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th.. 쫄깃했던 출근기..
‘하! 배 밖으로 나올 간도 없을 것 같은 베이비한 녀석인데!’
출근을 하려다 보니 시선을 잡아채는 녀석이 있다. 개굴!
손톱만큼 과장해서 엄지손톱만 하려나.. 베이비 청개굴이 내 꿈차 뒷유리창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으, 난 너처럼 몰캉한 녀석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구!’
자동차 키로 슬슬 방뎅짝을 밀어 훈방 귀가를 시키려고 하였지만 웬걸 하차 거부를 한다.
다시 슬슬 옆의 풀숲으로 밀어 치기를 하다 말고 한 가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 녀석을 데리고 출근하면 중간에 자진 하차를 할까? 안 할까?
뒷유리창에 호기롭게 밧데루 자세로 납작 버티고 있는 요 앙큼한 녀석을 데리고 출근하기로 결정!
아이를 등교시키느라 학교 주변 30km 내 속도에서 녀석은 꿈쩍도 않는다.
‘오호라! 작지만 강하다! 흔들림 없는 편안함! 이라던가...’
방지턱.. 덜커덩! 힐끗..
방지턱.. 덜커덩! 힐끗..
‘떨어졌나?’
살짝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방지턱.. 덜커덩! 힐끗.. 힐끗..
이제 본격적으로 80km 구간 돌입인데 녀석이 잘 붙어 있으려나 싶다. 힐끗..
힐끗.. 녀석이 여전한 자세로 찰싹 붙어 있다.
‘제법인데... 그래도 앞유리 아니고 뒷유리라 다행이네. 근데 앞유리에 탔으면 바람 저항에 버틸까? 터질까? 으으...’
힐끗.. 룸미러로 힐끗힐끗 보자니 여간 불안 불안한 주행이 아니다.
주의! 전방주시! 힐끗.. 전방주시! 힐끗..
신호대기 중에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녀석이 미세하게 쪼그라든 것만 같다.
‘그렇지. 지도 쫄리겠지.’
나도 쫄리긴 마찬가지.
바람에 훅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세상 험한 줄 모르고 펄쩍 뛰어내리는 것은 아닌지, 여기서 뛰어내렸다간 둥근 생김과 달리 은혜롭지 못한 것에 의해 책갈피가 되어 버릴 텐데.
책갈피가 되어 버린 녀석을 생각하니 으아 솜털이 곤두서는 것 같다.
‘괜히 태우고 왔나? 억지로라도 내려줄 걸 그랬나? 아.. 참.. 눈 많이 가는 녀석일세.’
‘자, 이제 10분 정도만 잘 버티거라. 다 와 간다.’
아주 잠깐 신호 대기 중 룸미러를 통해 힐끗 녀석의 동태를 보자니 아뿔싸! 사.라.졌.다...
순간 머리털에 피뢰침이 곤두섰다. 부슬.. 비도 오는데 곧 벼락이 칠 것 같다.
‘흡! 어디 갔지? 날아갔나? 떨어졌나? 안 되는데... 아직 너무 애긴데...’
좌절스럽게 운전대를 부여잡았다.
애도의 마음으로 힐끗.. 룸미러를 보다가 핸들을 놓고 만세를 부를 뻔했다.
거.기.에 녀석이 있.었.다!
아마도 슬금슬금 미끄러져 내려가 잠시 브레이크등을 구경하고 있었나 보다.
브레이크등 오른쪽 윗부분에서 쬐꼬만 녀석이 꼬물꼬물 배밀이를 하고 있었다.
‘휴!’
녀석은 그렇게 40분이 넘는 시간 무임승차를 하며 기개 좋게 주유소도 따라오고 또 회사까지 따라왔다.
종착지인 내 주차 자리에 도착했을 때 녀석은 아마도 안도의 한숨을 세상이 꺼져라 내쉬었을 듯싶다.
나도 마찬가지.
‘휴~~’
꿈차를 주차하자 녀석은 옆 화단의 초록초록 안락한 나뭇잎을 향해 폴짝 폴짝 갈아타기에 무사히 성공했다!
다음부터는 절대 동승자를 밖에 태우지 않겠습니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