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도서관의 날에 장강명 작가님을 만나 그믐을 알게 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10월 장강명 작가님 북토크를 책방 첫 행사로 하고, 또 몇 달이 지나 어느새 해가 바뀌었네요.
‘그믐’을 알게 된 지도 이제 만 1년, 아날로그 감성의 책 이야기 맘껏 하는 그믐이 너무 좋아서 혼자 그믐 홍보대사를 자청했고, 그래서 주변에 출판사, 작가, 지인 선생님들, 학생들에게 ‘그믐’을 소개하고 이제 그분들이 그믐에서 모임도 만드시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혼자 또 뿌듯해하고 있었어요.
사립도서관을 만들어 몇 년을 운영해 보긴 했지만 공모 지원사업 없이 혼자 임대료 부담하며 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더라구요. 오전에 강의한 수입으로 오후에 책방에 쏟아부으며 언제까지 이렇게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서 한동안 ‘그믐’에서 책 이야기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공간 없이 그냥 온라인으로만?도 생각해봤지만 저는 ‘그믐’에서 만난 인연도 직접 면대면으로 만나고 싶더라구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이 가득한 장소에서, 책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수 있는 아늑한 공간, 책방지기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런 공간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고, 그 꿈으로 어렵게 만든 공간을 지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올해 목표는 책방에서 수익구조를 만들어서 적어도 임대료의 일부라도 자급자족해보자!
그래서 4월부터 작가님을 모시고 책방 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 독서코칭>을 열었고, 6월부터는 다른 작가님을 모시고 <나도 이모티콘 작가> 프로그램을 개설했어요. 북토크는 섭외, 홍보, 진행까지... 비용을 받는다 해도 파워 E인 저에게도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큰 일이라서 올해부터는 정말 제가 찐으로 사랑해서 제가 '덕질'하는 작가님만 모시기로 결심했어요. 공모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님께 강연료를 드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 책방에서는 작가님 책을 최소 10-15권이라도 팔아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홍보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하구요.
그래서 모시게 된 저의 요즘 최애 작가님은 박경장 문학평론가님입니다. 3월 말에 4년에 걸쳐 집필하신 신간 <BTS 인문학 향연>을 출간하시고도 수강생들이나 주변 지인들에게도 전혀 말씀을 안 하셔서, 그게 답답해서 또 박경장쌤 홍보대사를 자청하고 나섰어요. 작년 이맘때에 제가 만나는 지인들에게 ‘그믐’을 전파하고 다닌 것처럼 요즘엔 박경장 작가님을 전파하고 있어요. 적어도 저희 책방에 오시는 분들, 제 지인들은 박경장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하겠다! 가 목표가 되었지요.
제가 이렇게까지 박경장 선생님을 덕질하게 된 것은 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 박경장 선생님께서 강의하시는 밀란쿤데라 수업을 수강하게 되면서였어요. 밀란쿤데라를 원래 좋아하기도 했기만 강의하시는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이 기사를 보고 엉엉 울었답니다. 문제의 그 기사는 여기 링크에 있습니다. https://cafe.naver.com/andiamolib/2057 최근 기사 링크도 함께 있으니 독서모임 전에 한번 읽어주세요.
사실 국어교사 하면서 심화국어 프로젝트 수업으로 대중가요, 시를 각색하여 각색영화제도 열어보고, ‘고전(시가)와 현대(시)를 잇고 쓰다’를 주제탐구보고서 주제로 선정하여 평가도 했던 터라, 전 아미는 아니지만 대중가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책이라는 것도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6월 28일 금요일 저녁 7시, 낙성대역 4번 출구 <책방 뚜띠>에서 박경장 선생님을 모시고 <BTS 인문학 향연> 북토크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번 북토크의 주제는 ‘덕질을 덕질하다’입니다. 문학평론가이신 박경장 선생님께서는 BTS를 덕질하고, 책방지기인 저는 박경장 선생님을 덕질하고. 사실 도서관을 하고, 책방을 하고, 북토크를 여는 것도 다 제 덕질의 연장선이라... 꼭 아미가 아니어도 대중가요의 인문학적 해석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자신이 덕질하는 작가를 직접 만나는 성덕의 현장이 궁금하신 분들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앞으로 책방 뚜띠에서는 이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북토크를 기획할 계획입니다. 7월에는 ‘담’으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신 지경애 작가님을 모시고 북토크를 준비하고 있어요. <BTS 인문학 향연>은 출판사 삼인 대표님께서 그믐 서평단으로 10권을 지원해 주셨어요. 적극적으로 협찬에 협조해주신 출판사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
서평단 신청을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첨부한 구글폼을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당첨된 분들은 책방에서 책 수령 후 모임에 참여해 주시고, 책을 이미 구매하셨으나 북토크 당일에 참여가 힘드신 분들은 그믐 독서 모임에서 함께 편하게 이야기 나누어요.
■ 서평단 신청 링크 https://forms.gle/7SuVM3BVpUxGwqtP6
[책 나눔][책방뚜띠] 덕질을 덕질하다_박경장의 BTS 인문학 향연
D-29
Andiamo모임지기의 말
담영
<데미안> 독서토론 수업 준비를 위해 논문을 찾아보다가 BTS의 뮤비에 활용된 '데미안'의 내러티브를 정리한 논문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양조위가 출연하여 화제가 된 뉴진스의 뮤비에선 에로스와 프시케 신화가 활용되었다는 분석이 있었고요. 문학과 대중가요의 콜라보는 제가 몰랐을 뿐, 이런 시도가 종종 있었네요.
BTS와 인문학이라는 키워드가 합쳐진 책 제목은 저 같은 사람의 관심을 끌 만큼 흥미로운데, 작가님이 전혀 홍보에 관심이 없으셨다니...;; 안타까운 일이네요ㅠㅠㅠㅠ
북토크 전에 빨리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오늘부터 책 읽은 흔적을 그믐에 남길게요!
Andiamo
@담영 님 반갑습니다. 담영님 얘기를 들으니 제가 고등학교 때 한창 좋아했던 97년의 개구장애의 노래 '엘도라도'가 생각나네요. https://youtu.be/0oO-i3r_82A?si=Z5PZpXLl9xGkZXzP
~시지프스 외로운 삶처럼 살아온 것 같아.. 그 부분이 참 좋았는데 말이죠.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찾아 우리 모두는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게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계속해서 밀어올리는 그런 반복된 챗바퀴같은 일상을 사는 것이 아닐까 고민하는 현대인의 허한 마음을 담아낸 것 같아 그 노래가 한동안은 제 노래방 1순위였답니다.
사실 그때는 고등학교 때 야.자, 심.자까지 하고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 하고, 그리고 집에선 몇 시간 자고 씻고 나와 '새벽별 보기 운동?'을 하던 때라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매번 회의감이 들었던 때 였지요. 어쩌면 까뮈의 '이방인'을 읽으며 실존주의에 탐닉하던 문학소녀의 감성을 건드렸는지도 모르고요.
이방인세계문학사에 선명한 이정표를 세운 알베르 카뮈. ‘여름의 도시’라 불리는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성장한 카뮈의 문학에서 태양은 항상 핵심적인 장치로 기능해왔다. 《이방인》에서도 ‘뫼르소’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는 누구도 분명하게 대답할 수 없지만, 살인의 순간에 뫼르소의 뺨을 덮친 ‘태양의 불길’만큼은 우리의 머릿속에 뚜렷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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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Andiamo
이미 책을 구매하여 읽다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좌절하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서평단 신청(~6/6까지)받고, 책 배부하는 기간(6/7~9)까지는 사전 질문 형태로 가볍게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책 수령 후 다음주 월요일인 10일부터는 아래 일정으로 책을 같이 읽어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1장 왜 BTS인가 (2일) 10.11
2장 학교 삼부작 (2일) 12.13
3장 Dark &Wild (1일) 14
4장 화양연화 (2일) 15.16
5장 Wings (2일) 17.18
6장 Love Yourself (2일) 19.20
7장 선한 영향력과 아미(2일) 21.22
8장 Map of Soul: Persona (2일) 23.24
9장 Map of The Soul :7 (2일) 25.26
10장 세계인을 위로하다
11장 글을 마치며 (1일) 27
6월 28일 저녁 7시, 작가와의 만남!
화제로 지정된 대화
Andiamo
안녕하세요, <BTS 인문학 향연> 모임지기입니다. 책 수령 전이거나 진즉에 구매했지만 막상 펼쳐보니 너무 어려워서 엄두가 안 나는 분들, 우리 오늘부터 가볍게 사전 질문으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1. 여러분이 좋아하는 가수, 노래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고(링크 걸어주시면 바로 들어볼 수 있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유도 같이 나눠주세요. BTS 노래가 아니어도 됩니다. 나만의 추억이 있는 특별한노래를 소개해 주셔도 됩니다.
레레
https://youtu.be/xEeFrLSkMm8?si=b4e_s0w3M3_-OAZ4
방탄소년단의 <봄날>은 겨울이 찾아오면 듣게 되는 노래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쓸쓸하고 외로운 겨울을 끝내고 곧 봄이 오면 만나고 싶은 이를 만나러 가겠다는 마음이 잘 담긴 노래인 것 같습니다. 가사 하나하나에 이입해서 따라 부르다 보면 저 또한 지금 제 인생에서 추운 겨울과 같은 외로운 현실을 곧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위로를 받고는 합니다.
담영
엘리엇의 시와 제임스 조이스의 등장이 기존 문학 전통과 확실한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문학의 장을 열었다고 하시며 BTS의 음악이 그들에게 영감 받은 부분을 말씀하셨습니다. 비틀즈의 위상에 견주신 건 아니었지만, 방탄소년단이 그만큼 강한 충격을 주었다고도 하시고요. BTS 현상이 현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중음악의 장을 만들었다고 보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1. https://www.youtube.com/watch?v=iJ6ThgYyhSs&pp=ygUT64K07IKs656RIOuCtOqzgeyXkA%3D%3D
아이돌 음악을 안 들은지 오래 돼서..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입니다. 가사, 멜로디도 좋지만 투병 중 어렵사리 녹음한 이 노래엔 정말 가수의 영혼이 녹아 있다고 생각해요.
Andiamo
@담영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가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네요. 노래 자체도 좋았는데 배경을 듣고보니 더 절절하네요. 제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읽은 책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장강명 작가님 북토크 준비하면서 새삼 알게 되었어요. 저는 참여문학, 자기치유로의 문학에 방점을 찍고 책을 읽어왔던 거 같아요. 그래서 소설도 자전적 요소가 많이 반영된 것, 르포문학, 아니면 에세이 혹은 아예 인문사회 서적만 읽어왔던 것 같아요. 현실과 유리된 문학에 마음이 별로 동하지 않아서 그래서 SF는 몇 번의 시도를 해봤지만 그나마 제가 처음으로 마음이 움직인 소설은 켄 리우의 <종이동물원>. 이 작품도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어느 정도는 반영되었을 거라는 추측이 작품을 더 매력적으로 읽게 한 것 같아요. 장강명 작가님도 에세이로 알게 되어서 에세이만 읽게 되고, 소설은 여러 편을 읽었지만 <한국이 싫어서>가 그 중 원픽이 된 것도 작가님의 경험과 저의 경험이 오버랩되어서인 것 같아요.
종이 동물원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의 대표 단편 선집. 권위의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만에 첫 동시 수상한 대표작 「종이 동물원」을 비롯하여 SF에서부터 환상문학,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전기(傳奇)소설에 이르기까지 한 권에 담았다.
한국이 싫어서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7권. 사회 비판적 문제에서 SF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 일본 대중 문학의 기수 오쿠다 히데오에 비견되며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책장 바로가기
박하정
https://youtu.be/ic8j13piAhQ?si=8aDde91zqy9LrFZu
Taylor Swift-Cruel Summer
고등학생 때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을 꼽자면 BTS와 Taylor Swift인 것 같아요. 이제는 각각 국내와 해외에서 가장 성공한 가수들이 됐네요...
Andiamo
@박하정 님 반갑습니다. 사실 저는 시와 대중가요 연계해서 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몇 년간 해왔지만 그 리스트에 BTS 노래는 없었네요. '뱁새'https://youtu.be/P9-QNnOm2RU?si=MDnCOIWnb3P4fuAC 라는 노래는 주제탐구보고서에서 한 학생이 인용해서 알게 된 유일한 노래. 하정님은 고등학생 때 계속 들었던 음악 중 하나가 BTS라 하시니 월요일부터 할 책 같이 읽으며 나누주실 대화가 더욱더 기대가 됩니다. 책 모임에 아미를 모시게 되어 영광이고, 앞으로 활발한 활동 부탁드려요. (꾸벅) ^^
배윤성
박경장 선생님께서 많은 책들을 언급하셨는데 그 중 한류를 예언한 함석헌과 김지하의 책을 찾아 읽어볼 생각입니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흰 그늘의 미학)
문학 전공자라 그러신지 수려하고 쫀쫀한 문장에 매료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한 가지 질문이 듭니다. 정말 이들은 그 많은 저작들(제임스 조이스, 헤르만 헤세, 융, 에리히 프롬 등)을 다 읽고 철학, 신화, 문화, 심리, 영화, 웹툰 등에 대해 공부를 했을까요?
정말 그렇다면 BTS는 '노래하는 인문학자'라 해도 될 거 같습니다. 복잡함과 치밀함을 능가해 최대치의 음악 예술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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