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아.......모래는거지-ㅁ- 왜 이런이야기로 거슬러온거지 이런느낌이었는데 진행되어 갈수록 퍼즐이 맞춰지듯 흥미로워져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꿀잼과는 별개로 역시..... 세상(?) 아니 인류(?)는 자본주의에서 멸망할수밖에 없는가....하는 어두운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여러 면에서 다양한 생각을 자극해주는 책이었어요! 그러나 챕터마다 독려해주신 공지가 없었다면.........모래는거지에서 털고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함께 읽기가 있어 더 좋았습니다! 책을 읽다가 애정을 잃을때 다른 사람의 애정을 주워모아 계속 읽을 힘을 얻는 저로서는 이런부분이 좋았습니다. 흥미로웠습니다. 인상깊었습니다. 이런 공지들과 여러 나눔들을 읽고서야 제로가 된 마음을 채워서 다시 읽을 수 있었어요 ㅋㅋ 이번달의 좋은 책도 감사했습니다! 다음달은 더 기대돼요!
아, "너무 즐거운 시간"이라는 후기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저는 정말 "지성의 비관, 의지의 낙관"을 삶의 신조처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서. 이렇게 한 분, 한 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또 실천을 고민하다 보면 분명히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되리라 생각해요. 또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건 그것대로 인류의 깜냥이고요. 한 달간 고생하셨습니다.
진도를 못맞춰서 메모만 따라가며 읽었습니다. YG님의 가이드와 참석자들의 코멘트가 정말 등대같아서 의지가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본의 아니게 free rider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환경에 관심이 많고, 일도 좀 관련이 있어서 기대하던 책인데 생각만큼 꼼꼼이 읽어내지못해 아쉽습니다. 요즘 탄소세(2026년부터 본격 시행예정인 EU 탄소국경제도 등)나 탄소배출감소분을 사고파는 국제탄소시장 논의를 보며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새로운 시각을 덧입혀주네요. 7월 책도 사놓았습니다. 해외있다가 한국오니 한국의 직장인이 한달에 책 한권 읽기 쉽지않다는 점을 새삼 깨달으며... 센 선생님의 책은 진도맞춰 잘 읽어보려구요. :)
아, @모시모시 님 많이 바쁘셨군요. 시간 되시면 맨 뒤의 세 장이라도 읽어보시면 지금 고민하시는 문제에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저도 중반 이후 왕창 밀렸습니다. 댓글도 다 못읽고 있는데...휴가중에 완독해보겠습니다~
@바나나 님, 자주 접하는 장르가 아니니 너무 부담 가지시지 마시고 시간 날 때 천천히 완독하세요! 7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기에서 뵈어요.
휴... 막판에 몰아서 다 읽었습니다. 정말 책걸상 벽돌책 함께 읽기 모임 아니었으면 완독 못했을 것 같습니다. 뭐... 저는 이 책의 주장들에 대해 아주 동의하지는 못해서, 다소 비판조의 감상들을 떠오르는 대로 짧게 적어봅니다. 제가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자신이 좀 없네요. ^^;;;
1. 나오미 클라인 식의 ‘평시활동에 대한 봉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일리가 있고,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 그게 유일한 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지구공학적 접근보다는 덜 위험해 뵙니다). 그 봉기의 지향점이 전시 자본주의 체제가 될 수도 있겠고, 아니면 그걸 넘어 전시 공산주의 체제까지 갈 수도 있겠고요. 그러나 말름의 전시 공산주의 주장에는 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느껴요. 종종 그는 인류를 기후위기에서 구하려고 전시 공산주의라는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 마르크시즘을 학문적 실패에서 구하려고 기후위기를 동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이 대목에서 문화적 좌파들이 마르크시즘 이론을 경제적 착취가 아닌 다른 종류의 억압을 해석하는 방법론으로 전용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즉 저는 기후위기가 인류 문명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 때문이라는 그의 분석에 완전히 설득되지 못했습니다. 설사 자본주의가 기후위기를 불러오고 심화시켰다 해도, 그것이 자본주의의 필연적 본성인지, ‘탈탄소 자본주의’ 같은 것이 해법이 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습니다.
2.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기후위기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말름은 잉여가치론을 변형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가치는 노동자의 노동과 더불어 화석연료 소비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할수록 그리고 화석연료를 소비할수록 이윤을 얻는다(심지어 마르크스와 엥겔스도 이 화석연료 소비에 대해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다). 고로 개인의 화석연료 소비가 아니라 이윤을 벌고자 하는 자본의 활동이 화석 경제를 불러온 주원인이다. 이런 주장이 저한테는 좀 궤변처럼 느껴졌어요. 일단 잉여가치론이 기대고 있는 노동가치설 자체가 현대 주류경제학에서는 거의 배척된 거나 다름없지요. 어떤 도덕적 논의를 할 때라면 몰라도, 실제로는 상품 가치는 거기에 들어간 노동량(그리고 화석연료량)보다는 그 상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욕망하며 얼마나 희귀하냐, 대체재가 얼마나 있느냐 등에 좌우되는 걸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탁월한 연기력을 얻은 배우보다 그냥 타고나기를 잘생기고 예쁘게 태어난 배우가 출연료를 더 높게 받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매우 읽기 어려운 13장 전체의 논의도 모래 위의 성 같은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3. 저자가 사용하는 개념이나 개념어들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법(法)이란 물(氵)이 흘러가는(去)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야 하기 때문에 법이다” 같은 논리를 보면 일단 그런 유래 자체가 틀렸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자가 아니며, 설사 법이라는 한자를 고대 중국인들이 그런 취지로 만들었다 해도 그게 오늘날 법이 지녀야 할 특성에 대해 말해주는 바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동력과 권력이 영어로 다 같은 ‘power’라는 사실은 얼핏 의미심장하게 들리지만 저는 실제로는 양쪽의 특성에 대해 말해주는 바가 별로 없는 재미있는 말장난 정도로 생각합니다. 증기물신주의, 추상적 공간, 추상적 시간 같은 개념들은 어느 정도나 유용한 사고 도구일까요? 그저 흥미로운 문학적 비유에 불과한 것 아닐까요?
이러거나 저러거나 읽으면서 머리를 핑핑 굴려야 했고, 솔직히 잘 이해하지 못한 페이지도 많았고, 도전거리가 되는 책이었어요. 기후위기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구나 하고 알게 된 것도 소득이었고요. 좋은 기회 주신 @YG 님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모임에서 또 뵐게요!
@장맥주 작가님, 고생하셨어요! 바쁜 와중에 짧은 감상까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1) 자본세 vs. 인류세 논쟁이 있습니다. 이건 현재 기후 위기의 원인을 자본주의에서 찾느냐, 아니면 인류의 산업화 그 자체에서 찾느냐로 단순화해볼 수 있는데요. 이 책의 저자는 전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칩니다. 실제로 요즘 나온 책을 보면 이 책의 주장을 근거로 삼기도 하니 자본세 주장의 원류를 6월에 함께 읽은 셈입니다. :) (2) 맞아요. 저도 노동 가치론을 전제로 설명하는 13장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도 그 장에는 빨간색 포스트 잇('동의 안 되는 부분에 제가 붙이는 표식입니다')을 많이 붙여 놓았습니다. (3)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이 책의 아주 유용한 주장 두 가지는 곱씹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수력에서 증기력으로 전환에 사실 초기 산업 자본주의 역관계가 깊숙이 관여해 있었다는 고찰입니다. 이건 사실 과학 기술 사회학에서는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 얼른 생각나는 몇 가지 사례 연구가 있는데, 안드레아스 말름이 증기력 부상 사례도 적절한 케이스 스터디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다른 하나는 (저에게는 아주 유용했는데) 환경 쿠즈네츠 곡선에 대한 저자의 논파입니다(14장). 전 지구 자본주의화와 생태계 파괴의 관계를 아주 유용하게 정리한 부분이라서 공부가 많이 되었답니다. 이번 달에도 아주 좋은 페이스 메이커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달에는 훨씬 즐거운 책 읽기로 만나겠습니다. :)
아앗. 이렇게 빨리 답장이...! 아, 그렇군요. 인류세 vs. 자본세 논쟁이 벌어지는군요. 자본세 주장의 원류를 이렇게 접하게 됐다니 기쁩니다. 14장 한번 다시 읽어보려고요. 흥미로운 책 소개해주셔서 다시 감사드려요!!
모두 6월에 고생하셨고 7월에 아마르티아 센과 함께 해요!
말름 아저씨 안녕~~. 솔직히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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