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에게 있어서 그는 늘 왠지 어떤 것에 사로잡힌 포로 처럼 보이지 않았던가. 그 자신의 안이함의 포로. 안이한 삶의 포로 처럼. 그런데 지금 그는 더 이상 발버둥치지 않는, 반쯤 죽은 듯한 옆얼굴을 자신에게가 아니라 나무를 향해 돌리고 있었다. 동시에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 실내복 차림으로 경쾌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던 시몽을 떠올리고는 그를 원래의 그 자신에게로 돌려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를 영원히 보내 버림으로써 잠시 슬픔에 잠기게 했다가, 예상컨대 앞으로 다가올 훨씬 멋진 수많은 아가씨들에게 넘겨주고 싶었다. 그에게 인생이라는 걸 가르치는 데에는 시간이 자신보다 더 유능하겠지만, 그러려면 훨씬 오래 걸리리라.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P.82-83,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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