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8장은 공장법(?)을 통해 노동력이란 투입이 제한되었을 때, 수력과 증기력의 대응 유연성 차이가 어떻게 상황을 역전시켰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의 압박에서 수력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었지만 증기력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8장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기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종합하면 이들 요인은 현대 경제학의 용어로 표현해서 이른바 ‘집적경제’ 또는 ‘군집발전’의 주요 특성에 속한다. 쿡 테일러와 같은 당대 사람들도 이 기본 논리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적은 바에 따르면 ‘산업계에서 직종은’ ‘일단 핵이 형성되면 새로 자리를 잡기보다는 이미 형성된 핵의 부근에 집적되는 뚜렷한 경향을 가진다. 심지어 새 위치가 자연적 이점 덕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조차도.’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246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저는 주말에 탄력받아 13장까지 뽑았는데… 13장은… 음… 이래서 박사학위 논문인가 싶기도 하고… 1,2장 진입장벽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ㅋㅋ
오... 노... 앙대...
조지 시대 후기와 빅토리아 시대 초기 영국에서는 하나의 완성된 이데올로기가 증기력을 중심으로 삼아 등장하였다. 한 집단―이 경우 이것은 하나의 계급이었다. 바로 영국 부르주아지―이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고, 자신의 행동을 한 방향으로 집결시키며, 자신의 경험과 야망을 표현하면서, 스스로가 이 세계에서 이룩해야 할 과업을 설정하기 위해 품은 관념. 가치와 신념을 지칭한다는 최소한의 의미에서 볼 때, 이것은 분명히 이데올로기였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01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여기서 ‘조지 시대 후기와 빅토리아 시대 초기 영국’을 ‘21세기 초 미국’으로, ‘영국 부르주아지’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 CEO’를 넣어도 저 문장이 그대로 성립하지 않을까요. ‘IT 이데올로기’라 할 만한 것이 지금 생겨난 것 아닐까요.
게다가 이데올로기에 대해 약간이라도 배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념이 아니라 사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상징 공간의 존재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특정 범주의 이데올로기 형성 방식은 물신주의라고 알려져 있다. 구조적 위기가 벌어지던 수십 년 동안 영국 부르주아지는 증기물신주의를 발전시켰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02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309쪽의 강민수라는 한국 이름이 반가워 검색을 했는데 아마 이 분인 거 같습니다. https://www.yna.co.kr/view/PYH20151227048400005 『화석 자본』에서 언급되는 책은 이 책인 거 같고요. https://www.hup.harvard.edu/books/9780674049352
저도 너무 흥미로운 책일 것 같아서 찾아봤어요. 아예 미국에서 활동하시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신 것 같아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참! 제가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강민수 선생님 책과 비슷한 콘셉트의 책이 한 권 국내에 번역된 게 있습니다. 에이드리언 메이어의 『신과 로봇』(을유문화사). 이 책은 고대 신화에 초점을 맞춰서 서양 문명의 '자동화'에 대한 욕망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어요. 저는 아주 유용하게 읽었습니다.
신과 로봇 - 우리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신화 이야기탈로스 신화를 비롯한 여러 옛날이야기 속에 숨겨진 과학적 상상력을 살펴보면서 자유 의지, 노예제, 악의 기원, 인간의 한계 등 기술과 윤리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위에 튕기는 맛 어쩌고 써 놓고 『신과 로봇』 전자책 내려받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이나 추천 받았는데 안 읽을 수가 없네요. 실은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도 병행 독서하고 있습니다. 마성의 큐레이터 YG...
『신과 로봇』은 @장맥주 작가님께서 읽으시면 영감도 받으실 수도 있으실 듯. 우리나라 고전 소설 중에도 저런 설정은 있었을 것도 같은데요.
사실 그런 기대를 품고 읽기 시작했어요! ㅎㅎㅎ 뭐 좀 쉽게 쓸 수 있는 소재 없을까 하며... 조금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
@장맥주 @롱기누스 아니, 이런 천기누설을... 하하하!
@장맥주 @롱기누스 그냥 13장은 '그래, 당신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라!' 라는 마음가짐으로 읽으시면 됩...니다만. :)
ㅋㅋㅋ YG님 말씀대로 하니 맘이 편해지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수력이 아니라 왜 증기력이었는지를 길게 논한 3장부터 8장까지를 뒤로 하고, 오늘 월요일(6월 17일)은 9장 '규제는 필요 없고 오직 연료만': 부르주아 이데올로기가 석탄으로부터 권력을 도출하다'를 읽습니다. @장맥주 작가님을 포함해서 여러분이 흥미롭게 읽으실 만한 부분인데요. 이 장에서 저자가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당대의 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한 '증기 물신주의' '석탄 물신주의'의 아이디어는 정치생태학자 알프 호른보리의 '기계 물신주의'에서 가져온 것인데요. 알프 호른보리는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 지도 교수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저자도 성실한 대학원생으로서 챙길 건 다 챙기고 있어요. :) )
9장이ㅜ제겐 좀 생뚱맞게 느껴졌어요, 이 책의 어떤 맥락에서 steam fetishism에 대한 챕터를 넣었는지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떻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로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읽혔어요. 수력에서 증기력으로의 전환이 단지 공간과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자본과 노동 사이의 역관계뿐만 아니라 당대의 이데올로기가 뒷받침하고 있었다는 대목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고요. 오히려 없었으면 공백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수력과 증기력의 운명이 또렷해지기 전부터 증기력 선호 현상과 와트 숭배 같은 현상이 명백히 있었으니까요. (저자가 이 장을 넣은 가장 큰 이유일 듯합니다.)
확실히 이해에 도움이 되는 설명이네요, 고맙습니다
7장 도시로 가는 차표 : 증기가 지닌 공간상의 장점들 "이러한 글 속에서 증기의 주요 장점은 에너지 확보에 대한 장벽이라기보다는 노동력 확보에 대한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으로 제시된다. 노동계급으로부터 잉여 부를 착취하는 데 더 우수했던 매개체가 바로 기관이었다. (194쪽) "~자유로운 임금 노동에 의존하면 할수록 정착촌의 비용은 늘어났고, 그 결과 이득은 줄게 되었으며, 이에 반해 증기력의 이용이라는 해결책이 가지는 장점이 더욱 두드러졌다."(212쪽) "시골의 수력 작업장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았다. 한편에는 사람으로 가득한 헛간 기숙사가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에는 테라스가 딸린 깨끗한 오두막이 있었고, 강제 아동노동과 느긋한 자유 임금노동이 동시에 존재했으며, 노예들의 지하 감옥과 화려한 정원이 함께 있었고, 처벌과 쾌락이 공존했다."(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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