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D-29
몸의 쇠락은 넝쿨이 자라는 것처럼 진행된다. 하루하루 지내면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대로 적응해 가며 산다. 그러다가 뭔가 일이 벌어지면 모든 게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은 굉장한 축복이다. 사람들은 전에 없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더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변화한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길게 뻗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사는 것을 뭔가 당혹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 시기에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많은 경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새로 받아들여야 할 정상적인 상태이자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고 여기기보다 일종의 나약함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아흔일곱 먹은 노인이 마라톤을 완주한 일화 등을 들먹이며 그게 엄청난 생물학적 행운이라기보다 누구에게나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다가 우리의 몸이 그런 환상에 부응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떻게든 무언가 변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신경이 둔화되기 때문에 너무 늦기 전에 충치나 잇몸 질환을 자각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일생 동안 턱 근육은 40%, 아래턱뼈는 20% 정도가 손실되면서 약화된다. 이에 따라 씹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점점 더 부드러운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런 음식은 일반적으로 발효성 탄수화물 함량이 높기 때문에 충치를 일으킬 확률이 올라간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60세가 되면 평균적으로 치아의 3분의 1을 잃는다. 84세를 넘어서면 거의 40%가 치아를 모두 잃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노인의 몸을 수술할 때 대동맥을 비롯한 주요 혈관들을 만지면 바삭거리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더 좁아지고 뻣뻣해진 혈관으로 전과 같은 양의 혈액을 흐르게 하려면 심장이 더 힘들게 일을 해야 한다. 그 결과 65세 즈음에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이 된다. 압력을 더 높여서 펌프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 벽이 두꺼워지고 격렬한 신체 활동에 반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30세부터는 심장의 최대 출력이 꾸준히 감소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이 모든 과정은 손만 봐도 알 수 있다. 손에 있는 근육량의 40%는 모지구근毛指球筋, thenar muscles에 속한다. 노인의 손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면 엄지 아래쪽 부분이 통통하지 않고 평평하다. 엑스레이만 찍어도 동맥에 칼슘화된 자국이 점점이 보이고 뼈는 더 투명해 보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2-3.책의 서문에 저자 아툴 가완디는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소개합니다. 이 책을 읽고 학생들과 죽음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고 하지요. 북클럽 멤버 여러분께서는 노년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을 알고 계신가요? 문학 작품뿐 아니라, 실용서나 철학 서적도 좋습니다. 인상 깊게 읽으신 흥미로운 책, 또는 영화 공유해 주세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작품.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이자 전 세계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심오한 영향을 끼쳐 온 작가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노년은 아니지만 젊은 나이에 갑작스런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의사의 이야기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어요. 의사여서 더 잘 알고 그래서 더 두렵거나 더 비관적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죽음 앞에서 자신의 지난 삶을, 그리고 죽음 앞에 선 두려움과 안타까움을 이렇게 성찰하고 기록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죽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구요. 이번 책의 2장에 나온 노인병 전문의 실버스톤 박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책이 많이 떠올랐어요.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서른여섯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의 마지막 2년의 기록.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12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다.
저도 이 책 떠올랐어요! 저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추천 받고 읽었는데요. 저에겐 멀고 이상적으로 느껴져서 큰 울림을 느끼진 못했지만 종종 떠오릅니다.
지난달에 올리버 색스의 <고맙습니다>를 읽었어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신경의학자이자 작가였던 올리버 색스가 죽음을 앞두고 삶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쓴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에요. 삶을 마감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담담하게 써내려 간 두껍지 않은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일반판)오토바이와 주기율표를 사랑하고, 암페타민에 중독됐던 아웃사이더 올리버 색스. 그는 지난해 2015년 8월 30일 여든두 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맙습니다>는 죽음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에 기고해 팬들로부터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던 에세이 4편을 모은 책이다.
사전질문을 할 때 말했던 책인데요.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던 책이었던 것 같아요.
죽음의 에티켓 -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누구나 겪을 죽음의 전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된 책이다. 거의 대다수의 사람이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죽음은 탄생과 한 쌍을 이룬다.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2-3 2장에서 오늘날 노화의 원인에 대해 유전적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에서 그믐에서 읽었던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가 떠올랐습니다. 유전인자의 유인이 수명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죽음도 프로그램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화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으로 노화를 늦추고 더 나아가 불사를 위한 과학적 노력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과학적 발견에 놀라게 됩니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불멸의 비법을 찾아나서는 것은 한때 돌팔이 의사와 모험가의 몫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히 오래 사는 비결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다. 과연 과학은 노화 방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되며, 우리는 건강히 오래 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책은 아니지만,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라는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또,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라는 소설에서도 죽음이 메인 주제는 아니지만 노년, 고독, 자살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해서 생각이 났습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도 처음에 자신이 죽임을 당할까봐 두려워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비록 노화로 인한 죽음은 아니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힘들어하는 것이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세상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연들이 모이는 심리부검센터. 그리고 그 근처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공중전화. 그곳에서 펼쳐지는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모두를 위로하는 감동 휴먼 판타지.
마음 (양장)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3권. '지난 천 년간 일본인이 가장 사랑한 작가 1위',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격변하는 시대를 마주한 당대 지식인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죄의식, 고독 그리고 윤리 의식을 다룬 소설로,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왕과 똑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가슴을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하여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하는데...
저는 오늘의 엄마라는 한국 소설에서 엄마가 암에 걸려 투병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가면서 가족들이 각자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보내는 과정을 미리 체험해 본 거 같았어요
이 책도 읽으려고 담아 놨는데 좋을 것 같네요 읽으신 분들 감상 공유해주세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개정판존재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일상 속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웠던 서울대 김영민 교수. 일상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학교에서 학생들과 자극을 주고받고 사회에서 부조리를 목도하고 영화를 통해 질문을 움틔우고 대화에서 스스로를 발견한 김영민 교수의 첫 산문집이다.
「미 비포 유」는 로맨스 영화이자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남자주인공은 모든 것을 가진 위치에서 급작스런 사고를 당한 후 장애를 가진채 살아갑니다. 변한 후의 일상은 어느 하나 그가 누려왔던 것들과 바래왔던 것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하죠.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게 된 남자는 늘 도움이 필요했고, 그를 도와줄 간병인으로 한 여자를 만납니다. 그녀는 긍정적이며 밝은 에너지에 가득차 있어요. 하루종일 어둡기만 했던 시간이 구름사이로 햇빛이 비치듯 밝아지는 순간으로 칠해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고 바람은 잔잔합니다. 그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기준에서 '사람답게' 살고 있지 못하죠. 그래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사람다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동안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볍게 볼수도 있는 영화여서 추천드립니다.
미 비포 유6년간 일하던 카페가 폐업하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 그녀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집에서 가깝고 보수도 좋은 간병인 일을 찾게 되고, 면접을 본 그날 바로 채용이 결정된다. 하지만 루이자가 간병해야 할 윌(샘 클라플린)은 2년 전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에게 쌀쌀맞기 일쑤다. 어느 날 윌이 루이자에게 유독 심한 독설을 퍼붓자 루이자는 참지 못해 그의 태도를 따끔하게 지적하고, 그때부터 윌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던 사이, 루이자는 윌이 존엄사를 계획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현재 대한민국 입장에서 죽음의 민낯에 대해 다룬 책이예요. 전 정말 인상깊게 읽었고 추천드리고싶어요. 출산도 듣던것과 직접 겪는것이 다르듯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도, 나의 늙음과 죽음준비도 제가 막연히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다는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예요.
그렇게 죽지 않는다 - 무엇을 생각하든, 생각과는 다른 당신의 이야기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조언은 물론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전하는 경험담 한 편 한 편조차 귀한 노하우가 된다. 어디에서도 들어 본 적 없는, 그래서 더욱 절실한 이야기들이 수록돼 있다.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의 책은 아나지만, 죽음 하면 떠오르는 게 이 책이네요. 죽고 난 이후 남아있는 것들의 정리. 사람이 없고 그 공간을 채웠던 물건들이 낡고 썩은 것들을 치우는 살아있는 사람. 이 책을 통해서 죽음을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됐어요.
죽은 자의 집 청소수많은 언론이 집중 조명한 어느 특수청소부의 에세이.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로 가득한 집…. 쉽사리 볼 수도,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 김완의 특별한 죽음 이야기.
[2-3] 지난 5월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북클럽을 신청하게 되었죠. 톨스토이는 실제로 그가 두 살때 어머니, 아홉 살에 아버지, 스물 일곱에 셋째 형, 서른 한 살에 맏형을 잃었다고 합니다. 톨스토이는 그의 작품을 통해 죽음을 피하지 않고, 직시하고 껴안고, 심지어 사랑하기로 선택했음을 보여주었죠. 신문에 실린 이반일리치의 부고를 읽는 순간 ‘이 책,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한장 한장 심호흡을 해야 했고, 빠르게 눈물이 차올랐고 멈춰서 한참을 울어야 했죠. 100페이지를 일주일이 걸려 완독했네요.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가 잊혀지지 않네요. 죽지 못해 산다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알았습니다. 엄마에게는 고통이 슬픔이었다는 것을… 이반의 기록은 표현 할 줄 몰랐던 그녀의 생각을 읽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2-3] <토지>를 읽는 중입니다. 수많은 죽음이 나오지만, 최근에 읽은 부분에서 윤보가 죽으면서 하는 대사를 옮깁니다. "육신에 속아서 사람은 죽는다꼬 생각하는 기라요. 불쌍한 인생들, 나는 죽는 기이 아입니다. 가는 기라요. 육신을 헌 옷같이 벗어부리믄 그만인데, 내사 마, 헐헐 날아서 가는 기라요.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기라요. 거기 가믄 양반도 없고 상놈도 없고 부재도 없고 빈자도 없고 불쌍한 과부도 없고 홀애비도 없고 부모 잃은 자석도 없고 자석 잃은 부모도 없고 왜놈도 조선놈도 없고…… 그랬이믄 얼매나 좋겄소? 그라믄 나는 콧노래나 부르믄서 집이나 지을라누마요.’ p246 <토지 2부 1편 12장 작은 새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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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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