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어렸을 때 아버지와 산에 종종 올랐는데 어린 제가 헐떡거리며 “얼마나 더 가야 돼요?” 하고 물으면 아버지가 늘 “이제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야”라고 하셨죠. 그렇게 자라서 어른들을 함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등산을 싫어하는 중년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는 이유는 왜일까요... ^^
ㅍㅎㅎㅎ 아침에 잠깐 웃게 만드는 맨트시네요
@장맥주 작가님, 다음 달(7월)에는 1월(『사람을 위한 경제학』)과 3월(『앨버트 허시먼』)에 계속 언급되었던 아마르티아 센의 회고록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생각의힘)을 읽으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책이 금방 나와서 저도 앞 부분부터 보고 있는 중인데 아주 잘 읽히고 심지어 재미있어요. 그러니, 조금만 참으세요. 하하하!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빈곤, 격차, 불평등에 주목하며 경제학은 물론, 철학, 정치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이 시대의 지성, 아마르티아 센.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은 그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사건, 사람들, 그가 정면으로 맞선 시대에 대한 고찰을 담은 회고록이다.
흠, 두 가지 이유로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1. 『화석 자본』에 씨게 데였다. 2. 700쪽이 안 된다. 이래놓고 구매해서 독서 모임 참여할 가능성이 약 88퍼센트입니다만... 싸나이라면 튕기는 맛이 있어야죠! ㅎㅎㅎ
@장맥주 그러게요. 646쪽이더라고요. 하하하!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은 (읽기에 부담 1도 없어요) 그냥 병행 독서하셔도 될 듯해요. 정말 말 그대로의 회고록입니다. 하지만, 큰 작가님의 큰 뜻은 있어요. 저는 첫 느낌이 좋아요.
마성의 큐레이터 @YG 님...
@롱기누스 사실 평범한 독자로서는 그런 용어들도 이 책의 진입 장벽이긴 합니다. 저도 '소모기'는 이 책에서 처음 접한 단어입니다. 소모-기(梳毛機)「명사」 『공업』 방적(紡績)에서, 양털의 긴 섬유만 골라 가지런하게 다듬는 기계.
아, '날염기'도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자주 쓰는 단어는 아니죠. 날염-기(捺染機)「명사」 『공업』 피륙을 날염하는 기계. 롤러 날염기, 스크린 날염기, 감광 날염기 따위가 있다.
18세기 후반, 강둑에 늘어나던 작업장들은 자발적 임금노동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었다. 도제를 쓸 경우, 충분한 수의 인원을 찾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을 뿐 아니라 이 아동들에게는 자유의지의 행사가 거부되었으며, 이들은 아주 어릴 적부터 구빈원에서 생활한 경험 덕분에 엄격한 위계질서라는 조건에도 이미 이국했고, 기술적이고 조직적인 실험의 대상으로 삼더라도 이에 대해 법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못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206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도제식으로 지식을 전수하는 회사에서 10년 이상 배우고 또 가르친 터라 ‘자유의지의 행사가 거부되었’다는 구절이 아주 눈에 콕 박히네요.
날씨의 변덕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원했던 욕망이 전환을 하게 된 동기 중 일부를 이루었다. 역설적이게도 이 전환이 일반적인 기후변화를 향한 수문을 열었으며, 그 결과 우리는 극심한 가뭄과 갑자기 밀려오는 물의 벽과 자주 직면하게 되어 버렸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265.,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약간이라도 노동일을 감축시킨 것 그 자체가 증기력 작업장보다 수력 작업장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주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어진 시간에 정확히 맞춰 조절하는 것은 오직 에너지의 재고를 가지고서만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273.,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제가 책을 늦게 구입해서 이번주말에 좀 몰아서 읽고 따라가겠습니다. 얼마전에 <물질의 세계>를 읽고 제목에 혹해서 들어왔는데 글씨가 깨알이에요. 12 지구 온난화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부산물들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었다. 이걸 시작으로 매일 2장씩 읽고 진도 따라가보겠습니다. 늦더라고 마감날 같이 마무리 할께요.
저도 물질의 세계를 읽고 들어왔습니다. 읽기 접근성이 조금은 떨어지지만 자세한(그리고 친절한) 설명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거..^^;;
단축된 노동시간의 양은 오직 에너지의 재고로만 채울 수 있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298.,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흐름은 작업 정지를 일으키기 쉬운 반면에 재고에는 원하는 순간 마음대로 불을 붙이는 것이 가능했다…(중략)… 이는 바로 19세기 초 영국의 자본주의 소유관계가 그 자체의 시간성을 창조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시간성이 첨예한 모순의 순간에 들어서서 자연을 재편해야만 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p.299-300.,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8장은 공장법(?)을 통해 노동력이란 투입이 제한되었을 때, 수력과 증기력의 대응 유연성 차이가 어떻게 상황을 역전시켰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의 압박에서 수력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었지만 증기력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8장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기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종합하면 이들 요인은 현대 경제학의 용어로 표현해서 이른바 ‘집적경제’ 또는 ‘군집발전’의 주요 특성에 속한다. 쿡 테일러와 같은 당대 사람들도 이 기본 논리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적은 바에 따르면 ‘산업계에서 직종은’ ‘일단 핵이 형성되면 새로 자리를 잡기보다는 이미 형성된 핵의 부근에 집적되는 뚜렷한 경향을 가진다. 심지어 새 위치가 자연적 이점 덕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조차도.’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246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저는 주말에 탄력받아 13장까지 뽑았는데… 13장은… 음… 이래서 박사학위 논문인가 싶기도 하고… 1,2장 진입장벽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ㅋㅋ
오... 노... 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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