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D-29
우리가 병들고 약해져서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됐을 때도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12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몇 달이 흘렀다. 앨리스 할머니는 기다리고 견뎌 냈다. 그러던 4월 어느 날 밤, 할머니는 복부에 통증을 느꼈다. 그 사실을 간호사에게 잠깐 말하긴 했지만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얼마 후 할머니는 피를 토해 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호출 버튼을 누르지도 룸메이트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그냥 아무 말 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직원들이 할머니를 깨우러 갔을 때,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리커버) 중에서 교보eBook for SAMSUNG에서 자세히 보기 :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8960519091?appLink=KEFS&sAppYn=Y&sPreloadYn=N
실버스톤 박사의 표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러나 어느 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워졌는지를 깨닫게 해 준 사건을 겪었다. 벨라 여사가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귀에 물이 찼는데, 고막이 터지면서 청력을 완전히 잃은 것이다. 소리는 두 사람 사이를 이어 주던 유일한 끈이었다. 눈이 안 보이는 데다 기억력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청력까지 잃고 나니 두 사람은 어떤 종류의 의사소통도 할 수 없게 됐다. 손바닥에 글씨를 쓰는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벨라 여사는 그걸 인식하지 못했다. 심지어 극도로 단순한 문제들, 예를 들어 옷을 입히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악몽처럼 혼란스러운 일이 됐다. 감각이라는 닻을 잃게 되자 그녀는 시간 감각까지 잃었다. 점점 극심한 혼돈에 빠졌고, 때로는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 증세를 보였다. 더 이상 아내를 돌볼 수가 없었다. 그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지칠 대로 지쳐 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아내가 오른쪽 귀의 청력을 다시 잃거나 그와 비슷한 큰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내가 돌보지 못할 만큼 힘든 상황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겁나요." 그가 말했다. "너무 앞서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우울해지거든요. 그냥 다음 주 정도까지만 생각하죠." 사실 이는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택하는 길이고, 충분히 이해할 만한 태도다. 그러나 그런 태도의 문제는 나중에 더 큰 낭패를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데 있다. 결국 실버스톤 부부가 두려워하던 위기가 찾아오고야 말았다. 두 사람이 산책을 하던 중, 벨라 여사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롱우드 하우스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최신 시설인 데다 안전성과 간호에 있어서도 최고 등급을 받은 곳이었다. 앨리스 할머니의 주거 공간은 더 안전하고 관리하기 쉬운 환경에서 할머니가 살던 옛 집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는 자녀들과 친척들을 무척 안심시킬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정작 할머니에게는 맞지 않았다. 할머니는 끝까지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지 못했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도 않았다. 직원들이나 가족들이 무슨 짓을 해도 할머니는 점점 더 우울해졌다. 나는 할머니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할머니도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딱 집어내지는 못했다. 그저 이런 말을 자주 했을 뿐이다. "여긴 집이 아니야." 내가 만난 여러 요양원 주민들의 불평과 같은 것이었다. 앨리스 할머니에게 롱우드 하우스는 집을 흉내낸 곳에 불과했다. 진짜 집이라고 느껴지는 곳에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 무척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물고기에게 물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8-10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 중 절반은 대체로 1년 내지 그 이상의 시간을 요양원에서 보내게 될 텐데, 사실 이곳은 진정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1961년에 출간한 『정신병원』이라는 책에서 감옥과 요양원의 유사성에 주목했다. 그는 군대 훈련소, 고아원, 정신병원과 함께 감옥과 요양원이 사회 전반과 대체로 단절된 '전체적 기관'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개인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각기 다른 권력 당국 아래에서, 모든 걸 아우르는 합리적인 계획 없이 잠자고, 놀고,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현대 사회의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다." 반면 전체적 기관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을 나누는 장벽을 허물어 버리는데, 그는 그 방식을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첫째,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을 같은 장소, 같은 중앙 권력 아래에서 실시하도록 한다. 둘째, 구성원들이 각각의 일상적인 활동을 다수의 타인들이 바로 옆에 있는 상태에서 행하게끔 한다. 이들은 모두 같은 대우를 받고, 같은 일을 함께 하도록 요구받는다. 셋째, 일상 활동의 모든 단계는 엄격한 시간표에 따라 진행된다. 미리 정한 시간에 특정 활동을 하고, 예정된 계획에 따라 그다음 활동을 한다. 관리 조직이 공식 지침에 따라 일련의 활동들을 부과한다. 마지막으로, 강제 부과한 다양한 활동들은 기관의 공식 목적을 충족시키게끔 고안되었다고 알려진 단일한 계획 안으로 묶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2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제는 그녀가 원하는 삶이 단순히 안전하다는 것 이상이라는 데 있었다. "전과 같이 살 수 없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집이 아니라 병원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2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난 준비됐다.” 짐이 어머니를 바라봤고, 어머니도 아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짐은 이해했다. 어머니가 세상을 뜰 준비가 됐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머니.” 짐이 말했다. 짐은 너무나 슬펐고,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소생술 포기’ 의사를 밝히는 서류에 서명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우리 대부분은 삶의 상당 기간을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로 보내게 될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는 일단 육체적인 독립성을 잃으면 가치 있고 자유로운 삶은 불가능하다는 개념을 별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듯하다. 그러나 정작 노인들 자신은 그런 생각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며, 많은 경우 저항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191p,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 4장 도움; 치료만이 전부가 아니다 ■■■■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4장까지 읽으면 정확히 절반을 지나게 됩니다. 푸른 숲 속의 울창한 나무들과 더운 바람, 그리고 곤충들의 합창이 어우러지는 7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죽음을 주제로 한 책을 읽으니 조금은 낯설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순환이며,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무더위 조심하시고, 7월 2일까지 4장 함께 읽을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4-1. 여러분은 4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어시스티드 리빙 시설 또한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자녀들을 위한 선택이라는 사실이 조금 안타깝다. 노인이 되기 전에 미리 자신의 미래를 어느 정도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녀나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내 인생이 좌우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나의 노후의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들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묻지조차 않는 요양원에 비해 ‘어시스티드 리빙‘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에는 처음 만들 때의 의도가 죄 증발해버리고 형식화되어가는 과정이 안타까운 동시에,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설이 노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녀들을도 위해 만들어진다는 것, 부모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 중년에 이른 자녀들이 자기 부모를 위해 해주길 바라는 것에 초점이 가 있다는 게 문제라는 부분에서 뜨끔하기도 했구요.
직접 부모님을 모실 수 없는 상황에서 부모님의 안전을 위한 자녀의 바람, 하지만 부모님은 본인 자신으로서 유지하고 싶은 삶....정말 둘 다 틀리지 않은 이유라 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번엔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중년이 넘어 자신의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입장과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하는 입장이 되어가고 있어서요. 자꾸 글을 썼다 지우게 되네요. 더 읽어가면서 생각을 가다듬어 봐야겠어요. 만사 개인적인 일(책임)로 받아들이는 편인데, 이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로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1 죽음을 앞둔 노년의 시기는 치료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편한한 일상을 보낼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 도움을 과거 대가족의 형태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아니나 핵가족시대에서 한 두명의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 도움을 위한 시설이 어시스티드 리빙시설이라는데 그 시작의 취지가 시간이 지남으로 퇴색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소소한 목표를 이루며 주도적인 일상을 보내도록 곁에서 돕는 이와 시설이 많이 존재했으면 합니다.
이제 70을 훌쩍 넘기신 부모님도 생각나고 저의 노후도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챕터였습니아 어시스티드 리빙의 좋은 취지에도 공감하지만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의 한계도 분명히 있겠죠 경제적 능력은 말할 것도 없구요 어디선가 비슷한 얘기를 본적이 있죠 무언가를 스스로 결정하고 주도적인 삶을 사는 분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 심지어 옷을 갈아입는 사소한 행동까지도 말입니다 자식들의 걱정과 바램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저는 당사자의 생각이느 결정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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