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간상 고정되어 있다는 특정 탓에 수력은 제조업자가 자신의 일손들과 인간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강제했다. ~ 반면에 증기력은 제조업자의 이웃으로부터 제조업자를 소외시킴으로써 자본가가 노동자들을 ‘북과 같은 기계 부품과 다름없이’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노동자들은 이제 마음대로 해고될 수 있고, 쉽게 대체될 수 있으며, 주택시장에서 알아서 자기 한 몸 챙기도록 내버려 둘 수 있는, 일시적으로 고용된 노동력이라는 점 빼고는 달리 아무런 중요성도 없는 익명의 존재가 되었다.
전원지대의 수력 작업장 노동자들을 다루는 방식이 강제적 노예제도와 사탕발림의 양극단을 오간 반면에 도시의 증기력 작업장에서는 이 양극단 어느 쪽에도 아예 관여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도시에서 공장 작업자는 대상화된 비인격적 상품에 한층 더 가까운 존재가 되었다. (237쪽)
1825년 이후, 이렇게 ‘일주일 동안 노동자 500명을 모아서 쓴 후 다음 주에 바로 전원 해고’할 수 있다는 특권은 정착촌 건설을 위해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점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장점으로 여겨졌다. (239쪽) ”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7장, 237~239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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