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의 원제는 ‘이것은 사소한 이야깃거리가 아니다’라는 의미의 『Ceci n’est pas un fait divers』이다. 이에 대해 필리프 베송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이야기는 신문에 등장하는 몇 줄의 단신(短信) 이상이어야 한다. 문학은 우리의 가장 내밀한 두려움과 맞닿아 있다. 문학이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여성살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흔히 개인적인 일, 당사자만 아는 일로 치부되어온 폭력의 ‘사회적 얼굴’을 조명한다. 2018년 배우 뮈리엘 로뱅이 시작한 ‘가정 폭력 퇴치를 위한 호소문’에 서명한 바 있는 그는 가정 폭력과 여성살해를 ‘치정’으로 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일갈하며, 이것이 ‘소유욕’에서 비롯된 범죄라고 지적한다. 『해방의 밤』을 쓴 은유 작가는 “필리프 베송의 높은 전압이 흐르는 문장은 본분을 다한다. 한번 잡으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독자를 인간의 자리에 데려다놓는다. (중략) 폭력보다 오래 살아남은 자의 증언은 문학이다”라며 이 책을 강력히 추천했다.
-출판사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