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D-29
아버지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간호사는 기다렸다.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4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벤젤 박사는 자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정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상대방을 쳐다보는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 부모님보다 훨씬 키가 컸지만 그분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앉았고, 컴퓨터에서 몸을 돌려 온전히 마주보는 자세를 취했다. 아버지가 말하는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움찔거리지 않았고, 심지어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경청했다. 상대방이 말을 끝내면 진짜 끝난 건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가 입을 여는 미국 중서부 사람의 습관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0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앨리스 홉슨 할머니를 비롯해 지금까지 내가 만난 수십 명의 환자들이 마주친 바로 그 갈림길에 우리도 와 있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문제가 관리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절박하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다음 번에 또 위기가 닥쳤을 때 구급차를 부르고 의학적 논리와 해결책에 몸을 맡기는 것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의사로서 우리 세 사람의 경력을 모두 합치면 120년이 넘는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 경험으로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보였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나는 새라 모노폴리의 암 주치의였던 마르쿠 박사가 자신의 환자들에 대해 했던 말이 기억났다. “나는 1~2년 정도 그럭저럭 잘 지내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 환자들은 10~20년을 생각하고 와요.” 우리도 10~20년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리커버) 중에서 교보eBook for SAMSUNG에서 자세히 보기 :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8960519091?appLink=KEFS&sAppYn=Y&sPreloadYn=N
기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결정이 쉬웠다는 것이다. 누구나 가능한 한 가장 공격적인 치료법을 선택했다. 사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자동 모드로 결정되는 것이었다. 모든 선택지들을 고려하는 것, 다시 말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위해 의사와 함께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지치고 복잡한 일이었다. 특히 미지수와 모호한 요소들을 분석하는 걸 도와줄 전문가가 없을 때는 더욱 그랬다. 그러다 보니 늘 한 방향으로 압박이 가해진다. 뭔가를 더 많이 하는 쪽으로 말이다. 왜냐하면 의사들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다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다른 방향에서 똑같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노력을 너무 적게 하는 것만큼이나 너무 많이 하는 것도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이제 우리도 어려운 대화를 나눌 때가 됐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아버지가 지금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물었다. 나는 만일 그렇게 되면 무엇이 가장 두려운지 물었다. 나는 아버지의 상태가 더 나빠졌을 때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멈추게 하기 위해 기꺼이 맞바꿀수 없는 것이 무언지 물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322,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대신 오늘을 최선의 상태로 살기로 한 결정의 열매를 눈으로 확인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해석적'인 의사들은 우선 이런 질문을 던진다. "환자 분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걱정되는 게 뭐지요?" 대답을 듣고 난 후에는 빨간 약과 파란 약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의 우선순위에 맞는 약은 어떤 것이라고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의사 결정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8장 용기;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순간■■■■ 드디어 책의 마지막 장에 도달하셨습니다. 여기까지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내용이 어렵거나 분량이 엄청나게 긴 편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꽤 빠른 편이었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 속에서 곱씹어야 할 부분들이 많았고,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야 할 순간들이 많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7월 14일까지 에필로그를 포함한 책의 마지막까지 함께 읽어나가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8-1. 여러분은 8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하고 그 순간에 왔을 때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용기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종종 가족들에게 나의 생각을 말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의 끝이 있다는 것이 살아가는 용기를 줍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하지만 그 끝을 향해 가는 과정이 자꾸 길어져서 여러가지 난제들이 생겼습니다. 이 과정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내가 죽어가는 당사자인 경우와 옆에서 보는 가족인 경우 다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대화를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과 답들을 준비해 봐야겠습니다.
잘 살았다는 것은 마지막에 삶을 잘 마무리 하는 것까지 아우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삶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그것이 나에게 곧 일어난다는 일을 받아들이는 것고 용기이고 일관된 행동을 취하는 것이 더 큰 용기라는 말도 그리고 그 마지막 단계를 내 삶의 주인인 내가 제어하는 방법도 있다는 깨달음도 많은 것을 배우네요 여기 나온 정점과 종점의 규칙처럼 마지막 챕터에서 책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메세지를 던지네요 정말 주변분들에게도 꼭 추천해야겠습니다
8-1 끝을 받아들여 할 순간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많이 생각하게 합니다. 삶의 의미란 한편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스스로가 마지막의 순간에도 원하는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순간을 병원에 의해 선택권을 뺏기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위해 마지막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고 가족에게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숙지하게 됩니다.
너무 슬퍼서 거의 울면서 봤습니다. 죽음을 향해 가는 당사자도,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죽는 순간까지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8-1] 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 사이에서 사람은 자신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끝나는지를 선택하고자 한다. 그것은 단지 더 오래 사는 것 이상의 우선순위와 욕구이며 그 소리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삶의 끝에 도달하면 통제받고 관리받는 환경에서 살아가게 되지만, 질병 그 자체는 통제도 관리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받고 싶지 않은 고통 속에서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을 겪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는 거죠. 우리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할 수 없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결정할 수 없어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결국 인간은 필멸자이니까요.
'정점과 종점 규칙'이 흥미로웠어요. 통증 외에도 제가 어떤 사건을 떠올릴 때 '정점'과 '종점'으로 기억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친구들이 연애썰을 풀 때도 항상 전 애인을 천하의 쓰레기처럼 표현한 걸 볼 때마다 속으로 '그렇게 좋아해놓고 그 기억들은 다 날려버린 건가. 좋았던 기억이 하나도 없는 듯이, 사기 당한 것처럼 갈갈이 날뛰면 그동안 해왔던 연애가 무슨 소용이지. 아깝지 않나...' 생각했는데요. 이게 사람이 정점과 종점으로 기억하고 해석하는 특성 때문이라서 그랬겠군 싶어요.
결국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존엄사(안락사)에 대해서 막연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는데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안락사에 의존하게 될까 봐 두렵다'는 이야기, 안락사 시스템이 정착된 네덜란드에서 완화치료 프로그램 계발이 뒤처져 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아요. '결국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가 '존엄한, 안락한 죽음'을 원하는 것은 사실은 고통스럽지 않게 살기를 원하는 것의 이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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