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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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에는 성별에 따른 차별뿐 아니라 위계에 따른 차별도 존재한다.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은 작업 환경이나 노동 강도를 고려하기보다는 지휘 체계를 분명히 하고 계급을 구분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152,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지하철에서 항공사 승무원이 웃지 않고 있었다고 항공사에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정말 충격이었어요. 유니폼이 그 사람의 직업뿐만 아니라 그릇된 고정관념을 생기게 만들고 근무외 공간에서도 직업인으로서의 서비스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에 경악했네요. 사람을 상품화하고 어디서든 당연히 서비스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 글을 읽으며, '이런 민원까지 들어온다고?' 하며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작업복에 얽힌 차별은 극히 일부일 뿐, 결국 근본적으로는 (말씀주신 것처럼) 한 노동자의 존재 자체를 상품으로 치환해버릴 수 있다고 보는 무섭고 폭력적인 인식이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부에서 사이즈에 맞지 않은 작업복들이 너무나도 위험해보였습니다. 내돈내산과 개인적인 수선 역시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겨졌고요. 물론 건설산업 현장에서 여성이 일하게 된 게 오래되지 않았고, 그 마저도 소수인 것은 압니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여성 노동자를 위해 작은 사이즈를 미리 마련하는 것은 힘들겠죠.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서 일에 적합한 작업복을 제공해주는 것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작업복에 묶여 위험에 처할 뿐만 아니라 차별이 재생산될 수 있는 사실이 쓰라립니다. 앞에서도 효율을 언급했는데, 표준에 맞춘 공급이 효율적이겠죠. 그렇지만 표준에 밀려난 '예외'들도 단지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주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계속 눈에 띄었던 <나, 블루칼라 여자>를 연결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달아둡니다.
나, 블루칼라 여자 -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여기,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서비스직에서 일하는 대신 ‘노가다’라 불리는 현장에 뛰어든 여성들이 있다. 이 책은 화물차 기사·용접공·목수 등 남성들만 가능할 것 같았던 직군에서 온갖 차별을 겪으면서도, ‘험한 일’ 해내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멋진 언니들의 삶과 사연을 들여다본다.
저도 한 권 추가합니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명의 이야기입니다.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 배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한화오션과 케이조선, 두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삶과 일에 관한 이야기를 구술 기록한 책이다. 수십 미터 높이에 수십만 톤 크기인 배를 만드는 곳, 위험하고 거친 노동을 하는 곳, 그래서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희도 강추하고 싶은 책입니다! 오월의봄과도 같이 작업했던 기록자 선생님들이 참여하신 책이기도 하고요 :)
여성 노동자들이 현쟁에 분명 존재하고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이 내돈내산과 셀프수선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황당했습니다. 거의 여성을 해당 노동 자체에서 배제하는 행위로 보여지기도 하고요. 말씀주신 <나, 블루칼라 여자>도 작업복 책과 거의 유사한 시기에 나왔는데, 책 2부에 등장하는 여성 노동자들 이야기를 보실 때 함께 참고하면 정말 좋을 책입니다!
저도 사이즈에 맞지 않은 옷들은 좀 위험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여자들도 험한 일 많이 합니다 여자가 아직까지는 소수이지만 그래도 사이즈에 맞는 옷을 제공해 줬으면 합니다
저는 남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그리고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남자의 말이 먹히는 곳에 있다보니. 얼른 나이가 먹고 싶다 ... 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자로 바꿀 수는 없으니까여.. 조금 나이가 들면서.. 단지 나이만 먹는게 아니라 지혜와 경험이 따라야 한다는 걸 알게 됬지만요.. 최근에 영어권 백인 남자와 비교해 보니 비영어권 동양인 여자인 나는, 그 들은 태어나자마자 너무나 당연하게 많은 것을 쉽게 갖고 태어난 걸 또 곱씹게 되었습니다. 전자는 저희 회사 오너이고 후자는 일게 직원인 저이기도 하고요. 게임 체인저을 읽으면서 또 생각했고요.. 국내로만 한정한다면 남자와 여자사이에 처음부터 주어진게 다르긴 하자나요. 얼마전에 딸이랑 이야기 하다가 엄마 꿈은 뭐였어..라고 물어서 엄마는 건축가 였는데 그 당시 대학교 선택할 때 여자는 건축가하면 너무 고생이라고 주위에서 너무 말려서 그리고 또 그럴까봐 겁나서 못갔지..라고 이야기 했어요. 외할머니는 가정주부였고..그 당시에는 대부분 여자들은 살림을 하고 남편들이 돈을 벌었지라는 이야기와 엄마때는 남자직업 여자직업이라고 불리는 게 많았지만.. 딸아..니가 어른이 될 그 시댄 아마 그러지 않을꺼야 너가 원하는 직업에 제약이 없을 시대가 될꺼란다..라고 말했습니다. 관연 그 시대가 정말 올 것인가...모르겠습니다. 바람과 현실은 항상 몇 걸음 차이가 있으니까요.. 건설현장의 작업복뿐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너무나 쉽게 접하는 마스크를 보자면, 코로나 시기때 성인 마스크 사이즈는 사실 성인 남성사이즈였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마스크가 커서 끈을 묶고 써야 했고요. 이것도 작업복 셀프 수선과 같은 결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후에 여성사이즈가 나온 것처럼.. 많은 분야에서 여성이 조금 더 나와서 해당 수요가 조금이라도 늘어서. 최소한의 방어막인 작업복에도 여성사이즈 작업복이 나오는 환경이 어서 오길 바래봅니다.
게임 체인저<수확자> 시리즈, 『드라이』의 작가 닐 셔스터먼이 신작 장편소설 『게임 체인저』로 돌아왔다. 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인 애시가 <우주의 중심>으로 지목되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유쾌하게 그려 낸 소설이다.
이 글을 쓰고 또 생각을 해봤는데요.. 다른 건 다 차치하고 작업복 사이즈 문제만 본다면 젠더 이슈보다는 규정체격에서 벗어나 있는 작업자들의 작업복 문제가 더 맞는 표현은 아닐 까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반체격보다 작은 사람 대부분이 여성이겠지만 분명 남성도 있을 거고 반대로 훨씬 체격이 큰 작업자도 있을 거니까요. 결국 사람 체형이란 하나의 보통의 수치에 우겨넣을 수 없는 것이니 다양한 체형들이 있고..그 에 맞춘 작업보호구를 제공하는 문제로 다시 귀결되는 느낌입니다.. 사람의 내이도 다 다양해서 작업장에서 사용하는 귀마개도 개별로 다 맞출 수 있는 시대니까여..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요..)
저도 젠더 이슈와는 조금 안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위의 @라아비현 님처럼 안전 문제로 해석했어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성과만 강요하는 노동 환경이 결국 사고를 낳는다고 생각했고요.
말씀해주신대로 사이즈에 관한 이야기는 규격 외의 체격과 체형을 고려하지 않는 문제가 조금 더 정확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기준이 '성인 남성의 표준'이라는 점에서 젠더 이슈로 다루기에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차별의 재생산이라는 문제도 결합되어 있고요. 문득 반대로 여초직군의 남성 작업복은 어떠한가 궁금증이 듭니다.
네 맞아요ㅡ 기준이 성인남성만 표준이라면 젠더이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거 같다는 건 여전히 동의합니다. 만약 미국같은 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곳은 어떻게 작업복이 제공되는 가 궁금하더라고요. 만약 미국성인남성이 기준이라면 여기를 벗어나는 모든 체형들 - 상대적으로 작은 체형의 아시아 남성 여성이나.. 혹은 더 팔다리가 유독 더 길다거나 머리 사이즈가 더 크다거나 너무 과체중이거나...등등등- 을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게 되니까. 결국에 기준만 있고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잠재력이 있는 직원 채용을 막는 길이 될 거고 그렇게 되야만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사이즈 작업복. 큰 사이즈 작업복 등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복 제작이 그들을 위해 특별히 엄청난 것을 제공해 해준 그런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되는 문화로 가는데 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하니 좀 씁쓸하네요.
써 주신 글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이 생각났어요. 1940년대 미국 공군에서는 조종사들이 조종에 어려움을 겪고 추락 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되어 그 원인을 찾다가 조종사의 몸집에 딱 맞는 조종석을 설계하는 것으로 풀기로 합니다. 그래서 조종사들의 신체 치수를 10개로 나눠 전부 조사해서 평균을 냈는데 신기한 것이 평균치에 맞는 조종사는 수 천명 중에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즉, 누군가는 평균보다 팔 길이가 길고 누군가는 다리 길이가 짧고 누군가는 앉은 키가 작고 누군가는 가슴 둘레가 넓고... 평균적인 조종사란 없었어요 이후 모두에게 두루두루 잘 맞는 평균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조절 가능한" 조종석과 시트, 비행복 등 맞춤화가 가능한 설비들을 갖추기로 했다는 에피소드를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학교 제도 속의 ‘문제아’였던 토드 로즈는, 탄탄한 과학적 이론을 통해 그 같은 ‘평균’이라는 기준 자체가 잘못된 허상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학교를 지배하는 ‘평균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아이들 각자를 창조적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혁신적인 교육법과 평가법을 제안한다.
혹시 나중에 2쇄가 나온다면 116쪽 부터 나오는 이산화탄소 화학식에서 2는 위첨자가 아닌 아래첨자로 수정부탁드려요
아이고 네, 지적 감사합니다! 화학 수식에서 아래첨자로 들어가야 할 부분이 스타일 오류로 위첨자로 잘못 들어갔네요 ㅠㅠ 읽는 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며, 2쇄 때 꼭 수정 반영하겠습니다.
특히 직급이 낮은 여성은 조직에서 기대역할을 수행해야 할 하나의 피사체 혹은 대상으로 여겨지곤 한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 143,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6월에 시작한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성북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언급이 없어, 그래도 어떻게 찾아 왔습니다. 흥미로운 얘기 잘 들었 볼게요
앗~ 성북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 게시글이 조금 더 눈에 띌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게요 😊 ! https://www.sblib.seoul.kr/library/menu/12841/bbs/20048/bbsArticleDetail.do?&bbsArticleIdx=241072
공지사항에서 찾아보니, 성북구 한 책에서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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