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은 누가 어떻게 디자인하는 걸까 궁금증이 생겨서 검색을 했는데,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런 기사를 하나 발견했어요. 이 기사도 경향신문 기사네요. 자기 브랜드를 ‘존중’이라고 표현하는 디자이너 분이 멋집니다.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810121537005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D-29
장맥주
청명하다
오! 작업복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이너라니 멋있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통의 작업복들은 맞춤이기보다 대중적인 직군들에 맞춘 기성품을 선택해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새섬
어두운 색, 밝은 색의 이분법적 나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디자인적인 측면을 좀 생각해 보게 되네요. 작업복이 보통 못 생겼잖아요. ㅎㅎ 하루 종일 꽤 오랜 시간 입는 옷인데 기능도 기능이지만 좀 디자인에 신경을 쓰면 안 될까 싶었습니다. @청명하다 님 말씀처럼 차림에는 감정적인 효능이 있잖아요. 예쁘다는 게 막 프릴 달리고 알록달록의 의미가 아님은 다들 이해하실 거고요. ^^
저는 헤어드라이어를 보면서 왜 헤어드라이어는 다 이렇게 안 예쁘게 생겼을까 궁금해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새빨갛고 시꺼매서 꼭 성인용품 같아요.) 무인양품에서 나온 헤어드라이어는 깔끔하니 참 세련되 보이더라고요. 머리만 잘 말리면 되지 디자인이 무에 쓸모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일상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청명하다
말씀대로 디자인은 바로 이런 것을 고민하는 영역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쪽 끝에는 아방가르드한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이 있다면, 다른 한쪽에는 생활하기에 편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키는 디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청명하다
아무것도 버리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것은 이들의 옷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가 이들에게 진 빚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45,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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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청소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질환에도 취약하다. 무거운 쓰레기를 들고 돌아다니고, 구부리는 동작을 수시로 하는 영향이 크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 84,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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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청소 노동자들은 무거운 걸 들고 다니고 또 수시로 구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이 많아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청명하다
읽다보니 작업상의 이점과 안전을 위해서 작업복을 사비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소방관의 피복 비용도 이슈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고자 돈을 쓰게 되는 구조는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네요.
jegomoth
작업복을 비롯한 각종 장비 구입비를 현장에 맡기면 도덕적 해이가 생겨서 필요 이상으로 비싼 물건을 과다 구입할 거라고 관리자들은 우려할 거 같기는 합니다
그런 우려가 아주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책에 나오는 모습은 사실상 그런 우려를 핑계 삼아 정당하게 지급해야 할 물품을 지급하지 않는 일종의 착취라 봅니다
청명하다
그렇네요, 관리자의 입장에서 걱정해야 하는 부분도 이해가 됩니다. 적당하고 타당한 정도를 찾아가는 수고가 필요해보여요.
청명하다
알맞 은 작업복을 충분히 지급하는 것은 노동에 온당한 가치를 부여하는 일의 첫단추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69,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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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영
저는 노동, 안전보건 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시설을 운영하던 회사는 .. 현장 관리자가 작업복에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리가 입는 옷이 달라진다는 게 답답합니다"(27쪽)라는 내용이 참 많은 것을 함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보이지 않게끔 하는 것이 무엇인지"라는 질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위탁업체가 바뀌면서 근로자들의 관리주체도 달라지는데, 위탁업체가 근로자들의 복리후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작업복 여건 또한 좌우되는 것이겠죠.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일선 작업자들이 도급을 준 쪽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면 상황이 조금은 나아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자체가 직영을 하거나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곳의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고, 민간 위탁은 결국 이윤의 논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62쪽)는 내용이 이를 방증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도급을 준 쪽(소위 '원청')과 수급인(소위 '하청')의 근로자들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란봉투법'이 쟁점화된다고 보입니다.
관점을 바꿔 보면, 한편으로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사회기반시설 및 서비스의 낮은 가격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민간위탁을 주는 이유는 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제한된 예산으로 주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가업체를 선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위탁업체(수급인)는 지속가능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작업복, 안전화 등 기본적인 안전장구에 대한 투자마저 꺼리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위탁업체(수급인)가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관심이 적다고 비판하는 것은, 다소 간편하고 피상적인 지적일 수 있겠다고 느낍니다. 즉, 사회기반시설 및 서비스를 통해 효용을 누리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청명하다
세금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 또한 행정의 덕목 중 하나이니까요. 마냥 악이지는 않겠죠. 그러나 이러한 방식에서 발생하는 한계 또한 드러나고 있으니, 말씀해주신대로 우리는 노동에 대해 적당한 가치를 매기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합니다. 2020년대나 되었으니 효율보다 사람에-그 노동에 가치를 두어도 좋지 않을까요?
델싸
여기 현장은 작업복에 투자를 하지 않아요, 절대로.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49_50,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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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싸
“ 회사는 (중간 생략) 뜨거운 물체를 다루는 작업을 할 손이 너무 뜨거우면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지침을 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알아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섰다. 강철호씨는 지금의 장갑 끼는 방식에 정착하기 전까지 5개월쯤 헤맸다. ”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53,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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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슈씨
“ 업체가 원청으로부터 받는 대행료를 아낄수록 이윤이 남는 구조예요. 업체들은 ‘나는 줬다’는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지킨 흉내만 내죠. 직원들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고, 겨울철엔 떨지 않고 여름철엔 좀 더 시원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복리후생비를 아끼고 아껴서 자기 주머니에 넣는 파렴치한 회사가 많아요. ”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 p.82, 경향신문 작업복 기획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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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이충환
작업복이 구체성을 담보하지만 또한 매우 상징적이고 추상성을 띤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였습니다. 한 권의 책읽기를 통해 한눈에 몰아 본 작업복의 현실은, 유니폼을 입든 입지 않든 작업자의 정체성으로 작업복을 걸치는 순간 한 사람의 시민으로 서지 못하고 위태롭게 조직의 욕망과 기대를 충족하는 부품으로 변모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우리의 시민성을 날마다 위협하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맨 먼저 부딪치는 현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최전선에 대한 성찰과 '언어'를 안겨 준 책과 저자들에게 감사하며, 다른 동료 시민들을 각각의 현장에서 만날 때 내가 그이를 도구화하지 않고 언제나 대등한 이웃으로 바라보겠다는 다짐을 새깁니다.
청명하다
작업복을 걸쳤을 때 부품으로 변한다는 말씀이 인상깊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작업복을 입은 사람은 특별한 개인이기보다 NPC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은 옅어지니까 지나치기 쉬워지고요.
제월이충환
공감합니다. NPC.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인간이 인간성을 지우는 체제를 만들고 여기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편안함에 물들어 ….
그래서
"이것은 이들의 옷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가 이들에게 진 빚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라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필수 노동자들과 작업복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실제로 많은 부채감을 느꼈습니다. 외면하고 살아왔다는 죄책감도 같이요.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이 떠오르네요. 2019년, 2021년 두 번이나 청소노동자가 사망했었는데... 2019년 청소노동자는 콤팡이 냄새가 가득한 교도소 독방보다 못한 휴게실에서 사망한 것이 알려져 충 격이 더해졌죠. 또 2021년 사망한 청소노동자의 경우, 자신의 일터를 영어와 한자로 쓰라는둥 드레스 코드를 지시하는 등의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었구요.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의 전당이라는 서울대에도 그런 그런 말도 안되는 갑질이 있었다는 사실에 분개했었는데.... 그 때 뿐이었고, 또 그 이야기는 잊혀지고 말았다는 걸 이제야 생각하게 되네요...
주변의 필수 노동자들에게 감사하고 배려하는 법을 어려서 부터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에게 입시위주의 경쟁 교육만 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유지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가르치고 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려는 사회적인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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