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세계의 굴뚝, 중국 : 오늘날의 화석 자본
"세계적 이동성을 지닌 자본은 끊임없는 화석 에너지의 대량소비를 통해서 저렴하고 규율을 잘 따르는 노동력이 있는 위치-바로 잉여가치율이 최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로 공장을 재배치할 것이다."(514쪽)
"자본이 가는 곳에는 어디나 배출이 즉시 그 뒤를 따른다. 이게 바로 탄소 누출의 계급적 내용이다.
~ 자본이 끝없는 공간적 조정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자리를 이탈하고, 세계의 노동 계급을 약화시키며, 쇠약해진 노동운동의 주변을 돌며 춤추고 있는 동안, CO2 배출량은 바로 그 똑같은 동역학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는 세계화된 자본이 더 강력해짐에 따라 CO2 배출량의 증가 역시 더 급격해진다. "(542쪽)
"왜 사람들이 들고일어나지 않을까? ~ 상황의 심 각성을 고려할 때, 이것이야말로 모든 의문 중 최대의 수수께끼이다. ~
어째서 피지배계급은 스스로의 부당한 운명에 복종하며 때로는 심지어 명시적으로 그에 동의하기까지 하는가? 또는 어떻게 지배적 생산관계가 재생산되는가?"(555쪽)
"소비에 취한 사람들이 깨어나서 바로 이 생산이라는 수준에서 행동하기 시작할 때에야 비로소 어떠한 참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562쪽)
himjin
15장 흐름으로의 귀환? : 전환을 가로막는 장애물들
"어째서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서 화석 경제로부터 흐름에 기초한 경제로 탈출하지 않고 있는가? 대체 무엇이 출구를 가로막는가?"(565쪽)
"삶에 필요한 것 중 빛이나 공기처럼 그 교환가치가 더 낮은 것에는 시장에 팔 상품으로서 이것을 생산하려는 자본이 더 적은 관심을 표할 수밖에 없다. 또는, 흐름으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가격이 그 동력원의 비용인 0에 수렴함에 따라, 여기서 이윤을 거둬들일 전망은 더 감소하며 사적 투자는 더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570쪽)
"세어는 ‘광범위한 재생에너지 사용이 경제의 세계화와 산업의 집중화 과정이라는 범선의 돛에서 바람을 빼 버릴 것’이라고 한가하게 제안하지만,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그동안 노동에 대항한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본이 그토록 효과적으로 사용해 온 무기를 빼앗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본이 이를 쉽게 내놓을 리 없다. 다른 계급은 잃을 것이 거의 없다."(575쪽)
himjin
“ 이러한 착안들이 어떠한 난관에 직면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역시 필요한 기술은 완전히 성숙한 단계에 도달했지만, 당사자들 사이에서 상호 양보와 조정을 획득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
“ 과학계에서 합의된 최신 견해에 따르면, 세계의 배출량은 2020년 이전에 정점에 도달해야 하며 이후 최소한 3%씩은 감소해야 한다. 이는 현재의 증가율과 같은 비율로 감소해야 하고, 폭증이 뒤집혀서 물밀 듯한 감축으로 바뀌어야만 하며, 평시활동이 완전히 전복되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2020년 이후에, 아마도 그 10년 또는 20년 후에 정점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할 경우에도 여전히 누군가 2도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배출량은 훨씬 더 과격하게 감축되어야만 할 것이다. 기후변화의 산술식은 이렇게 파괴적이고 불변적이다. ”
"‘전통적인 시장경제는 작은(한계적) 변화를 이해하고 실현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다룰 때 우리는 작은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매우 크게 변화하는 세상을 다뤄야 하며, 이는 표준적인 시장이론의 영역을 벗어난다.’
그럼 대안은 뭘까? ‘계획적인 경기후퇴’라고 앤더슨과 그의 동료 앨지스 보우스는 주장한다. 이들이 분명하게 언급하지는 않지만, 말할 것도 없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계획적인 경기후퇴란 곧 자본에 대항한 전쟁에 해당한다."(591쪽)
"거대기업들은 전쟁에 돌입한다고 해서 잃을 것이 별로 없었다. 반면에 에너지 흐름으로의 즉시 전환은 화석 자본의 이익에 반하는 사회적 권력들을 통해서 강요되어야만 한다.
대중운동 없이는 ‘심지어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재앙이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비상 완화에 돌입할 것 같지 않다.’그리고 어떤 권력들에게 동력의 계획경제란 절대적으로 혐오스러운 흉물이다. 그들은 이러한 생각에 반대하여 싸울 것이고, 홍수나 가뭄이 닥치든지 말든지 이와는 아주 다른 개체를 조작하는 편을 선호할 것이다."(592쪽)
himjin
“ 화석자본에게 전환은 곧 사망 선고이다. 하지만 지구공학이 여기에 새 생명을 부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노동을 실질적으로 종속시키기 위해 시작된 사태가 이제 아예 생물권을 실질적으로 종속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되려고 하고 있다.
저탄소미래전환특수부보다 차라리 황산염을 채운 비행기 편대가 등장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우울한 생각이 계속 든다. 이제 자본주의보다 차라리 기후 시스템에 고의적으로 대규모 개입하는 것을 상상하는 편이 훨씬 더 쉬워지고 있다. ”
“ 기계는 스스로 ‘자연력’, 특히 그중에서도 역학적 에너지를 소환함으로써 ‘하나의 병영과 같은 규율’을 강요한다. 인간의 노동을 통해 정복된 자연의 일부 조각인 기계는 먼저 죽은 노동으로 나타나지만 ‘매우 신비로운 사물’인 그것은 원동기에 연결되는 순간 살아나게 된다. 이제 기계는 ‘강력한 유기체로서’ 노동자들을 밟고 일어나게 된다. ”
오늘 금요일(6월 28일) 16장 '마개를 뽑을 시간: 권력-동력의 배출물 이산화탄소에 관하여'를 읽으면서 6월 함께 읽기도 마무리합니다. 아직 이 모임이 닫힐 시간은 며칠 남았으니 후기도 남겨주시고,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은 닫히기 전에 마저 완독하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이 책은 1월부터 벽돌 책 함께 읽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책이었어요. 일단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사회과학 책이고, @장맥주@롱기누스 님 등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신 것처럼 중간에 걸리적거리는 부분도 많아서요. 하지만, 원래 벽돌 책 함께 읽기를 하는 이유가 평소 혼자서 읽기 어려운 책을 여럿이 같이 읽는 취지고 기후 위기라는 중요한 문제를 참신한 시각에서 살펴보는 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여러분이 끝까지 함께 읽고 또 뜻밖에 재미있다는 후기도 남겨주셔서 지금은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 책이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와 고민의 폭을 넓히고, 나아가 실천에도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달도 너~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7월에는 이 책만큼 지적이지만 균형 잡혀 있고 따뜻한 데다가 심지어 읽기도 수월한 아마르티아 센의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으로 소통해요.
himjin
“ 기후변화는 부유한 몇몇이 어마어마한 배출을 통해서 대기로부터 흡수된 탄소의 대부분을 독단적으로 전유하여 발생하였고, 따라서 그 정의부터 따지더라도 이를 인류 전체로 확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
16장 마개를 뽑을 시간 : 권력-동력의 배출물인 CO2에 관하여
"인류라는 하나의 종은 ‘공통의 재앙 경험을 통해서 보편적인 단일 존재’가 된다. 하지만 차크라바르티의 관념적 세계로부터 나와서 한번 현 실 세계를 살펴보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주의 흑인과 백인 거주지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허리케인 샌디가 아이티와 맨해튼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해수면 상승이 방글라데시와 네덜란드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직접, 간접을 불문하고, 기후변화의 모든 충격에 대해 차별화된 취약성을 드러내는 이 보든 사실을 보라.
예측이 가능한 미래의 어느 시점에도 - 실은, 지구상에 계급사회가 존재하는 한 - 언제나 부유층과 특권층을 위한 구명정은 있을 것이며, 공통의 재앙 경험은 없을 것이다. 그 어느 시대보다 더 계급 격차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중략>
모든 자본주의의 위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위기도 역시 유복한 자들에게 엄청난 양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뒷일은 될 대로 되라지."(601쪽)
himjin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은 우리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비상사태’가 예외가 아니라 상례임을 가르쳐 준다.
(벤야민의 <역사적 개념에 대하여>테제 8번)
"그리고 정작 부르주아지는 불결한 공기로부터 탈출했다. 석탄 광산에서 CO2와 CH4는 ‘가장 처참한 재앙들’을 야기하고 ‘이 재앙들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르주아지의 이기심이다’ ~
이러한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후변화는 갑작스레 닥친 놀라운 운명의 장난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두 세기 동안 화석 자본을 가리고 있던 장막이 걷힌 것에 불과하다. ~ 진실이 보이지 않게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오랜 기간 진행되어 오던 사태의 의미가 현재에 이르러 드러났다. "(604쪽)
himjin
“ 전망은 암울하다. 그러니까 더더욱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전의 모든 비상사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러나 그 이전 어느 때보다 더욱 처절하게. 400ppm 위로 수치가 치솟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몰락의 현상들을 안정 그 자체로, 그리고 구원만을 이상한 것, 즉 기적에 가까운 불가사의한 것이라고 간주’해야 한다. 가설적으로라도 이러한 기적을 이룰 가능성을 지닌 것은 오직 사람들뿐이다. ”
“ 수력은 노동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자율적이고 실질적 종속을 거부하지만, 증기력은 바로 노동에 의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재고이기 때문에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전자로부터 후자로 전환함으로써 자본은 필연적으로 아주 특별한 하나의 영역, 바로 에너지의 생산 그 자체에서 더욱 인간 노동에 의존하게 되었다. ”
볼드체로까지 표시되어 있는 부분이지만 저로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에요. 증기력이 노동에 의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힘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수력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가만히 강물이 흘러가게 놔둔다고 거기서 사람이 쓸 수 있는 형태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수차를 설치하든 댐을 짓든 노동력으로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현재 화력 발전이 [화석연료 형태로 저장된 태양에너지+노동력→열에너지→운동에너지→전기에너지]라면 수력 발전은 [위치에너지 형태로 저장된 태양에너지+노동력→운동에너지→전기에너지]이고, 양쪽 모두 노동력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 아닐는지요?
푸름
이 책이야말로 이렇게 같이 읽지 않으면 완독하기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니 핵전쟁이 끝난 이후 방사능으로 오염된 세계를 그린 <On The Beach>의 우울한 이미지가 떠올랐지만, YG님 덕분에 기후 위기 문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YG
@푸름 아,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벽돌 책 함께 읽기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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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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