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분홍돌고래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미국 뉴햄프셔주에 있는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분홍돌고래는 유혹하듯 내 꿈속을 유영하고 다녔다. 몇 년 후 해양포유류학회에서 어떤 분이 내게 그 이유를 알려주었다. 분홍돌고래가 넋을 앗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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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 사는 분홍돌고래 사진을 보면 왠지 오싹할 만큼 낯익다. 내가 전에 본 어떤 돌고래와도 닮지 않았다. 이마는 멜론 같고, 주둥이는 대롱처럼 길쭉하다. 그런 모습은 뭔가를 연상시킨다. 문득 나는 깨달았다. 그들은 바로 우리를 닮았다. 다만 조금 다른 모습을 한 우리를 닮았다. 다름 아닌 태아 상태의 인간, 양수 속에서 태동하고 있는 인간 말이다. ”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_p.39_ 1부 여자 비_, 사이 몽고메리 지음, 승영조 옮김, 남종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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