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6월 28일) 16장 '마개를 뽑을 시간: 권력-동력의 배출물 이산화탄소에 관하여'를 읽으면서 6월 함께 읽기도 마무리합니다. 아직 이 모임이 닫힐 시간은 며칠 남았으니 후기도 남겨주시고,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은 닫히기 전에 마저 완독하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이 책은 1월부터 벽돌 책 함께 읽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책이었어요. 일단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사회과학 책이고, @장맥주 @롱기누스 님 등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신 것처럼 중간에 걸리적거리는 부분도 많아서요. 하지만, 원래 벽돌 책 함께 읽기를 하는 이유가 평소 혼자서 읽기 어려운 책을 여럿이 같이 읽는 취지고 기후 위기라는 중요한 문제를 참신한 시각에서 살펴보는 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여러분이 끝까지 함께 읽고 또 뜻밖에 재미있다는 후기도 남겨주셔서 지금은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 책이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와 고민의 폭을 넓히고, 나아가 실천에도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달도 너~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7월에는 이 책만큼 지적이지만 균형 잡혀 있고 따뜻한 데다가 심지어 읽기도 수월한 아마르티아 센의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으로 소통해요.
기후변화는 부유한 몇몇이 어마어마한 배출을 통해서 대기로부터 흡수된 탄소의 대부분을 독단적으로 전유하여 발생하였고, 따라서 그 정의부터 따지더라도 이를 인류 전체로 확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6장, 600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16장 마개를 뽑을 시간 : 권력-동력의 배출물인 CO2에 관하여 "인류라는 하나의 종은 ‘공통의 재앙 경험을 통해서 보편적인 단일 존재’가 된다. 하지만 차크라바르티의 관념적 세계로부터 나와서 한번 현실 세계를 살펴보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주의 흑인과 백인 거주지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허리케인 샌디가 아이티와 맨해튼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해수면 상승이 방글라데시와 네덜란드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직접, 간접을 불문하고, 기후변화의 모든 충격에 대해 차별화된 취약성을 드러내는 이 보든 사실을 보라. 예측이 가능한 미래의 어느 시점에도 - 실은, 지구상에 계급사회가 존재하는 한 - 언제나 부유층과 특권층을 위한 구명정은 있을 것이며, 공통의 재앙 경험은 없을 것이다. 그 어느 시대보다 더 계급 격차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중략> 모든 자본주의의 위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위기도 역시 유복한 자들에게 엄청난 양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뒷일은 될 대로 되라지."(601쪽)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은 우리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비상사태’가 예외가 아니라 상례임을 가르쳐 준다. (벤야민의 <역사적 개념에 대하여>테제 8번)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6장, 603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무차별적으로 우리라고 지칭하는 수사법은 역사적 기록을 왜곡한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6장, 603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그리고 정작 부르주아지는 불결한 공기로부터 탈출했다. 석탄 광산에서 CO2와 CH4는 ‘가장 처참한 재앙들’을 야기하고 ‘이 재앙들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르주아지의 이기심이다’ ~ 이러한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후변화는 갑작스레 닥친 놀라운 운명의 장난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두 세기 동안 화석 자본을 가리고 있던 장막이 걷힌 것에 불과하다. ~ 진실이 보이지 않게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오랜 기간 진행되어 오던 사태의 의미가 현재에 이르러 드러났다. "(604쪽)
전망은 암울하다. 그러니까 더더욱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전의 모든 비상사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러나 그 이전 어느 때보다 더욱 처절하게. 400ppm 위로 수치가 치솟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몰락의 현상들을 안정 그 자체로, 그리고 구원만을 이상한 것, 즉 기적에 가까운 불가사의한 것이라고 간주’해야 한다. 가설적으로라도 이러한 기적을 이룰 가능성을 지닌 것은 오직 사람들뿐이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6장, 606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수력은 노동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자율적이고 실질적 종속을 거부하지만, 증기력은 바로 노동에 의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재고이기 때문에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전자로부터 후자로 전환함으로써 자본은 필연적으로 아주 특별한 하나의 영역, 바로 에너지의 생산 그 자체에서 더욱 인간 노동에 의존하게 되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483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볼드체로까지 표시되어 있는 부분이지만 저로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에요. 증기력이 노동에 의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힘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수력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가만히 강물이 흘러가게 놔둔다고 거기서 사람이 쓸 수 있는 형태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수차를 설치하든 댐을 짓든 노동력으로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현재 화력 발전이 [화석연료 형태로 저장된 태양에너지+노동력→열에너지→운동에너지→전기에너지]라면 수력 발전은 [위치에너지 형태로 저장된 태양에너지+노동력→운동에너지→전기에너지]이고, 양쪽 모두 노동력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 아닐는지요?
이 책이야말로 이렇게 같이 읽지 않으면 완독하기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니 핵전쟁이 끝난 이후 방사능으로 오염된 세계를 그린 <On The Beach>의 우울한 이미지가 떠올랐지만, YG님 덕분에 기후 위기 문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푸름 아,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벽돌 책 함께 읽기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아.......모래는거지-ㅁ- 왜 이런이야기로 거슬러온거지 이런느낌이었는데 진행되어 갈수록 퍼즐이 맞춰지듯 흥미로워져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꿀잼과는 별개로 역시..... 세상(?) 아니 인류(?)는 자본주의에서 멸망할수밖에 없는가....하는 어두운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여러 면에서 다양한 생각을 자극해주는 책이었어요! 그러나 챕터마다 독려해주신 공지가 없었다면.........모래는거지에서 털고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함께 읽기가 있어 더 좋았습니다! 책을 읽다가 애정을 잃을때 다른 사람의 애정을 주워모아 계속 읽을 힘을 얻는 저로서는 이런부분이 좋았습니다. 흥미로웠습니다. 인상깊었습니다. 이런 공지들과 여러 나눔들을 읽고서야 제로가 된 마음을 채워서 다시 읽을 수 있었어요 ㅋㅋ 이번달의 좋은 책도 감사했습니다! 다음달은 더 기대돼요!
아, "너무 즐거운 시간"이라는 후기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저는 정말 "지성의 비관, 의지의 낙관"을 삶의 신조처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서. 이렇게 한 분, 한 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또 실천을 고민하다 보면 분명히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되리라 생각해요. 또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건 그것대로 인류의 깜냥이고요. 한 달간 고생하셨습니다.
진도를 못맞춰서 메모만 따라가며 읽었습니다. YG님의 가이드와 참석자들의 코멘트가 정말 등대같아서 의지가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본의 아니게 free rider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환경에 관심이 많고, 일도 좀 관련이 있어서 기대하던 책인데 생각만큼 꼼꼼이 읽어내지못해 아쉽습니다. 요즘 탄소세(2026년부터 본격 시행예정인 EU 탄소국경제도 등)나 탄소배출감소분을 사고파는 국제탄소시장 논의를 보며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새로운 시각을 덧입혀주네요. 7월 책도 사놓았습니다. 해외있다가 한국오니 한국의 직장인이 한달에 책 한권 읽기 쉽지않다는 점을 새삼 깨달으며... 센 선생님의 책은 진도맞춰 잘 읽어보려구요. :)
아, @모시모시 님 많이 바쁘셨군요. 시간 되시면 맨 뒤의 세 장이라도 읽어보시면 지금 고민하시는 문제에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저도 중반 이후 왕창 밀렸습니다. 댓글도 다 못읽고 있는데...휴가중에 완독해보겠습니다~
@바나나 님, 자주 접하는 장르가 아니니 너무 부담 가지시지 마시고 시간 날 때 천천히 완독하세요! 7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기에서 뵈어요.
휴... 막판에 몰아서 다 읽었습니다. 정말 책걸상 벽돌책 함께 읽기 모임 아니었으면 완독 못했을 것 같습니다. 뭐... 저는 이 책의 주장들에 대해 아주 동의하지는 못해서, 다소 비판조의 감상들을 떠오르는 대로 짧게 적어봅니다. 제가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자신이 좀 없네요. ^^;;;
1. 나오미 클라인 식의 ‘평시활동에 대한 봉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일리가 있고,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 그게 유일한 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지구공학적 접근보다는 덜 위험해 뵙니다). 그 봉기의 지향점이 전시 자본주의 체제가 될 수도 있겠고, 아니면 그걸 넘어 전시 공산주의 체제까지 갈 수도 있겠고요. 그러나 말름의 전시 공산주의 주장에는 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느껴요. 종종 그는 인류를 기후위기에서 구하려고 전시 공산주의라는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 마르크시즘을 학문적 실패에서 구하려고 기후위기를 동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이 대목에서 문화적 좌파들이 마르크시즘 이론을 경제적 착취가 아닌 다른 종류의 억압을 해석하는 방법론으로 전용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즉 저는 기후위기가 인류 문명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 때문이라는 그의 분석에 완전히 설득되지 못했습니다. 설사 자본주의가 기후위기를 불러오고 심화시켰다 해도, 그것이 자본주의의 필연적 본성인지, ‘탈탄소 자본주의’ 같은 것이 해법이 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습니다.
2.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기후위기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말름은 잉여가치론을 변형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가치는 노동자의 노동과 더불어 화석연료 소비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할수록 그리고 화석연료를 소비할수록 이윤을 얻는다(심지어 마르크스와 엥겔스도 이 화석연료 소비에 대해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다). 고로 개인의 화석연료 소비가 아니라 이윤을 벌고자 하는 자본의 활동이 화석 경제를 불러온 주원인이다. 이런 주장이 저한테는 좀 궤변처럼 느껴졌어요. 일단 잉여가치론이 기대고 있는 노동가치설 자체가 현대 주류경제학에서는 거의 배척된 거나 다름없지요. 어떤 도덕적 논의를 할 때라면 몰라도, 실제로는 상품 가치는 거기에 들어간 노동량(그리고 화석연료량)보다는 그 상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욕망하며 얼마나 희귀하냐, 대체재가 얼마나 있느냐 등에 좌우되는 걸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탁월한 연기력을 얻은 배우보다 그냥 타고나기를 잘생기고 예쁘게 태어난 배우가 출연료를 더 높게 받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매우 읽기 어려운 13장 전체의 논의도 모래 위의 성 같은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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