아이들 키운 것 밖에는 없구나. 한때는 듬직했고, 한때는 그렇게 속을 썩이던 남편도 먼저 세상을 뜨고, 동네에서 즐거웠던 일, 힘든 일 모두 함께 보내던 아줌마, 아저씨들도 모두 떠나고 . . . 세상 일 혼자 하듯이 팔팔하던 나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없어서 못 먹던 음식들도 이젠 귀찮아지기만 하니 . . . 알아서 목숨줄이 뚝 떨어지면 좋으련만 . . . 우리 친정엄마처럼 90념어까지 살면서 아들이 기저귀 바꿔줄 때까지 살고 싶지 않은데 . . . 엄마가 있어서 힘이 된다는 아이들의 마음이 바뀌려고 하기 전에 나의 명이 다하기를 기도한다
조금 늦게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비슷하게 써 내려가는 글쓰기 연습, 좋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가끔씩 글쓰기 습관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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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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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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