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D-29
쇼생크탈출에서 브룩스의 죽음이 기억에 남습니다. 감옥에서는 찾았던 자신의 존재의미를, 막상 현실에 와서는 찾지 못하며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자신의 의미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클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도 위에서 다른 분들이 언급하신 '숨결이 바람 될 때'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전도유망한 신경과의사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남긴 기록인데, 저자가 실제로는 어떤 감정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이리 담담하게 자신의 주위를 돌아본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분들의 좋은 책들 리스트 얻어갈 수 있어서 좋네요, 전 이 책에도 나오는 에브리맨이 다시금 읽고싶어졌습니다. 파킨슨병에 걸린 노년을 생생하게 다루는 영화 '더파더'도 떠올랐구요, 아내의 화장과 장례를 세밀하게 관찰해담은 김훈의 '화장' 단편과 최근 '허송세월' 에세이에서는 나이듦과 노년에 대해 깊은 문장들을 보여주고 있어 이 책들도 떠오르네요, 노년까지는 아니지만 최진영 작가의 '홈스위트홈'은 정말 강력추천하고 싶어요, 마흔 중반, 말기암에 걸린 여성이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해가는 과정이 제가 생각하는 삶의 마지막과 맞닿아서 인생소설 중 하나로 자리잡은 단편입니다.
에브리맨1998년 퓰리처상 수상,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그리고 펜/포크너 상을 유일하게 세 번 수상한 작가, 필립 로스의 장편소설. 오래전 해적판으로 몇몇 소설이 소개되기도 했으나, 판권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국내에 출간되는 것은 <에브리맨>이 처음이다. 한 남자가 늙고 병들어 죽는 이야기인 이 소설을 통해 필립 로스는 삶과 죽음, 나이듦과 상실이라는 문제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더 파더나는 런던에서 평화롭게 삶을 보내고 있었다. 무료한 일상 속 나를 찾아오는 건 딸 앤뿐이다. 그런데 앤이 갑작스럽게 런던을 떠난다고 말한다. 그 순간부터 앤이 내 딸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잠깐, 앤이 내 딸이 맞기는 한 걸까?
강산무진김훈의 첫 소설집. 2003년 여름부터 2006년 봄 사이에 쓴 단편들을 묶었다. 첫 단편이자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화장', 2005년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한 '언니의 폐경'을 포함하여 모두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 앞서 발표한 장편소설들 달리, <강산무진>에 실린 단편들은 당대를 대상으로 한 소설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허송세월 - 초판한정 김훈 문장 엽서삶의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김훈. 그가 《연필로 쓰기》 이후 5년 만에 독자들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산문으로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치밀했던 그의 ‘허송세월’을 담은 40여 편의 글이 실렸다.
쓰게 될 것2006년 등단 이후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단 한 사람》 등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람과 사랑을 지키려 애쓰는 마음을 다채로운 소설적 상상으로 구현해온 작가 최진영 소설집. 여기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은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 쓰고 발표한 작품들로 기후 위기, 전쟁, AI, 여성 서사, 젊은 노인, 빈부 격차, 질병권 등 현재를 사는 우리가 내려놓지 않고 사유해야 할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 이야기들이다.
어제서야 책이 내 손에 들어왔네요. 출근전 들어가기를 읽으며 난 삶의 마지막을 애써 외면하고 살고 있었구나를 생각했 습니다.
노화는 우리의 운명이고,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75,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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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의존;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다 ■■■■ 북클럽 멤버께서 짚어 주셨듯 이 책의 영어 원제는 <Being mortal> 입니다. 불멸(immortal)을 갈망하는 세상 속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덧없이 주어진 삶의 한계를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이 세계로부터 받은 시간에는 끝이 있습니다. 유한하고 취약한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인간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29일까지 3장 함께 읽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1. 여러분은 3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구빈원이라는 시설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설이 도움이 필요하지만 돈이 없으면 갈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것도요... 그 부분을 읽고 한동안 너무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노인이 되면 [실버타운] 같은 곳에 들어가서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몸은 요리나 청소 등 덜 피로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자유로운 삶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일에는 이면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누구보다 독립적으로 살고 싶어했지만 간병이 필요할 때 겪는 정서적 좌절에 공감이 갔습니다 제가 앨리스 할머니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거 같아요 예전에 100살이 되신 친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실 때 낙상을 이유로 침대에 묶여 있던 모습을 보고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삶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양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요양원이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ㅠ ㅠ
삶의 끝에 다다르면 인간은 독립적인 삶을 유지할수 없다는 현실이 무슨뜻인지 되새기면서 살지 않았어요. 그렇다는 것을 지켜봐서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죠.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관리라는 이름의 통제에서 벗어나 뜻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사는 것이라는 점에 특히 공감합니다. 비록 현대인은 장생長生하지만 불로不老하지 못하고, 장수長壽하지만 무병無病하지는 못하기에 뜻하는대로 살다가 죽는 일은 어렵습니다. 죽음은 예정된 일이지만 예고없이 다가오는듯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평소에 신체기능이 노화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사람답게 산다는 것, 그리고 사람답게 죽는다는 것. 이에 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마도 아직 이를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노후에 대한 이런 저런 걱정을 해보곤 합니다만. 가장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내가 내 몸을 내 정신을 온전히 지배하지 못하는 순간이 왔을 때입니다. 내가 가진 대안이 얼마되지않고 그나마 가진 대안들이 그렇게 맘에 들지않기 때문이지요. 3장에 나온 예가 그런 걱정을 더욱 선명하게 알려주네요.
3-1 노년에 겪게 될 가장 큰 문제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주도권을 잃고 의지대로 하지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분명 주변의 잘못은 없지만 상황을 탓하게 될 것같습니다. 노년의 삶을 주도권갖고 잘 마무리하는 삶을 살고 싶네요.
[3-1] 병들고 약해진 몸이지만, 인간이기에... 자기만의 삶을 꿈꾸는 것이다. 요양원은 그런 의미에서 자기주도적인 삶의 공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어느 요양원에서든 노인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 묻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요양원의 시스템이 자녀들을 위한 시스템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처음 갖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생존 외에 생의 존엄과 가치를 고민해본 적 있는가 고민해보았습니다.
요양원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하게 서술한 걸 읽기는 처음이네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충격도 받았습니다. 요양원에서 돌아가신 조부모가 떠오르며 무척 슬프기도 했구요, 큰 결혼식장이나 산부인과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이 들어서는 걸 자주 봅니다. 시설 좋은 곳에 늙은 부모를 맡기고 자주 찾는걸로 약간의 죄책감을 대신하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구속대가 없는 감옥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 시설들은 간호를 넘어서 삶을 보살펴주는 보살핌으로까지 다다르는데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한거겠죠. 사회적으로 나아가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읽어나갈수록 더욱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앨리스 할머니의 이야기는 깊게 남을 것 같습니다. 친한 형의 할머니께서 이런 식으로 스스로 마감을 정하고 굳은 의지로 그 마감을 실천해 떠났다는 이야기가 아주 인상깊었는데, 그 두 분이 겹쳐보였습니다. 마지막은 자신의 의지로 정할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더군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3-1 죽음에 대해서 일상에서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사실 제가 이 책을 감명 깊게 읽고 난 나머지, 제 행동의 이유로 죽음을 떠올릴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젊은 나이에 죽음을 행위의 근거, 설득의 근거로 드니까 다들 어이없어 하거나 듣기 싫어하더라고요. 허허.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한 관심은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 고민해보게 됐어요.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길 꺼려하는 게 죽음을 입에 올리면 죽음을 재촉하는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일까요. 과연 진짜 그런 건지... 저는 가는 데 순서 없다는 말을 자주 하거든요.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산 것도 운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죽음에 대해서 터놓고 편하게, 자주 이야기하게 된다면 삶의 말미에 갈등과 혼란이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고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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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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