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스팀 펑크 작품 가운데 얼른 생각나는 소설은 네 편으로 완결된 영국 작가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가 생각납니다. '스팀 펑크'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그래서 그 장르를 개척한 작가는 팀 파워스입니다. 파워스는 영화로 유명한 『캐리비안의 해적』의 원작 작가로도 유명하죠. 파워스의 스팀 펑크 장르의 특징을 잘 살필 수 있는 소설로 국내에 번역된 작품은 『라미아가 보고 있다』가 있습니다. SF라기보다는 판타지 장르로 분류할 법한 소설이긴 합니다만.
모털 엔진[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모털 엔진]의 원작 소설로,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 4부작의 서막을 여는 작품이다.
사냥꾼의 현상금미국도서관협회 선정 '2005 최고의 청소년 도서'. 지구 종말 이후의 세계를 다룬 4부작 SF 시리즈 '견인 도시 연대기'의 두 번째 책이다. 시대적 배경은 전작 <모털 엔진>에서 지표면을 달리며 작고 약한 도시들을 집어삼키던 견인 도시 런던이 '반 견인 도시' 세력을 무릎 꿇리려다 멸망한 뒤 약 2년 후부터다.
악마의 무기2002년 '네슬레 스마티즈 어워드' 금상 수상작. 지구 종말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 4부작 '견인 도시 연대기'의 세 번째 책이다. '60분 전쟁'으로 초토화된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뗏목 휴양 도시에서 벌어지는 열다섯 소녀 렌의 모험과 성장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황혼의 들판 - 완결편2002년 '네슬레 스마티즈 어워드' 금상 수상작, '견인 도시 연대기' 완결편. 그린 스톰의 공격을 받고 추락한 공중 저택 클라우드 나인에서 탈출한 톰과 렌, 그리고 사막으로 떨어진 헤스터와 스토커 슈라이크의 6개월 뒤 이야기이다. 그사이 그린 스톰의 총사령관 나가의 평화 정책으로 세계는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간다. 그러나 그린 스톰 한편에서는 아직도 전쟁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전투 도시 무르나우로 속속 모여드는 도시들의 움직임 또한 매우 수상쩍다.
라미아가 보고 있다팀 파워스의 장편소설. 19세기 당대 최고 시인들인 바이런, 셸리, 키츠와 라미아 간에 펼쳐진 애증과 공포의 여정을 그들이 남긴 실재 기록과 여러 역사적 문헌을 통해 좇아가는 작품으로, 스팀펑크 문학의 완벽한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1990년 미소포에익 판타지상을 수상하였다.
영국 면직업계의 증기력으로의 전환은 수력이 비용 측면에서 저렴하다는 우위를 계속 점하고 있었음에도 일어났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5장, 146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5장 전환의 수수께끼 : 여전한 수력의 장점 "전환기 당시 신식 수차가 낙하하는 물의 역학적 에너지 중 85%를 기계로 전달했던 반면에 증기기관은 석탄의 에너지 중 2% 미만을 운동으로 바꿔냈으며 가장 뛰어난 설치조차 효율 4%에 간신히 도달했다. 절대적인 용량, 운동의 균일함, 에너지 효율, 그 어느 측면에서도 기관은 수차를 압도하지 못했다. 실상은 차라리 그 정반대에 가까웠다. <중략> 영국 면직업계에서 수력에서 증기력으로의 전환이 일어난 까닭은 물이 부족했거나 더 비쌌거나 기술적으로 덜 유력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정반대로 수력이 넘쳐났으며 저렴했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 증기만큼 강력하고 고른 운동을 제공했으며 효율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증기력이 주도권을 잡게 된 것이다. ~ ~ 그렇다면 왜 면직업계 자본가들은 ~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누구나 다 예외 없이 더 비싸다고 생각하던 원동기로 돌아섰을까? "(149~150쪽)
물과 달리 석탄은 원동기를 돌리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되어야 하는 상품이라는 물리적으로 독립된 형태로 시장에서 유통된다. 연료비는 위치와 교통 수준에 따라 달라졌다. 탄광 부근이나 운하, 도로, 철도로 잘 연결된 지역에서 면직업종 제조업자는 석탄을 상대적으로 싼값에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절대 공짜가 아니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47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저도 이 문장에 밑줄을 쳤는데, 저자는 위치에너지는 재고의 형태로 이동이 불가능하지만 석탄은 에너지 재고의 형태로 이동에 제약이 없었다는 이유가 석탄이 초기 에너지 효율성에서 수력에서 한참 뒤졌지만 결국 화석에너지로의 전환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려는 것일까요? 아... 그러면 조금 맥 빠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인데... 조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롱기누스 저자의 야심은 훨씬 큰 것 같아요. 그렇게 단선적으로 볼 게 아니라는 게 저자의 입장입니다. 자본주의 근대의 '시간'(8장)과 '공간'(7장) 변화, 그 과정에서 자본의 전략, 놀랍게도 노동의 전략(일 10시간 노동 시간 단축 운동) 등이 맞물린 결과가 그 과정에서 수력의 가격 유인 효과 상실 등의 결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증기력의 발흥이 진행된 것으로 봅니다.
오.. 그렇다면 더욱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겠습니다. 글의 전개가 답답하게 느려지기도 하지만 또 묘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뭔가 저자는 빌드업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합니다. ^^;;;
ㅎㅎㅎ 약간 중언부언 하는 느낌이 있기도 하죠. TMI 같기도 하고… ㅋㅋ
추리소설처럼 계속되는 궁금증 유발로, 7장까지 읽었습니다. 느린전개로 초반에는 좀 힘들었으나 촘촘한 구성때문에 뒤로 갈수록 더 빠져드는것 같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FiveJ 님께서 앞서나가고 계시네요. :) 오늘 수요일(6월 12일)과 내일 목요일(6월 13일) 이틀에 걸쳐서 7장('도시로 가는 차표: 증기가 지닌 공간상의 장점들')을 읽습니다. 7장은 책 전체에서 두 번째로 분량이 많은 장이에요. (제일 많은 장은 13장!) 그만큼 저자가 공들여서 작성한 장이기도 합니다. @롱기누스 님과 @장맥주 작가님 말씀처럼 석탄은 재고의 형태로 이동에 제약이 없죠. 하지만, 이동 거리가 길수록 원료 가격이 올라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7장에서는 이동에 제약이 없는 공간상의 이점 외에 오히려 더 중요한 얘기를 짚고 있어요. (도시의 노동력 수급입니다!) 저는 7장의 정착촌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접해서 엄청 흥미로웠어요.
그러나 여기서 ‘발명’이라는 단어는 ‘채택’이라고 읽어야 한다. 실로 이 모든 것은 당시 사용 가능한 기술들 사이 선택의 문제였다. 저수지의 추가적인 확대 역시 당연히 생태계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지만, 우리가 지금 하려는 작업은 거대 수력설비가 환경적으로 바람직한지 아니면 파괴적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전환의 동역학을 다루고 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88~189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가까운 이웃 사이에서도 각자의 에너지 수요는 서로 크게 달랐다. 개념상으로 저수지는 이들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상위 급수 체계가 되어야만 했다. 각 공장의 서로 다른 수요와 단 하나의 거대 시설이 제공하는 공급 사이의 부조화가 계획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기 시작했다. 각자 논에 물데기가 연상되는 구절입니다. 수력을 이용한 여러 종류의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현실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173.,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어웰의 사례처럼 강 하나의 동력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규모의 계획은 조정과 자원 배분 문제를 필연적으로 야기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증기기관 하나를 추가하거나 큰 보일러를 하나 더 설치하거나 하루 석탄 1톤을 더 태우기로 하면 이렇게 골치 아픈 문제는 요행이 잊어버리고 넘어갈 수가 있다. 실로, 바로 이 시점에 그리고 이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수력은 매우 독특한 사회생태적socio-ecological 모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174.,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수력은 에너지 공급을 둘러싼 권력이 지리적 위치에 따라 불평등하게 집중되는 태생적 문제를 안고 있지만, 석탄은 이러한 지리적 위치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었다. " 7장을 읽고 정리한 생각입니다. 장의 제목처럼 흐름이란 공유재는 가격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획에 내재되어 있던 긴밀한 조정의 필요성은 (현실적인) 경쟁이 만들어 내던 분열의 힘과 모순되었다. 모두가 흐르는 물을 공유해야 했으나 제조업자들은 자기 눈앞의 사적 이익만을 중시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179.,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그들이 소속되어 있는 동력 공급 체계 때문에 자기 행위의 독립성이 여러모로 제약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증기력은 이에 반해 '탈출과 독립'의 수단을 제공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183.,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이렇게 수력으로 운영되는 작업장은 공장 규율이라는 지배체제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것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 대부분이 크게 반발했다. 이리저리 꾀어들인다 해도 누가 저따위 군대식 병영에 기어들어갈까? 1926년에 경제사학자 아서 레드퍼드가 언급했듯이 ‘참을성 있고 규율을 지키도록 훈련된 공장 노동자들이 주로 살아가는, 산업화가 완성된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이 의도적으로 공장 공동체를 새로 형성해나가면서 발생했던 갖은 곤란을 알아채기란 어렵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201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저도 이 부분 포스트 잇으로 강조해 뒀어요. '산업 노동자 만들기'는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성실한 공장 노동자가 되는 것=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40년쯤 생각하고 살았던 터라 이 대목에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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