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서 읽기] Character : 로버트 맥키의 액션 함께 읽기

D-29
이런 선택들로 플레이어 맞춤형 영웅이 생성되지만 롤플레잉게임이 아무리 스토리화된 것처럼 보여도 게임에서 드러나는 진정한 성격은 플레이어의 진정한 성격이지 플레이어의 화면 속 아바타의 진정한 성격은 아니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80페이지,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2부까지 완독했습니다. 작법서를 읽을 때면 저는 예시들이 많이 소개되면 (예시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집중이 흐트러지더군요. 액션 장르의 하나로 게임 매체가 소개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로버트 맥키는 아니고 공저자의 터치가 반영된 부분이겠지만 이런 종류의 책에서 어떤 경계선에 놓인 장르를 다루는 부분이 재미있더군요.
저도 같은 점을 느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예시의 경우는 참고가 가능했지만, 모르는 예시 같은 경우는 상상력으로 추측해서 넘어가게 되었어요. 구성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는 중에서도 독특한 시각이나 해석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2부까지 읽었습니다. 케이스 스터디를 하듯 예시와 구분이 반복되는 설명이 확실히 흥미를 이끄는 구성은 아닌 것 같아요. 대신 직접 시나리오 제작할 때 사전보듯 참고하기에는 좋은 구성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완독을 한 후에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화재, 홍수, 지진, 번개, 야수와 같은 자연의 힘에 맞서는 투쟁은 스토리텔러에게 물리적 역경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도록 영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우리의 목숨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대개 다른 인간에게서 비롯된다. 그래서 스토리텔러는 사회적, 개인적 충돌에 관한 이야기를 지어냈다. 이들 세 가지 층위-물리적, 사회적, 개인적 층위-는 캐릭터의 외부 삶에서 운(fortunes)의 변화곡선을 만들어 낸다. 캐릭터의 내적 본성 안에서의 변화는 외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인식과 잠재의식이라는 사적 영역에서 일어난다. 사건들이 하나의 갈등 층위에서 한정되어 벌어질 정도로 순수한 스토리는 별로 없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19,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작가가 캐릭터의 감춰진 내적 자아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도덕성', '정신성', '인간성' 중 하나인데, 각각 긍정적 또는 부정적 방향으로의 변화곡선이 가능하다. 도덕성은 캐릭터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 예컨대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선한가 악한가를 말한다. 정신성은 주인공이 현실과 그 현실 안에서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말한다. 인간성은 주인공의 인간으로서의 잠재성이 어떻게 변하는가, 예컨대 성장하는가 퇴행하는가를 말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23,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액션 스토리에서 내적 본성의 변화곡선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일은 드물다. 액션 스토리는 물리적, 사회적, 개인적 층위에서 변화를 꾀하는 것을 선호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23,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액션의 악당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지만, 괴물은 초자연적 능력으로 자연법칙을 깨거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힘으로 자연법칙을 굴절시킨다. 액션 장르의 악당이 나르키소스라면, 공포 장르의 괴물은 사디스트다. 악당이 자기도취적 영혼을 지녔다면, 악귀에는 악령이 깃들어 있다. 악당의 허영심은 부, 권력, 명예로 충족시킬 수 있지만, 피해자가 몸부림 치는 것을 보면서 절정의 쾌락을 얻는 괴물은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고통을 오래도록 지속시킨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29,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작가는 '어떤 기본 장르가 내 비전을 가장 잘 구현하는가?' '어떤 기법적 장르가 내 비전을 가장 잘 표현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35,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액션 장르의 필수 핵심 배역은 영웅, 악당, 피해자, 이렇게 세 사람이다. 이 삼각구도가 악당이 피해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영웅이 그 피해자를 구해야 하는 액션 스토리를 구성한다. 각 캐릭터는 그 캐릭터를 규정할 뿐 아니라 캐릭터들의 관계를 대비시키는 고유한 정신을 투사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41,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영웅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용기나 전투력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수술대에서 생명을 살리는 외과수술의의 평정심에 감탄하거나 약물 중독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사회복지사의 열정을 존경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직업인의 사적인 삶은 환자나 복지 대상자의 삶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와 달리 진정한 영웅적 행동은 영웅과 피해자의 삶을 연결시킨다. 한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43,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우리는 본능적으로 선(good)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본질적으로 선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결함이 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가 좀처럼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의 가슴만큼은 옳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굳게 믿는다. 스토리에서 주인공에게 긍정적인 특성을 심은 다음, 그 인물의 주변을 그보다 못한, 더 어리석고 어두우며 부정적인 특성을 지닌 캐릭터들로 채우면 우리는 주인공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빛에 끌려 그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정서적으로 몰입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44-45,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캐릭터 변화의 여섯 가지 장르는 구원 플롯, 타락 플롯, 교육 플롯, 환멸 플롯, 진화 플롯, 퇴화 플롯이다. 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 14장 '장르와 캐릭터'를 참고하라.
로버트 맥키의 액션 p.48 각주,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악당에게 영웅과 피해자는 물건이나 다름없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웅은 그 누구도, 심지어 상대가 악당일지라도 그를 물건 취급하지 않는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49,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정신 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은 소시오패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며 특권의식이 있다. 자기중요성에 대해 웅대하고 과장되게 인식하며 주로 자기이익에 부합하는 목적을 동기로 삼는다.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고 하며,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거나 착취하거나 속이거나 편취하거나 이용하려고 한다. 냉담하고 다른 사람의 필요나 감정에 거의 공감하지 못한다. 자신의 필요나 감정과 일치하는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면 피상적으로나마 매력을 발산하고 겉치레 아첨을 할 수 있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51,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이 기준대로라면, 인간세상에 소시오패스가 아닌 사람보다 소시오패스가 더 많을 것 같아서 절망적이었네요...
완전하게 극화된 무력감은 액션 장르의 중요한 토대다. 만약 피해자가 반격해서 이긴다면 악당이 과연 위협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피해자가 스스로를 구해 버리면, 영웅이 해야 할 역할이 남아 있을까? 작가가 피해자의 내면에 대한 심리학적인 통찰로 무력감을 최대한 복잡하게 표현할 때 악당은 더 매력적인 악당이 되고, 영웅은 더 경이로운 영웅이 되고, 액션 장르가 성공할 수 있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54,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속수무책 장면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악당은 왜 기회가 있을 때 영웅을 그냥 죽여 버리지 않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악당의 약점, 즉 악당의 자기도취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악당은 허영심으로 인해 영웅의 비참한 모습에 흡족해하면서 승리의 기쁨에 취하고, 때로는 정보나 가학적 쾌락을 얻고자 영웅을 고문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58,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영웅은 스토리에 등장할 때 대개 여러 가지 자원을 가지고 있다. 영웅이 무력해지려면 사건들을 거치면서 무기와 조력자들을 차례로 잃고 무방비 상태로 홀로 남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토리 초반에서 이루어지는 영웅의 힘에 대한 모든 묘사는 이후 영웅이 차례차례 힘을 잃는 과정을 한층 더 인상깊게 만들고, 그와 더불어 위기를 심화하기 위한 밑작업이다. 영웅의 능력이 사라지는 동안 악당의 힘은 그에 비례해 강화되면서 속수무책 장면의 최후의 결전에 도달한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59-60,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라틴어 구절은 2500년 전 아테네와 로마에서 시작된 공연에서 유래한 플롯 장치의 이름이다. 고전극의 극작가는 좀처럼 이야기를 매듭지을 방법을 찾을 수 없을 때 신을 소환했다. 신이 갑자기 등장해 주인공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높이 솟은 연단에서 전능한 신적 존재를 연기하는 배우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듯 도르래, 즉 기계의 도움을 받아 무대 위로 내려왔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기계에서 나온 신'이라는 뜻이다. 현대극에서는 작가가 자신의 플롯에서 빠져나오려고 시시하거나 억지스러운 원인을 붙일 때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표현을 쓴다.
로버트 맥키의 액션 p.63, 로버트 맥키.바심 엘-와킬 지음, 방진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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