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안온지기와 함께하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D-29
페스트를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은, 이 책이 왜 코로나 시국에 많이 읽혔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병이지만, 팬데믹이 닥쳤을 때 인간의 움직이는 방식이 예나 지금이나 흡사하다는 것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다시 일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코로나의 기억과 함께 한다면 더 읽기 쉬운 페스트.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모임이 시작되면 발제문(화제로 지정)을 통한 생각 나누기, 각자 읽고 느낀 점 공유를 통해 책을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재밌게 읽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카뮈하면 책이 어렵다는 평들이 많은데, 그래도 <페스트>의 경우엔 상당히 흡입력도 있고 쉬운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가 코로나를 겪었기 때문에 상황에 감정이입이 더 잘되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벌써 함께 이야기 할 시간이 기다려 집니다.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페스트>를 함께 읽고 진행을 맡게 된 안온입니다. 알베르 카뮈하면 대표적으로 '이방인', '페스트'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카뮈의 작품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 혼자 읽다가 포기하신 분들이 주위에 많더라구요. 혹은 다 읽었지만 난해한 부분이 많았다는 분들도 계셨구요. 그믐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런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더 재밌는 <페스트>로 기억남길 바라며 시작해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우선 다들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간단한 느낀점과 함께 우리가 최근에 겪었던 코로나와 페스트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페스트>는 <이방인>에 비해 쉽게 읽혔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근래에 코로나를 겪었다보니 그 상황에 이입되어 읽게 된 것 같은데요. 대처하는 방식이나 인간 군상의 유사함은 작가가 미래를 예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름돋았습니다. 물론 작가는 이 작품을 전쟁에 대한 피로감 등을 '페스트'라는 병원체에 빗대어 표현했다고는 하더라고요. 그러나 코로나를 겪었기 때문에 전쟁보다는 질병과 연결하여 읽힌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의 1부 읽었고 이제 막 2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초기에 일어났던 상황이랑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 언론보도, 정부의 대책 등 많은 상황들이 겹쳐 있어 사실 읽으면서 놀랐습니다. 차이점은 코로나는 전세계적으로 이슈였던 바이러스 전염이었으며, 페스트는 유럽에서 일어난 전염병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과거와는 다른 교통수단의 발달 등으로 인적교류가 예전보다는 지금 시대에 더 많이 이뤄지고 있어서 인 듯 합니다.
반갑습니다! 1부 완독 마무리를 하셨군요. 균과 바이러스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지요. 하지만 팬데믹이라는 상황 앞에서 인간군상의 행동방향이 비슷한 것은 저 역시도 놀랐던 부분이었습니다. 심지어 카뮈는 페스트를 겪은 세대도 아니니까요. 19세기였던 소설 속 배경은 지금만큼의 교류가 있지 않아 봉쇄함에 있어서 조금 더 수월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극단적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근대 이후의 질병 관리 방식이 많이 개선되었구나를 느꼈습니다. 조금만 더 과거로 되돌아가 실제 페스트를 겪었던 중세시대 사람들의 태도는 완전히 엉망이더라구요.
막 1부까지 읽었습니다. 이 책을 코로나 이전에 읽었다면 감상이 달랐겠죠? 1부는 코로나 초기 당시를 떠올리게 하네요. 그러면서도 알베르 카뮈에 감탄하며 읽고 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의미를 지닌 채 다가오네요.
지니님 반갑습니다^^ 맞아요. 1부의 이야기는 우리가 코로나 초기에 겪었던 상황을 병명만 바꿔서 그대로 일어난 것처럼 적혀있었어요. 특히 병의 심각함을 깨닫지 못하는 부분, 초기 대응에 실패한 부분이 특히 더 닮았던 것 같습니다. 혹시 더 닮은 부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 해주셔도 됩니다!
질병의 시작과 동시에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안일함, 점차 심각해지는 병의 확산, 의료진의 노고, 보고체계로 인한 정부의 늦은 대응, 제한된 삶이 길어지면서 일어나는 개인의 자유를 향한 반발, 팬데믹 해제 후에도 완전히 기뻐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의심 등 코로나와 참 많은 부분이 닮아있었습니다. 차이점은 많이 찾질 못했었는데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정보의 확산력이 그 중 하나라고 봤습니다. 질병의 확산과 현재 상황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던 점은 장점일지도 모르겠으나,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너무 많이 쏟아져 정보를 얻는 객체가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요.
2부를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전염병이 돌던 시기가 아니었으니 카뮈는 다른 의미를 담아 이 책을 썼을텐데, 코로나 초기와 너무나 비슷해서 그런지 다른 의미는 전혀 생각할 수가 없네요. 민음사 버전 책 118쪽에서부터 124쪽까지 의사 리유와 기자 랑베르의 대화와 이후 의사 리유의 생각 부분에서, "추상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렵네요ㅜㅜ 설명해주실 분 계실까요?!!
저는 여기서 추상을 '앞서 말한 그러한 것들'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물 정도로 해석했습니다. 121쪽 7번째 줄에 '유행성 열병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것은 곧 그 환자를 당장 끌려가도록 만드는 일이 되었다. 그럴 때면 정말 추상과 난관이 시작되는 것이다. 라는 문장에서도 추상을 유행성 열병을 진단 내린 후에 조치해야 할 것들(이송, 치료, 처방 등등)을 모두 합한 것을 지칭하는 것이라 여기고 읽었어요.
아, 그렇게도 읽을 수 있겠네요. 집에 가면 다시 한번 그 부분을 읽어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거대한 재난 앞에서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면서도 여전히 개인적인 관심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2부 초반을 읽고 있는 시점에서 생각하자면, 일단 재난을 진심으로 실감하진 못해서 그런 거 같아요. 저만 해도 코로나 초기엔 제 일이라고 크게 깨닫지 못했거든요. 머리론 알아도 마음으로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은. 107쪽에 "아직 아무도 그 질병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없었다"의 상태라고 할까요? 그리고 프랑스는 개인의 자유를 매우 중요시하는 나라잖아요. 코로나가 절정에 달했을 때도 규제에 반발했다고 기억해요. 지금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데 민감한데, 프랑스혁명으로부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그 시절엔 더했을 거 같아요.
맞아요. 저희도 코로나 초기엔 그저 치사율 높은 독감, 폐렴 정도로만 치부했었는데 이게 국가간 전염이 심해지면서 그때야 비로소 심각해지기 시작했지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엔 첫 감염사례가, 일본에서 발생하고도 한참 지나서 발생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이러다 끝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긴 팬데믹을 불러왔던 것 같습니다.
재난의 대한 심각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활동하지 않게되는 경우 자연스럽게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그로인해 피해를 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재난을 빨리 끝낼 수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나만 지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억울함도 느끼고 나의 이기심도 자연스럽게 표출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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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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