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저자가 많이 의존하면서도 또 논쟁하는 학자 가운데 경제사학자 로버트 C. 앨런이 있습니다. 『세계 경제사』(교유서가)에 앨런의 중요한 논점이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아요. (저는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은 학자입니다.)
세계경제사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7권. 지난 500년간 세계 각국의 임금과 생활수준, 주요 산물의 가격 등을 비교하면서 역사의 분기점은 어디에 있는지, 부국의 기회를 잡은 국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무엇이 현재의 불평등의 기원이 되었는지를 파헤친다.
여기서 탐구할 문제는 역사 속에 기후가 남긴 영향이 아니라 기후 속에 역사가 남긴 영향이다. 공장법이나 자유 무역 정책이 강수량과 빙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문제이지 그 역이 아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18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우리는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졌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심각하게 지체'될 뿐 아니라(온난화를 겪는 매 순간은 먼 과거로부터 기원한다) 그 효과 역시 '상당히 지연'되기 때문에(현재 배출의 누적 효과는 미래에 나타난다) 여기서 바로 왜곡된 윤리적 구조가 탄생한다. 피해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으니 지금 화석연료를 태우는 가해자가 그 피해자를 대면한다는 것은 가정조차 불가능하다. 가해자는 지금 여기 살면서 화석연료를 태워 얻는 모든 이득을 독식하면서도 그 손해는 거의 입지 않는다. 손해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 목소리를 낼 수조차 없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 이것을 롭 닉슨(Rob Nixon)은 ‘느린 폭력’이라고 부른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22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제가 아주 인상 깊게 읽은 문제작입니다.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느린 폭력'을 고발하는 작가와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나는 폭력, 시공을 넘어 널리 확산하는 시간 지체적 파괴, 일반적으로 전혀 폭력으로 간주되지 않는 오랜 시간에 걸쳐 벌어지는 폭력을 '느린 폭력'이라는 표현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환경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이 문장에 밑줄을 쳤는데… 결국 특정행위를 함으로서 이익을 얻는 원인제공자와 그로 인해 이익을 얻기는 커녕 손해를 보는 피해자가 다를뿐만 아니라 ‘지연’의 영향으로 오랜 시간의 차이까지, 아울러 지리적으로도 다르게 나타나니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1장을 읽으면서 "느린 폭력"이란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위의 22쪽 구절은 저도 포스트잇 붙여놓은 부분이라 공감하며 댓글 남깁니다.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란 책도 읽어 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이전에 있었던 바로 그 전환(산업 혁명기 증기력의 발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전환의 본보기라기보다는 차라리 방해물을 이해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열쇠로서 그 의미를 가진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2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바로 가디너가 말한 것처럼, 즉 '변화의 희망이 거의 고갈된 경우에도 심각한 잘못의 증인으로 남을 의무'가 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3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동력 또는 권력인 'power'라는 영어 단어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동력으로 쓸 때 'power'는 자연력의 일종으로 에너지의 흐름이나 일의 척도로 사용된다. 또한 권력으로 쓸 때 'power'는 권위와 지배구조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다른 주요 유럽 언어에서는 이 두 의미가 이처럼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 왜 영어에서만 이 두 극이 하나로 수렴했을까?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6~37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군데군데 사회 과학 고전도 많이 등장합니다. :) 예를 들어, 대학 때 열심히 읽었던 스티븐 룩스의 『3차원적 권력론』 같은 책이 그렇습니다. 검색은 되는데 표지 이미지가 안 나오네요. 1974년에 나온 책인데 지금 읽어도 여전히 의미 있는 권력 이론의 고전이라고 생각해요.
3차원적 권력론영국의 정치학자이며 사회학자의 스티븐 룩스의 권력론. 이 책은 미국정치학회보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거대한 `비결절` 논쟁의 성과물이다.
화석연료는 임금 노동 또는 강제 노동, 즉 타인의 노동을 강제할 수 있는 권력(power)을 그 자체 존재 조건으로 필요로 한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9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권력이 필요한 에너지가 화석연료뿐일까 생각했습니다. 화석연료외에 대량의 큰 에너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노동을 강제할 수 있는 권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임금노동을 타인의 노동을 강제하는 성격으로만 본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참, 그리고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1월 『사람을 위한 경제학』(반비)과 3월 『앨버트 허시먼』(부키)을 함께 읽었던 분들과 아마르티아 센의 자서전 『Home in the World: A Memoir』(2022) 이야기를 지나가면서 했었잖아요. 그 자서전이 생각의힘 출판사에서 6월에 번역되어 나옵니다. :) 1933년생 센의 나이를 염두에 두면 거의 마지막 책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7월에는 조심스럽게 이 책을 함께 읽을 벽돌 책으로 찜해두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책이 나오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흥미롭게도 센은 이 자서전에서 자신의 생애 초기와 성장기 그리고 경제학도로서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요. 당연히 지도 교수 조앤 로빈슨은 아주 많이 등장한답니다. 저도 얼른 읽어보고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화석연료가 경주에서 승리한 이유는 그게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재생 가능한 대체품들 역시 이처럼 가격 우위를 점하지 않고서는 승산이 없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30,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빌게이츠도 지적했지만,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탄소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체 에너지의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읽은 “물질의 세계“에서 2050년 탄소중립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은 2080년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말이 맞다면 정말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정말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책이 없는데 오늘 주문 넣으면 낼 올 듯 싶습니다. 하루에 밀린 것 읽고 시작하겠습니다 :)
@YG 1,2장이 진입장벽이 높다는거에 위안을 삼아봅니다 도저히 스티키 북마크로는 표시할부분이 많아 이책은 밑줄 치며 읽어야 겠습니다.
일부는 이를 ‘탄소잠김’ 이라고 부른다. 바로 화석연료에 기초한 기술을 고착시키고 대안도입을 회피하며 기후변화 완화정책을 막는 것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시작합니다~ 환경 진짜 관심있는 분야이고 하고있는 일이랑도 연관이 있어서 벼르고 있었는데 6.6.~14. 해외출장이라... 책을 반으로 잘라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문제는 '심각하게 지체'될 뿐 아니라 그 효과 역시 '상당히 지연'되기 때문에 여기서 바로 왜곡된 윤리적 구조가 탄생한다. 피해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으니 그 피해자를 대면한다는 것은 가정조차 불가능하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22,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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