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6. 영원한 저녁의 서윤빈

D-29
와, 벌써 열 여섯 번째 장르살롱 방이 만들어졌어요. 짝짝짝. 이번 장르살롱은 Z세대를 대표하는 젊은(!!!!) SF작가 서윤빈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서윤빈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을 가지고 독서토론을 할 건데요. 적극적으로 협찬에 협조해주신 인플루엔셜 출판사와 담당 편집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 이번 장르살롱을 준비하면서 서윤빈 작가님을 상징할 수 있는 키워드는 뭘까 고민해 봤습니다. 크게 세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우선 T, 그것도 극T가 있겠군요. 즉 서윤빈 작가님은 머리로 쓰는 소설, 머리로 느끼는 감동을 추구하는 작가입니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분명 로맨스이지만, 가슴형 로맨스가 아닙니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을 읽노라면 서 작가님 특유의 서늘함이 주는 독특한 감동이 있지요. 제가 P, 그것도 극P형 작가이기 때문에 서 작가님의 소설을 읽는 행위는 매우 즐겁습니다. 저와 정반대의 방향을 추구하는 작품을 읽는 것은 저에게 아주 강렬한 자극이 되지요. :-) 더군다나 서 작가님의 소설세계는 감정이 절제되어 있어서 읽는 동안 감정이 너무 들뜨거나 괴로워질 염려가 없습니다. 감정이 널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이야기의 흐름에 몰입할 수 있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Z, 바로 Z세대 특유의 개인주의와 가족에 대한 회의주의가 있겠군요. 게다가 서윤빈 작가님은 제가 북토크에서 직접 질문을 던져 확인한 바로는 어렸을 때 매우 조숙한 소년이었다고 해요. 유치원 시절부터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던 독특한 유치원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듭니다. 서 작가님의 소설에서는 저 같은 X세대 작가와는 다른 Z세대 특유의 차가운 결기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더욱 만족스러운 독서였답니다. 마지막으로 공대생. 서 작가님은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공대생이기도 하지요. 대체로 공대생들은 호기심이 강하고,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실험하길 즐기며 그 과정에서 주변의 평가나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엄밀한 진실이 무엇인지 성찰하며 그 진실에 닿기까지 노력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봅니다. 이 점이 서 작가님의 소설에도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해요. 심장 뿐만 아니라 전 장기의 임플란트화. 장기 이식 아이디어는 수십 년 전 SF 소설에서도 흔하게 나온 클리셰 중 클리셰지만, 서 작가님의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속 장기 이식 아이디어는 전혀 식상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와 결합해서 사회파 과학소설이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지요. :-) 자, 새로운 세대 SF작가 서윤빈. 서 작가님과 함께 영원한 저녁을 함께하지 않겠습니까? 모임기간: 6.10~23. 10인 서평단 모집 및 발표: ~ 6.7. 6월7일 발표 및 발송 https://forms.gle/XC1TSr2kyzrhZde49 서평단 모집 링크 (서평단 합격한 분은 그믐 독서모임 및 온라인 서점 & SNS 리뷰 업데이트 필수) 서윤빈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6.21. 금요일 8시 *아래는 출판사 책소개입니다.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서윤빈의 첫 장편소설 Z세대 작가가 상상하는 초고령 사회의 미래 “심장을 파고드는 (……)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 _문보영(시인)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SF”(김보영)라는 평을 받은 서윤빈이 첫 장편소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래빗홀, 2024)을 출간한다. 1997년에 태어나 대학을 다니고 있는 젊은 작가인 그는 이번 소설에서 초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미래에 주목하고, 고도로 자본화된 의료 시스템 아래에서 젊음과 늙음마저 나이가 아닌 계급의 문제로 치환되는 사회가 도달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낸다. 이러한 세계에서도 연결되고 사랑하고자 욕망하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으로서 사랑의 가치와 권리에 주목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시인 문보영은 “‘사랑보다는 생존이 먼저’인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의심 없이 사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발견하고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라고 평하기도 했다. 심장 임플란트 1년 플랜: 105억 원 당신의 생명을 연장하시겠습니까? 작품의 배경은 이론적으로는 영생이 가능해진 미래다. 사람들은 몸속의 장기를 임플란트로 대체하고 새 피부를 얻어 젊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한다. 단, 문제는 여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장기 임플란트를 유지하는 비용은 개인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고, 특정한 시점에 이르면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이를 결정하는 주체는 바로 국가인데, 국가는 개개인에게 ‘건강 점수’를 부과하여 생존의 값을 매긴다. 그렇게 결정된 비용을 감당할 만큼 충분히 부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임플란트 구독 종료로 인하여 죽음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작품 속 세계에서 이는 이상하거나 드문 일이 아니다. “‘생명은 존엄한 것이며 그 무엇도 사람 목숨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같은 말”(pp. 225~226)을 누구도 믿지 않는 세계, 생명을 유지하려면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디스토피아가 도래한 것이다. 주 3회 이상 음주하거나 한 번 음주하더라도 과음하면 –1점.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지 않으면 –1점······ 수많은 리스트가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이 나라는 전통적으로 가점은 적고 감점만 수두룩하다. 부당한 생명 정치라고 반발하는 이들이 없었던 건 아니나, 늘 그렇듯 그건 반발하는 이들이 바르게 살지 않은 탓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컸다. (p. 54) 사실 작품 속의 세계는 2024년의 대한민국과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다. 세계 최저 출생률을 기록 중이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정부, 낮아지는 출생률마저 개인의 이기심 혹은 불성실함에서 원인을 찾는 한국 사회의 풍조는 작품 속 세계가 “정말로 가능한 미래 중 한 가닥”(작가 인터뷰 중)이라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든 것을 빼앗긴 인간들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것 망가진 세계에서도 잃을 수 없는 마지막 존엄으로서의 사랑 주인공 유온은 ‘가애’라는 방식으로 삶을 연장해온 인물이다. 가애란, 임플란트 장기 유지 비용 때문에 죽음을 목전에 둔 이에게 마지막 연인이 되어준 다음, 이들이 죽으면 유산을 얻어내는 일을 뜻한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한 장기 임플란트 구독 시스템, 길어진 수명과 고립된 개인들이 빚어낸, 미래형 직업 혹은 관계인 셈이다. 그러나 직업적 냉정함을 유지해왔던 유온의 가애 인생에 뜻밖의 장애물이 나타난다.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거리낌 없이 내비치는 ‘성아’에게서 예기치 못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성아는 유온과 마찬가지로 가애이며 유온보다 젊은 인물이므로, 유산을 남겨줄 사람을 찾아야 하는 유온에게 이 감정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한번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린 유온은 좀처럼 예전의 “사랑받는 재주가 있”(p. 35)는 남자로 돌아가지 못한다. 유온은 비로소 자신이 과거의 “모든 순간, 나는 내가 아니었”(p. 248)음을 깨닫는다. 나는 그녀의 눈동자에 녹색이 살짝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운이 별빛을 머금었다가 내보내듯 한 시절을 지나온 눈이었다. 나는 내가 지금의 나에 관해서는 단 한 번도 이야기해본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 258) 고령 사회와 자본화된 의료 기술의 발전이 빚어낼 수 있는 참혹하게 고요한 디스토피아를 구현한 이 소설은 그와 함께 가장 낭만적인 방식을 통한 인간성 회복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SF문학장의 차세대 기수 서윤빈이 자신의 문학 세계를 조형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겸비했지만 한편으론 인간에 대한 믿음과 긍정을 놓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자신만의 미래상을 완성시키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과학소설의 가능성을 선보인다.
앗, 서윤빈 작가님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 신청합니다. 저는 전자책으로 읽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장맥주 작가님!!!:-)
『파도가 닿는 미래』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고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막 읽으려는 참이었어요. 모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서윤빈 작가님은 머리 자르시니까 되게 분위기 있는 미남이 되셨네요. 저는 장발보다 단발에 한 표입니다. (다짜고짜 얼평...)
파도가 닿는 미래2022년, 「루나」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을 차지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윤빈은 심사위원으로부터 ”한국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SF“, ”나의 기원을 탐색하는 우주 동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서윤빈의 첫 소설집이다.
저도 서 작가님께 머리 계속 그 스타일로 하시고 안경은 쓰지 마시라고 말씀드림요 ㅎㅎ <파도가 닿지 않는 미래>는 아직 안 읽었는데 어서 읽어보고 싶네요. :-)
@장맥주 ㅎㅎㅎ 그때보다 살도 많이 빠졌답니다…! (무려 10키로 넘게!) 아마 근 몇 년은 단발 유지하지 싶어요.
반갑습니다, 작가님!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읽으려고 전자책 내려받았는데 박소해 작가님이 장르 살롱 열어주셔서 신기했어요. 꽃미남 되셨네요! 저는 단발에 한 표입니다. (이어가는 얼평... ^^) 베이징에서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사양은 사양합니다.
@장맥주 ㅋㅋㅋㅋ 맥주 좋습니다. 드디어 인생 최초 현지 칭따오를 먹어보겠군요! (아 베이징은 칭따오가 아니려나요...? ㅎㅎ) + 단발하고 나니까 전에 장발 좋다던 사람들도 돌아서더라구요... 아직 장발남의 땅은 좁은가봅니다 허허
칭따오보다 하얼빈 맥주가 더 제 취향인데 둘 다 사드리겠습니다. 두발소수자들의 권익은 무시당하는 게 이 땅의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대머리 포함...)
쯧쯧... 두발소수자의 자유가 제한당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디만, 보편적인 미적 취향이란 것이 존재하더라고요. (먼 산) 개인적으로 전 이웃집 청년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두발과 복장에 관한 한 다소 보수적(?)인 편... @서윤빈 작가님 지금 스타일 유지하시길 권고 드립니다. :-)
앗, 안녕하세요 : ) @장맥주 간만에 반갑습니다!!
저도 이번에는 전자책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신청합니다
@라아비현 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아비현 환영합니다 : )
저는 책을 가지고 있어요~
@하뭇 좋군요! 즐겁게 토론해요 :-) 환영합니다.
@하뭇 ㅎㅎㅎ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이번책은 읽었지만 장르살롱 참여하고 싶어서 신청했어요..박소해 작가님께서 여름 방학 말씀도 하시고 해서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네요^^
헤헤 @예스마담 님 와주셔서 억수로 반갑고 감사합니다! 유종의 미!
가애! 사랑을 더한다는 뜻일까요? 생명을 연장하기위해 연인이 되어주는 방식이라니... 섬뜩하면서도 무척 궁금해지네요... 읽어보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
이번 살롱에서 많은 궁금증을 해소하실 수 있을 거예요. :-) 환영합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 《레스 길을 잃다》를 함께 읽어요! 그믐 북클럽 & 서평단 모집[책 증정] 소설 <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해>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남해의봄날/책선물] 김탁환 장편소설 <참 좋았더라> 알쓸신잡 재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 여러분의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수험생이 시집이 읽고 싶대요. 스무살 청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을 추천해주세요.
'밀란 쿤데라' 챌린지 by 신아
밀란 쿤데라 <농담>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연극 보고 책 읽는 [연뮤클럽]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성북구 비문학 최종후보도서 4권을 소개합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④ 『탄소로운 식탁』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믿고 읽는 그믐북클럽 🌘
[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2. <더 나은 세상> 읽고 답해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강릉교육문화관 <생존독서>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다정한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나서<도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서평 쓰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논픽션의 유혹!
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글쓰기 책 함께 읽기 네 번째, 《네 번째 원고-논픽션 대가 존 맥피, 글쓰기의 과정에》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끝나지 않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읽기 행렬!
[라비북클럽]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같이 읽어요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진주문고 서점친구들]비문학 독서모임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