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D-29
두 직업이 열과의 싸움은 물론이고 엄청난 체력을 고갈 하는 직업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급식 노동자들은 다수의 음식을 조리 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음식 재료를 다듬고, 다지고, 이동하고, 저어야 하는 동작이 필수입니다. 산불진화대원들은 진화에 필요한 도구들을 험한 산길로 직접 나르며 이동하고 산불 진화 시 같은 동작을 반복합니다. 노동 시 장시간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건강 상의 문제도 공통점이 있을 듯 합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며 작업복을 고안하고, 음식 조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성분들은 급식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작업 환경과 작업 도구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 하여야겠습니다. 나아가 세부적 법이 규정되어 명시되기를 바랍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특히 급식실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유해 요인이 정말 많은데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흄가스 때문에 폐암 발병률도 높고요. 그럼에도 정부와 교육청, 학교 측에서는 급식노동자들의 작업복 문제에 별다른 중요성을 두지 않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2017년 7월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이 산불 진화 장비를 사들이면서 업자들에게 뒷돈을 받은 사실이 적발되자,.... (후략)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198,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최애 영화중에 하나가 윤희에게입니다. 거기서 주인공이 급식실에서 일하는데..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연차도 잘 못내고 영양사 선생님에게 갑질을 당하는 장면도 있고요. 책 중에 이제이혼합니다 주인공도 급식실에서 일하지만 영양사에게 무시당하고요.. 책이나 영화에서 보호구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급식실에서 일하는 사람의 위치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그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막혀있는 지 나옵니다.
이제 이혼합니다50대 베테랑 주부의 이혼 도전을 그린 유쾌한 소설이다. 누군가에겐 ‘이혼’이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삶의 자유다. 그 누구의 삶에서도 자신을 속박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마련인데, 소설 속 주인공에겐 그것이 억압적인 결혼생활이었을 뿐.
두 주인공 모두 전문적 지식을 갖추지 못한 주부가 생활을 위해 선택한 직업입니다. 현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부가 선택할 수 있는 일중에 접근하기 쉬운 일이니까요. 주방에서 하던 일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이 이 작업현장이 얼마나 위험요소가 많은 지 인식을 엷게 만들고, 이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다가가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미끄러짐,베임, 끼임, 화상, 근골겨계 등등 거의 모든 위험요소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할 장소입니다.
굉장히 세심한 지적인데, 말씀주신 대로 급식노동은 가정의 주방에서 하던 일과 크게 다릅니다. 몇 명이 먹는 음식을 하는 것과 몇천 명 몇만 명이 하는 음식을 하는 것은 사실상 전혀 달라서... 공정 자체도 크게 달라지는 데다 장비와 식기구의 사이즈/무게도 그렇고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전문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여전히 사회에서는 급식노동을 가정에서 이뤄지는 가사노동의 연장선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서 답답합니다. 이 사회가 '밥 짓는 일' 자체를 얼마나 과소평가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작년에 보람일자리로 복지관 급식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적정 인력이 근무하면 과로의 위험성이 없지만, 적정 인력이 되지 않으면 과로로 인한 사고 발생이 높다고 봐야죠
네, 단순히 작업복만의 문제를 넘어 너무 적은 인원으로 대규모 식수 인원을 감당해야 한다는 게 핵심인 듯합니다. 적정 인력을 배치하지 않는 데다가, 작업복마저 열악한 현실이 근본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물과 불 모두에 강한 작업복 만들기는 일하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현재 기술을 접목해서 만들면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앞부분에도 많이 나오지만 기술적으로 부족해서, 그런 옷이 개발이 안되서 못 입는게 아니라 있는데 지급을 안해서 못입는게 가장 문제잖아요? 불물을 모두 다루는 직종은 상반되는 두 상태를 다루기 때문에 필요한 인력확충이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물로 야채 씻다가 불 앞에서 튀기다가 찜통가서 무거운거 꺼내고 배식까지 확인하려니 작업복에 충돌이 생기는게 가장 큰 문제겠죠. 요즘 초등학교는 한 학급에 25명 내외로 구성되는데 급식실은 여닐곱명이 1000명 식사를 맡고 있으니 밥 하는 일에 대한 우리 인식이 얼마나 낮고 하찮은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무기계약직이라는 불안정한 위치와 이상한 도덕적 태도를 강요하는 것도 문제고요. '위생적이어야 하니까 불편은 감내하는게 맞다'라고 하면서 '불편=위생적'이라는 생각을 강요하죠. 중고등학교 이후부터는 노동자로서 나를 지키는 능력을 교육과정 안에 넣고 교육시키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구구절절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인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각 노동자가 여러 번 옷을 갈아입고 장비를 바꿔 착용해야 하는 문제가 크고, 이런 환복 자체가 또 다른 노동으로 가중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듯해요. 말씀주셨듯이 조리 공정상에서도 충돌이 발생하고요. 이 모든 문제가 근본적으로 돌봄노동, 밥 짓는 노동을 소홀하고 하찮게 여기는 사고방식의 결과일 테고요. 위생을 중시하면서, 그 위생을 지키는 문제를 전적으로 개별 노동자에게 부담시키는(다시 말해 그들에게 도덕적 태도를 강요하는) 건 특히나 심각한 문제고요. 실제로 급식노동자들이, '이건 우리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니까 내가 힘들더라도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식의 도덕적 압박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진화복과 안전장구 선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의 부재는 산불진화대원들의 불안정한 지위와 맞닿아 있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204,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불이 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119 소방대원. 산불 역시 제일 먼저 출동하는 사람은 소방대원일 거라고 생각해 왔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을 보기 전까지는.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대원과는 다르게 산림청소속 공무직•계약직으로 산불 피해를 막으려 화마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불이 나면 민가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방어하며 산속에 경계를 넘어 안으로 들어가는 이들이 비정규직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이다. 불 속으로 뛰어들어가면 마스크는? 글을 읽을 때마다 물음표가 하나둘씩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화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장비도 "연기를 걸러주지 못한다" "무겁고 불편하다" 평하고 있다 결국 내피가 있는 방진 마스크로 대원들이 편한 마스크로 교체했으며 시야를 확보해 주는 보안경 역시 색이 화려해 앞이 보이지 않아 스키 고글 대신 코팅되지 않은 투명한 보안경으로 따로 구입했다. 불과 관련된 장비 싸움만 있을 줄 알았는데 진화 헬기에서 쏟아붓는 물을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가며 진화 작업을 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물불 가리지 않는 옷. 기동성과 안전,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에게 어떤 작업복이 좋은 작업복인지 수의계약을 통해 물품을 조달한다고 하지만 관리소마다 더 열악한 장비로 산불 현장을 투입되고 있다.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안전 장비들 안전과 편의성을 무시하며 관행으로 고수하는 관리소. 장비의 편의성과 안전성은 작업을 할 때 얼마나 안전하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지 다 나아가 진화 역량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설마 하면서도 진화복과 안전장구 작업복인데 물품 관리는 제대로 하겠지 하는 생각은 점점 사라지게 하고 인원이 적어 계약 금액이 소액이라 수의계약을 하며 과점 구보를 선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예산 집행이 공적 시스템 안에서 이뤄지지 않다 보니 모든 것의 품질은 보장되지 않으며 투명하게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7월 6일 산불진화대원을 비롯한 산불 인력들의 일을 재난 필수 업무로 지정하며 산불 중요성을 인정하고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라는 일종 가이드라인과 같다. 앞으로 빈번하게 일어날 원인 모를 산불과 지금도 어디선가는 산불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으며 당한 곳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문적인 인력을 구축해 나가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우선순위인가를 대원들과 함께 개선해 나가며 이들이 자부심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산속으로 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며 우리의 터전이기에 다 함께 손을 맞 잡고 해나가야 할 것이다.
저희도 이 책을 만들기 전까지는 '불 끄는 사람' 하면 으레 소방대원들만 떠올렸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산불재난진화대원들의 고투를 알게 되었어요. 산불은 그 무엇보다 안전/생명 문제와 직결되는 사태라 진화대원들의 장비가 중요한데, 국가 재난 필수업무로 지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업복 품질 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황당합니다. 수의계약 구조와 그로 인한 과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열악한 작업복 현실이 개선되기 어려워 보이는데, 언제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우선 올해 1월부터 산림청 차원에서 진화복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하는데, 괄목할 만한 변화는 아닌 것 같아 걱정이 큽니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7월 6일 산불진화대원을 비롯한 산불진화 인력들의 일을 재난 필수 업무로 지정했다. 산불 대응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과도 같았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207,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어떤 일을 하든, 좋은 작업복에 가까운 옷을 입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 252,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모임 활동에 열띠게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새 7월 1주차가 되어 마지막 이야깃거리를 공유할 시점이 되었네요. 여러분들께서 남겨주신 세밀한 피드백들 덕택에 이 책의 의미가 한층 더 심화되고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을 함께 완성시켜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합니다 :) 마지막 이야깃거리는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프로젝트 전체의 키 센텐스이자 화두인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을 중심으로 구성해보고자 합니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책을 통해 이 화두를 재해석해보자면, 결국 ‘작업복에서 민주주의의 한계와 가능성을 읽어내는 작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잘 거론되지 않았던 작업복의 문제를 모두가 중요하게 고려하고 논의해보아야 할 주요한 토픽으로 제시한 작업입니다. 이런 점에서 골목을 광장으로 만든다는 건, 그간 논의되고 공론화되지 않았던 부분을 중요한 의제로 부상시킴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하도록 촉발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업복은 노동, 그리고 사회의 바로미터(지표)입니다. 따라서 작업복의 변화는 결국 그 사회가 변하는 속도에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한 작업복을 입게 될 가능성을 낮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나와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일하는 사람들의 상황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을까요? 작업복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나아간 위치에 있는지 혹은 그렇지 못한지, 이 책을 읽고 들었던 생각이 있으시다면 이야기해주세요. 또,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가 ‘작업복을 위한 광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인지, 그렇게 느끼셨다면 어떤 부분이 그러했는지 여러분만의 포인트를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입고 일하는, 혹은 이전에 입었던 여러분의 작업복 경험을 토대로 위의 이야기들을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모임지기님께서 말씀주신 것처럼 일차적으로는 나와 다른 사람의 작업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특히 외주화라고 하는 거센 흐름이 험한 곳의 험한 일들을 그저 내 눈앞에서 보이지 않게 만드는데, 의식적으로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다음으로는 ‘작업복’이라는 소재 때문에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안전하고 튼튼하고 몸에 맞는 작업복을 그 옷을 입는 사람이 간여하지 않으면 디자인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자기 노동 환경에 대해 말할 수 있고 필요한 걸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광장이 살 만한 곳이 되려면 반드시 기업 내부도 민주화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이 책을 계기로 나와 다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저희 역시도 그랬거든요. 또, 작업복의 문제에서 그 무엇보다 그것을 입고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피드백이 가장 중요한다는 것 역시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현장을 가장 잘 알고, 그곳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는 이들만이 날카롭게 감각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으니까요. 노동자들이 작업복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더 당당히 할 수 있고, 그런 분위기가 당연해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모임 내내 좋은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실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책이라서 몰입이 쉽지는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술술 넘어가는 책이 된 데에는 편집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할게요, 오월의봄! ^^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경향신문 작업복 기자님들이 노동에 대해 워낙 훌륭한 관점을 가지고 계신 데다가 단행복 작업과 관련해서도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계셔서, 서로 정말 화기애애하고 즐겁게 작업했어요. 책에도 그런 기운이 묻어나기를 바랐는데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또 다른 의미 있는 기획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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